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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김상태 박사 칼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는 무엇일까

by anarchopists 2019. 12. 29.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1/28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가끔은 우수개소리로 “사람 나이 60이 넘으면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이나 똑 같아 진다”고 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적 능력이 일정시간이 경과하면 그 효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삶의 모습은 그네가 가지고 있는 지적능력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에 더 좌우된다. 얼마나 어울려 살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이 때문에 심리학에서는 사람과의 관계는 논리가 아니라 감정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만큼의 나머지 시간을 심각하게 고민해 본다. 현대 사회는 평균수명이 100세가 되는 세상이라고 한다. 사회적 노동가치는 현재 60세를 전후해서 은퇴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에서 본다면, 40년 동안은 무엇을 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걱정이 된다.

지식인들의 병폐중의 하나가 생각만 너무 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자성을 해본다. 생각하는 백성이라 산다고 했는데, 이제는 우리에게 생각만이 아니라 실천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 사회는 노령화사회로 진입하였고, 출산율 저하로 절대노동력이 부족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자력갱생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고스란히 국가의 책임으로 넘겨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국가는 누구에 의해 유지되는가?

바로 자식들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닌가? 나 하나야 자력갱생하면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는 않지만 사회적 부담은 나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자식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지게 되는 부담은 경제적 부담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가가 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 한계 밖의 문제는 바로 우리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국가 복지정책이 강화되고 국민들이 일정부분 그 혜택을 보겠지만, 그 복지정책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믿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인간의 역사에서 그 어떤 시대에도 복지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준 경우가 없다. 생각만이 아니라 조그마한 실천이라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 우리는 자연보호라는 말을 잘 사용한다. 왜 인간은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가? 자연을 통해 인간이 삶을 영위하게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말도 바꾸어야 좀 더 실감이 나지 않을까? ‘자연보호’가 아니라 ‘인간보호’라고 말이다. 자연은 스스로 오랜 시간을 자신을 보호하며 지켜왔다. 그런데 인간은 그 자연의 파괴자가 되어 삶을 왜곡시켜 놓고 이제 와서 자연을 보호하여 좀 더 안락한 삶을 살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파괴자들의 손에서 인간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미로써 말이다.

지난 역사를 통해 완벽한 복지국가를 이루었던 지상낙원이 존재했던가? 언제나 지상낙원은 가난하고, 힘없는 대중의 것은 아니었다. 너와 내가 구별되면서부터 지상낙원은 가진 자의 것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위한 갖은 방법을 찾았지만 결국에는 제 수명도 다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았던가. 현대의학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수명은 점차 연장되고 있다. 소위 나노기술이 발달하면서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는 듯하다. 허나 이 불로장생도 유한한 인간의 생명을 무한대로 바꿀 수는 없다.

나노는 난쟁이를 뜻하는 나노스(nanos)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하였다. 나노기술은 1990년대부터 국가적 연구과제로 삼아 연구되고 있다. 나노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의 분야에 적용하거나 여러 가지 응용분야가 생기면서 인간의 삶의 모습을 구석구석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의학분야에도 이러한 나노기술이 활용됨으로서 난치병과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그러나 아직은 이러한 나노기술도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국민의료보험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민영의료보험과 같은 거액의 보험료를 지불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우주선을 타고 지구 밖으로 여행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이 또한 경제력이 따라주어야 한다. 결국 이 같은 혜택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과거의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차별은 현재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끝, 2011.1.27., 김상태)

김상태 선생님은
김상태 선생님은 인문학(역사: 한국근대사)을 전공하였다. 현재 사단법인 <인천사연구소> 소장 겸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외 기호일보 객원논설위원과 함석헌학회 학술위원을 겸하고 있다. 현재 인하대에 출강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경향신문(2011.1.7)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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