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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속 터지는 세상 오적론으로 풀어보자.

by anarchopists 2019. 11. 19.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4/16 07:28]에 발행한 글입니다.

오적론(五賊論)- 민중의 속병을 고친다.

요즈음, 잠시 김지하의 오적(五賊)담시(譚詩)를 읽는다.
오적담시는 1970년 5월 ‘사상계’에 발표되었다. 이로, 사상계는 폐간되고 김지하는 수난(국가보안법 위반죄)을 당한다. 이 나라 역사 속에서 오적이라는 말이 발생하는 것은 을사조약(1905.11.18.) 체결에 앞장섰던 대표적인 악질 매국노 친일파 5명(이완용, 박재순 등)이 발생하면서이다. 을사조약의 체결시 이들 오적은 나라를 일본에 넘기는데 찬성하였다. 이로, 대한제국은 외교주권을 상실하고 일본에 사실상 속국(통감정치)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일제의 한반도 강탈의 교두보 역할을 해준다. 한반도가 일제에 강탈된 이후 이들 을사오적은 일제의 귀족(작위를 받음, 후손에게 계승됨)이 되어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일제와 함께 제 백성들을 억압하고 탄압하며 일생을 보냈다.

이후 제 몸만 알았지 나라발전에 흠집을 내는 아주 못된 무리들에게 오적이라는 말을 붙이는 말이 유행하게 되었다. 곧 오적론이다. 오적론은 김지하의 오적담시에서 비롯되었다. 김지하는 박정희 독재 하에서 나라발전보다 제 자신만 호의호식하는 장차관(長次官)놈들, 나라사람들의 행복보다 자기이익에 충실한 친일재벌놈들, 나라이익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제몫만 챙기는 고위관료놈들, 반공이념을 국시로 나라분단의 반사이익으로 뒤짐 쥐고 쫄따구들 괴롭히는 군장성놈들, 박정희 독재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국회의원놈들과 사법부 판관놈들을 오적으로 보았다. 김지하는 이들에 개 ‘견’(犬)을 붙여 인간의 탈을 쓴 ‘개 같은 놈들’이라고 하였다. 당시 사상계를 읽는 모든 이들이 통쾌하고 통쾌하였다.

이 오적론은 인민들이 권력자들의 못된 짓거리에 분노하지만, 국가폭력을 당할까 두려워 말을 못하고 있을 때 민중들의 답답한 마음을 분노를 대변해 주는 말이다. 그리고 오적에 들어가는 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더러운 개 같은 금수라는 뜻이다. 김지하가 오적론을 시작한 이후 이 나라를 팔아먹는 금수 같은 자들이 나올 대마다 오적론은 다시 고개를 든다.

5.18광주시민혁명운동(1980) 때도 그랬다. 광주학살오적이다. 이들은 광주시민혁명운동을 무참히 짓밟고 광주를 피로 물들인 광주학살원흉들이다. 지금도 5적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지만 민심은 이심전심이다. ‘광주학살 5적’은 나중에 역사 속에서 진실로 밝혀지리라 본다. 광주학살 5적에는 전두환 보안사령관, 노태우 수경사령관, 정호용 특전사령관, 박준병 20사단장, 이희성 계엄사령관 등이 들어있다.

이명박 권력이 들어서면서는 축산관련 5적이 등장한다. 이명박 권력이 미국에 대한 자발적 노예국을 자처하며 저질은 첫 번째 매국적 행위가 있었다. 이른바 미국산 쇠고기수입 파동이다. 이때 나라사람들은 촛불집회로 맞섰다. 이때부터 ‘축산농민오적’이라는 말이 유행하였다. 곧  미국산쇠고기수입파동(2008)을 야기한 장본인 이명박, 축산농민의 도덕적 해이 운운하여 제 나라사람을 병신 취급한 당시 윤증현 기재부 장관, 축산분뇨를 하천오염으로 몬 파렴치한 이만의 환경부 장관, 구제역 침출수로 퇴비를 만들자고 떠들어대던 모상식한 정운찬 한나라당 최고의원, 한국축산업은 죽었다. 외국산소고기도 맛있다고 매국적 발언을 한 김무성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이다.(민주당 대변인이 발표한 글, 2010.2.22.)

2011년에는 이 나라가 경술국치보다 더 하다는 한민족 국치를 당한 해이다. 이 나라 모든 산업 부문과 문화가 작살을 당했기 때문이다. 한미FTA 비준과 발효다. 한미FTA는 영토만 빼놓고 나라의 모든 주권을 사실상 미국에 내주는 불평등조약이었다. 을사조약과 같은 위력을 담고 있다. 한미FTA협정 체결에 앞장을 서거나 이를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모인 사람들에게 나라사람들은 신묘오적(辛卯五賊)이라는 말을 붙였다. 당시 김현종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김현종 대신에 박근혜를 넣는 사람도 있다) ,김종훈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남경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위원장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등이다.(출처: 아이엠 피터)

그리고 언론권력에게 시민의 알권리를 팔아먹는 종합편성채널 출범과 관련된 ‘종편오적’도 등장했다. 종편오적은 누구인가. 고흥길, 정병국, 나경원, 이윤성, 최시중 등이다.

오적론은 이제 이 나라사람들의 울분을 대변해 주는 청량제로 등장하였다. 이들 가이만도 못한 오적들에 실컨 욕을 해줘야 민중들이 속이 풀린다. 속앓이를 하지 않는다. 그래야 이 나라사람들의 정신건강에 좋다. 오적들을 실컨 욕해보자. 그래야 속 터지는 한 세상을 속병 없이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4.11총선에서 오적들을 국회의원으로 뽑았다면 이들을 뽑은 유권자는 오적보다 더 나쁜지 않은가. 여기서 다시 '4.11총선오적'이 나올 법하다. 그 오적은 누구일까.

김지하의 말로 마무리를 대신한다.

여러 도독님들께옵선 도둑이 아니라, 이 사회의 충실한 일꾼이니
부디 소신(所信)껏 그 길에 매진, 용진, 전진, 약진하시길 간절히 간절히 바라옵고 또 바라옵나이다. (김지하, 《五賊》, 솔, 1993)(2012.4.16.,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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