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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어록 365일

상대가 아닌 절대를 붙잡으십시오!

by anarchopists 2019. 11. 1.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2/20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함석헌 365일


상대가 아닌 절대를 붙잡으십시오!




“하나님이 절대기 때문에 인생의 길은 필연이다. 알거나 모르거나, 원하거나, 피하거나, 인생은 하나님께로 가는 존재이다... 신앙이란 곧 ‘일이관지’(一以貫之)다. 놓지 않음이다. 심중에 하나님을 놓지 않음이다. 심중에 하나님을 놓지 못하기 때문에 인생이 싸움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놓치지 못하는 하나님이 인생을 이김이 되게 한다. 어쨌거나 하나님과 인생은 뗄 수 없는 것이요, 인생과 환난도 뗄 수 없는 것이다.”(함석헌, 함석헌전집, 영원의 뱃길, 한길사, 63쪽)


[생각하며 生覺하기]


초월자는 인간에 대하여 절대(絶對)적인 존재입니다. 그와 견줄 상대가 없으며 그를 구속시킬 어떠한 존재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절대(絶大)입니다. 결국 모든 존재는 그에게로 환원되고 소급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생명은 그에게 와서 그에게로 갑니다. 부인할 수 없는 인생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하나인 존재에게서 왔으니 다시 하나인 존재에게로 가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우주적 존재는 모두 하나에서 왔습니다. 그 하나가 특정한 종교에서 말하는 특정 개념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름을 붙이기 나름입니다.

사람들은 그러한 고백을 신앙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말합니다. 신앙, 그러니까 하나이신 그 님을 놓지 않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제 아무리 똑똑하고 잘 난 인간이라도 어떻게 하나이신 그 님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어쩌면 그 님이 우리 자신과 인생을 놓지 않(도록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그 임을 붙잡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는 그럴 능력이나 자질이 되지를 않습니다. 하나이신 그 님을 어찌 알 수 있다고 감히 붙잡고 놓고 할 수 있을까요? 하나이신 그 님이 인간을 놓지 않고 붙잡고 있을 때 인생이 버틸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함석헌의 말대로 인간이 하나이신 그 님을 놓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가변적인 어떤 세계와 한바탕을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상대인데, 그 상대가 절대가 되려는 세계는 받아들일 수도, 생겨나서도 안 되는 것이지요. 요즈음 세계가 그렇습니다. 자꾸 상대가 절대가 되려고 합니다. 하물며 인간도 절대가 되겠다고 용을 쓰고 있지요. 앞으로 큰 싸움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 세계는 절대와 상대가 각축장이 되고, 인간은 혼란과 혼돈의 틈바구니에서 갈팡질팡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명심하십시오! 절대자이시고 하나이신 그 님을 붙잡는 사람은 좌절하거나 패배하지 않습니다. 설령 잠깐의 실패나 쓰디쓴 고배를 마실 수는 있으나 영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음과 삶에서 늘 하나이신 님을 생각하며 그 절대의 길로 가고자 노력한다면 곧 새로운 생명과 삶이 열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쉬운 상대의 길로 가려고 하지요. 그 상대가 일시적인 행복과 안정을 가져다 줄 수는 있을지 모르나 한 번 상대의 맛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가 없는 법입니다. 지금 여기저기서 벌써부터 야단법석입니다. 절대의 길을 벗어나서 상대의 길로 접어들어 그 맛에 취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성과 마음을 가누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상대의 세계에 현혹되지 말고 그 힘에 좌지우지되지도 마십시오! 하나이신 님, 그 절대의 마음을 꿰뚫어보려고 하십시오! 하나이신 님을 놓지 말고 꼭 붙들고 가십시오! 그러면 언젠가 상대의 세계를 이기고 절대의 세계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게 참 인생이니까요.


*위 이미지는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김대식 선생님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B.A.)와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M.A.)한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강사로 있으면서, 대구가톨릭대학교 인간과 영성연구소 연구원,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학문적인 관심사는 '환경과 영성', '철학적 인간학과 종교', 그리고 '종교간 대화'로서 이를 풀어가기 위해 종교학을 비롯하여 철학, 신학, 정신분석학 등의 학제간 연구를 통한 비판적 사유와 실천을 펼치려고 노력한다.

■저서로는 《생태영성의 이해》, 《중생: 생명의 빛으로 나아가라》,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까: 영성과 신학적 미학》,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길을 묻다, 간디와 함석헌》(공저), 《지중해학성서해석방법이란 무엇인가》(공저), 《종교근본주의: 비판과 대안》(공저), 《생각과 실천》(공저),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세계》, 《함석헌과 종교문화》, 《식탁의 영성》(공저), 《영성가와 함께 느리게 살기》, 《함석헌의 생철학적 징후들》 등이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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