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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범민주평화민중이 결집할 때가 아니련가 10

by anarchopists 2021. 7. 13.

함석헌이 이런 말을 했다.

평화주의를 우습게 여겨서 그렇지, 사실은 힘 중에 이런 힘보다 더 큰 힘이 어디 있는가. 그것은 칼 하나 안 쓰고 그렇게 되는데. 이런 무서운 정신력을 가지는 민인/씨알은 불멸체라 그 말이오 불로 태울 수도, 물에 빠뜨릴 수도 칼로 찍을 수도 없는 것이 민인/씨알이라 그 말이오. 우리 민족의 제일 과제인 남북통일도 그 외에 길이 없다고 나는 그래요. 그게 무슨 소린고 하니 민족의 정도가 낫다 그 말이야 남북문제도 그렇고 세계문제도 그렇고 전체 민인/씨알이 동원되는 것 이외는 길이 없을거요(1976, 함석헌저작집 25-367, 한길사, 1988)

왕조시대도 그랬다. 나라사람/백성이 없으면 통치계급도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민유방본民惟邦本이라고 했다. 곧 민본民本이다. 함석헌식으로 말하면, 씨알이 근본이다. 에 대한 자원풀이를 보면, 함석헌이 말하는 씨알의 뜻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의 글자가 갑골문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설이 일반적이나 중국 나라 시대 나온 주문(籀文)에서 보이는 글자가 갑골문과 같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일단 주문을 보면,

와 같이 위는 나무 목()이 그려 있고, 밑에는 땅 밑의 뿌리를 뜻하는 것으로, 여기에

와 같이 뿌리혹박테리아를 연상케 하는 작은 동그라미 세 개가 그려 있다. 이 이 작은 동그라미 세 개는 뿌리를 나타내는 부호로 보인다. 이렇게 생긴 글자가 금문金文

, 세 개의 뿌리혹박테리아가 뿌리 중간에 붙은 점 세 개로 모양이 바뀐다. 뜻을 풀이해 보면, 땅밑은 뿌리요. 땅위는 나무 줄기와 가지라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이 글자가 소전체小篆体로 오면,

와 같이 밑의 세 개의 작은 검은 점이 하나의 가로 선으로 바뀐다. 역시 상징부호로 생각된다. 그러다가 해서체로 오면, 오늘날의 본자가 정형화된다. 그래서 본자는 본래 뿌리를 뜻한다. 여기서 다시 바탕, 근본, 본디라는 뜻이 발전되어 나온다. 곧 땅위의 나무()와 땅밑의 뿌리()가 하나를 이루는 글자가 본()이다. 여기서 비유하건데, 땅 위에 존재하는 현상인 나무는 나라, 또는 국가를 의미한다. 그리고 땅 밑의 뿌리는 나라사람(고대는 백성, 현대는 민인)을 뜻한다. 현상으로 보이는 나무는 상황에 따라 죽을 수 있다. 그러나 뿌리가 죽지 않는다면, 반드시 새로운 나무를 싹 틔운다, 곧 새로운 나라/국가다. 그렇지만 뿌리가 죽으면, 절대로 새로운 나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국가/나라공동체에서 뿌리를 이루는 백성/민인이 근본이라는 뜻이 본()자가 갖는 의미다. 전근대/왕조시대는 뿌리보다 나무가 우선(지배계급>피통치계급)이었지만 현대는 뿌리가 우선(민인계급/씨알)인 시대로 진화해 왔다. 그래서 민본(民本)이라는 뜻은 뿌리를 이루는 민인()이 근본/바탕()이라는 뜻이다. 함석헌이 말하는 남북통일, 평화민주, 세계평화는 모두 민주평화를 사랑하는우리 씨알/민인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강남식 사고를 지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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