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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일요 시론, 시평

[박상문의] 재벌이 흑자를 낼수록 서민은 굶는다.

by anarchopists 2019. 12. 2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5/22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재벌공화국은 망조로 가는 길,
중소기업 회생에 힘써야 한다.

필자는 인천지역에서 중소악기업체와 부평공단, 남동공단의 제조업체를 주거래처로 20여 년간 인쇄물을 납품하고 있는 아주 작은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경영자들과는 다르게 지역사회 활동을 꾸준히 해오곤 했지만 한 번도 한눈팔지 않고 성실하게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고 자부 한다. 그래서인지 지난 20년간 큰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한 번도 직원들의 월급을 밀려 본적이 없으며, 착실한 가장으로서 면모도 세울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 회사와 가정이 안정적 일 수 있었던 것은 주거래처인 중소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거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우리 회사의 일거리가 줄기 시작하였다. CEO로서 자질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라며 다각적으로 수주확보를 위한 경영적 조치를 취해보기도 했지만 충분한 일거리를 수주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국내 굴지의 악기회사들은 생산공장을 국외로 이전하거나(지금은 이들 회사들도 중국 등 동남아 국가로 공장을 이전함으로 인해 발생한 이익을 많이 얻지 못하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와 이명박 정부가 들어와서 문을 닫는 회사들이 속출하였다. 또한 부평공단과 남동공단 등에서 사업을 하는 공장들도 일거리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음으로 인해 그 여파가 우리 회사로 파급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한 때 국내 믹서기 시장을 선점 했던 한 회사는 국내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 L사에게 경쟁력을 빼앗겨 문을 닫았다. S대기업에 물품을 직접 납품하던 한 회사는 대기업이 직접 경영하는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기업소모성자재)회사에 납품을 하게 되면서 기존에 얻었던 이익이 감소하여 계속 납품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으며, 어떤 회사는 MRO회사가 납품하던 물건을 직접 생산함으로 인해 10여 년을 거래해 왔던 거래처를 잃게 되어 문을 닫았다. 이렇게 우리 회사의 거래처들이 하나 둘 문을 닫거나, 경영상태가 부실해지자 이에 대한 도미도현상이 우리 회사에도 미치게 되어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중소기업의 상황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는 소식은 끊임없이 들린다. 게다가 대기업 3세에 이어 4세들까지 영세 개인기업 영역인 식음료, 커피시장에 뛰어들어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든든한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후광으로 계열사 백화점과 대형마트 내 커피매장을 장악하고, 그룹사 병원의 지하매점도 대기업 후세들이 직접 경영을 하여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는 재벌공화국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중소기업의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서민의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수출을 주도하는 국내 대기업들은 지난해 직원 1인당 당기순이익이 1억 원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대기업이 수출하는데 기반이 되고 있는 협력업체와 중소기업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것이 지금의 산업현장이다.

늦었지만 최근 대통령이 나서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대기업의 총수들에게 촉구하고 있으나 어느 대기업 총수는 대통령의 경제능력이 낙제점을 면했다며 응수하고 나서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대로 산업현장을 놔두게 될 경우 우리사회는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현상이 가속화되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지금 상당히 많이 진행되었다)

재벌공화국은 망조로 가는 길이다
. 이를 극복하려면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경영문화를 확산해야 한다. 오늘날 대기업이 성장한 배경 뒤에는 중소기업으로부터 쥐어 짠 불합리한 납품가격이 있었고, 중소기업에서 발명한 기술을 도용한 기술탈취가 있었고, 인재를 빼앗아가고, 납품대금을 수개월씩 밀려놓고 이자를 늘린 파렴치한 행위가 있었음을 뉘우치고 중소기업들에게 그 노고의 대가를 돌려줘야 한다.

지금 중소기업들이 무너지면 그 도미노현상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 현상이 코앞에 있음을 감지하고 정부와 대기업은 하루라도 빨리 중소기업 회생방안에 머리를 맞대고 경제회생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 ‘좋은 나라’란 힘 있는 자들이 그들의 힘으로 약자를 더욱 괴롭힐 때 약자들 사이에서 희구되는 말이라는 역사적 가르침을 잊지 말아야한다.(2011.5.22., 박상문)

박상문 선생님은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였다(석사) 현재 명문미디어아트․팩(출판사) 대표이면서 지역사회운동으로
지역문화네트워크공동대표와 인천민주통합시민행동 상임운영위원장 (2011.3~ ) 을 맡고 있다.

이전에는 인천 학교도서관살리기 시민모임 공동대표, 사단법인 해반문화사랑회 이사장(2대)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운영위원, 인천광역시 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를 지낸 바 있다.

그리고 지금은 지역의 각 언론매체(인천일보 글로벌-i, 인터넷신문 인천인, 리뷰 인천 등)의 고정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박상문 선생님은 인천지역의 지역문화을 주도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노컷뉴스(2010.8 4일자)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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