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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종강 변호사 칼럼

물질 만능과 자살, 그리고 인문교육 부재

by anarchopists 2019. 12. 2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4/06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물질만능과 범죄, 그리고 인문교육 부재

[함석헌의 이상]
아무튼 오늘날 사람은 생활걱정을 아니할 수 없이 되었습니다.
첫째, 노임의 문제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나 이 노동과 자본의 대립 아니 된 나라 없고, 그 해결을 지은 나라도 없습니다. 그 다음 거기 관련된 문제지만 실업문제, 간 곳마다 곳곳마다 일터를 잡지 못해 헤매는 무리입니다. 땅이 그래도 있고, 바다가 그대로 있고, 공장이 놀고, 광산이 쉬고 있건만 일은 못하는 것입니다
.(《함석헌저작집》2권(인간혁명), 한길사, 2009, 228쪽 하단)

오직 사람만이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는 이 인간만이 제가 낳은 제 자식 때문에 살 수가 없다는 것은 놀랄 일입니다. 이것은 그들이 스스로 의식적으로 노력하여 발달시켰노라는 문명이란 그 자체에 잘못이 있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세계가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취해온 방법은 무어냐 하면 물자의 획득이라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경제에 대한 해결이 다르다 하여도 물건에 본위를 두는 이 점에서는 다른 것이 없습니다. 오늘날 경제란 자유거나 통제거나 기술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무슨 근본적인 개조가 아니고는 인류의 장래는 암담하다는 것이 모든 사람의 말입니다(앞의 책, 229쪽 하단)

[오늘의 현실과 대안]
자살률 세계1위가 이 나라란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렇게 살인적으로 공부하여 대학가고서 취업이 안 되자 그냥 자살한 학생들이 늘어난다. 취업하더라도 거의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하려고 대학 가려면 차라리 중학교 때부터 도제식교육을 받아서 세상에 나온 것이 백번 나을 것이다. 사람은 일을 하여야 한다. 일을 통해서 경제적 살림을 해결하는 것도 있지만 일을 통해서 사람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는 일자리를 마련하여야 한다. 계속되는 자본과 노동의 대립은 결국 한 차원 높은 상호부조적인 차원에서 해결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최근의 일본대지진과 방사능유출에 사람들은 이젠 정말 한나라의 문제가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방사능 같은 부분은 이젠 자본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이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에게도 유출된 방사능은 차등이 없다. 공기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것을 이젠 알았다. 따라서 사람이 도대체 이 땅에 태어난 연유가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것을 알면 사람으로 갈 길이 정해진다.

간디는 그 길을 참(사트야)의 파지(욺켜쥠)라고 한다
. 요즘 참이라는 말을 젊은이들이 안 쓴다. 나이든 사람들도 참을 낯간지러워 쓰지 못한다. 왜 그럴까? 자신이 진실하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날마다 자신을 보고 진실한가? 하고 물어야 한다.

요즘, 자식이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죽이는 것이 연일 뉴스로 올라온다. 보험금을 위하여 남편을 죽이고 아내를 죽인다. 다들 돈 문제다. 물자의 풍부한 획득을 위하여 그렇게 발버둥 친다. 이젠 사람사이의 최소한의 마지노선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정치가 경제가 사회단체가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이것은 사람 사는 세상이 정말 아니다. 사회가 속도경쟁을 하다 보니 다들 스트레스에 몸이 힘들어 휘청휘청한다. 다들 정신병환자가 되어간다. 그런데, 이병은 신경정신과에 가보았자 해결이 안 된다. 구조적으로 사회가 정리되지 않으면 안 되는 실정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도덕이란 무엇인가? 아무리 입으로 외쳐보아도 행동하지 않은 것은 의미 없는 것처럼 함석헌이 말하는 근본적인 개조가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개조가 될까? 사람의 마음이 정화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이념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나 공산주의가 아닌 사람주의여야 그나마 되지 않을까?

결국 자신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상대방도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뿌리를 알면 그나마 세상은 사람이 살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뿌리를 인식하고 살아가는 사람치고 사람구실 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래서 지금 다시 인문교육이나 역사교육이 다시 필요한 것이다.(2011. 4.5, 박종강)

박종강 변호사님은
사법고시 33회 출신이다. 법률사무소 “민중”에 소속되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론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한세병인권변호단,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기자, 한국소비자보호원 소송지원단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제도권의 로스쿨에 반대하여 빙송통신 로스쿨(민중로스쿨)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 함석헌학회 감사직을 맡고 있으며 새물결포럼, 함석헌평화포럼에도 관여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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