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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종강 변호사 칼럼

"물 좀 주소"- 같이 먹고 삽시다

by anarchopists 2019. 12. 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0/18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물 좀 주소 !

물 좀 주소. 물 좀 주소.
목 마르요 물 좀 주소
물은 사랑이요 나의 목을 간질며,
놀리면서 밖에 보내네.

아, 가겠소 난 가겠소
저 언덕 위로 넘어 가겠소
여행 도중에 처녀 만나 본다면
난 살겠소. 같이 살겠소.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물 좀 주소 물 좀 주소
목 마르요 물 좀 주소
그 비만 온다면 나는 다시 일어나리
아, 그러나 비는 안 오네
.

이것은 박정희정권 때 자유를 노래했던 한대수의 물 좀 주소라는 노랫말이다.

이 가을에 다시 떠오르는 노래다. 왜 일까? 세상살이가 “물 좀 주소”라는 환경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물은 자유이자 생명이요 돈이요, 밥이다. 사람은 밥을 물을 마시지 못하면 죽는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요즘 대학교졸업자들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중년의 도시인들의 일자리가 문제다. 즉, 세상 사람들의 밥이 나오는 자리, 일자리가 문제다. 더구나 뛰는 물가, 올라가는 부동산 전세금문제, 엄청난 사교육비 사람들의 삶은 목마른지 오래다. 중요한 것은 이게 상당히 구조적이라는 것에 있다. 일순간에 소나기로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적어도 태풍 같은 바람에 같이 오는 집중호우가 와야 해결될 성질의 갈증이다.

한편,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계속되고 동조되는 시위가 전 세계에서 일어난다. 탐욕적인 자본주의의 문제는 이젠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무엇을 보여주는 것인가? 세상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꿈틀거림이다. 예전의 독재적인 정부에 저항하는 자유를 달라는 “물 좀 주소”가 아니라 경제적 독재에 저항하는 밥을 달라는 “물 좀 주소”다. 그래서 거리에 사람들이 나오고 광장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모두가 다 “물 좀 주소”와 “밥 좀 주소”라는 부르짖음이다.

지구라는 공동체에서 사람들끼리 적어도 경제적 과실이 비교적 공평하여야 한다. 이젠 무슨 독재권력이나 감언이설로 종교로 사람을 마취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사람들의 의식이 다들 터져간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권력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습게 본다. 이러는데, 현재의 경제시장질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인 양 태연하다. 과연 그럴까?

론스타(미국 댈러스의 부동산투자 전문 헤지펀드)라는 경제집단이 외환카드 주가조작사건을 통해 한국에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거두고 철수를 하는데 이 나라에 누구하나 책임질 사람이 없다.
수조원에 이르는 그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가지고 돈 잔치준비중인데 금융당국은 이젠 뒷북이나 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세상에 가장 문제는 돈놀이다. 그 돈놀이의 수준이 빠르게 진화한 것이 선물(先物; Futures contract)이니 파생상품((派生商品; derivative, derivative securities: 원자재/금융상품 거래) 등의 거래이다. 사람들이 이젠 누구의 선동에 의하여 움직이고 그런 수준이 아니다. 경제의 실상을 알면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주식이나 생명보험이나 신용카드 등이 무슨 경제활동에 필요한가? 이런 것 없어도 사람들이 경제생활 하는데 아무런 문제없다. 결국 다 남 일하게 하고 그 뒤에서 그 과실을 즐기는 형태가 주식이니, 생명보험이니 신용카드라는 매개체를 사용하는 업자들이다.

“물 좀 주소”가 다시 부각되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이젠 서로 서로 간에 밥을 주어야 한다. 자기 밥은 자기가 지어야 하는 원칙과 사람사이에 같이 밥을 먹어야 한다는 원칙은 공존할 수 있다. 이젠 이러한 역사적 흐름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본다. 나그네가 밥 한술 얻어먹고 먼 길을 갈 수 있었던 시대. 이 나라사람들이 그러한 세상을 위하여 다 같이 이젠 “물 좀 주소”라고 외쳐야 한다. (2011. 10.17, 박종강)

박종강 변호사님은
사법고시 33회 출신이다. 법률사무소 “민중”에 소속되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론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한세병인권변호단,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기자, 한국소비자보호원 소송지원단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제도권의 로스쿨에 반대하여 빙송통신 로스쿨(민중로스쿨)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 함석헌학회 감사직을 맡고 있으며 새물결포럼, 함석헌평화포럼에도 관여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헤럴드 경제(아래)와 인터넷 네이버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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