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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말씀

[말씀과 명상] 4대강 개발, 이제 그만 그침이 어떨지

by anarchopists 2020. 1. 1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6/14 06:16]에 발행한 글입니다.

[말씀과 명상]


4대강 개발, 이제 그만 그침이 어떨지

[함석헌의 말씀]
얼핏 보기에 그(을지문덕)가 아주 능란한 군략가(군사전략가) 같고, 나도 어려서 역사를 배울 때 선생님이 그것은(을지문덕이 우문술에게 시를 보낸 일) 거짓을 패해서 적군을 유인한 거라고 칭찬하는 설명을 해주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생각하면 아니 그렇다. 을지문덕이 반격하려 할 때에 작장에게 보낸 시가 그것을 증명한다. (을지문덕이) 교묘하게 적군을 유인하는 전략을 쓴 게 아니라 그가 평화주의자였기 때문에 될수록 살상을 피해서 한 것이다. (시를 소개함)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戰勝功槪高/ 知足願云止 (신기한 계책, 천문을 다하고/ 묘한 산놓음 지리를 다 구했구려/ 싸움 이겨 공 이미 놓았으니/ 족한 줄 알아 그침이 어떠할까) 지족은 도교의 중요한 가르침이다. 풍자로 평화주의를 가르친 것이다.

[오늘의 명상]
위 글은 동아시아의 고대 한국의 고구려와 중국의 수(隋)가 전쟁을 하였을 때 이야기다.(612) 적장 수의 우문술(宇文述)이 청천강을 건너 고구려의 수도 평양성을 공격하려했을 때 을지문덕(乙支文德)이 적정 우문술에게 보낸 시 한 수를 가지고 분석한 글이다. 함석헌은 고구려의 을지문덕을 평화주의자로 보았다. 그리고 우리 민족이 원래 평화주의자임을 강조하였다.

지금 지구는 인간의 새로운 삶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전쟁에서 평화로, 권력에서 평등으로, 통치에서 무치(無治)로 가고 있다. 그래서 국가주의를 극복하려 한다. 중앙통제에서 점차 지역관리로, 지역관리에서 다시 공동체(나라)로 나아가려 한다. 말을 바꾸어 말하면, 고대로부터 인간이 인간 위에 군림하고 지배하는 개념인 정치꾼 중심의 국가주의(통치구조를 갖는)가 이제는 그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는 말이다. 인간은 누가, 누구를 지배하고 또 어느 누구도 인간 위에 군림 할 수 없다. 인간이 인간위에 군림하고 지배한다는 개념은 이제 옛말이다. 낡은 사고다.

그럼에도 사회발전과 역사발전이 늦은 단계에 놓여 있는 나라에서는 아직도 인간 위에 군림하려는 정치꾼들이 많다. 이들은 경제발전이 최고인줄 알고 경제성장에만 몰두한다. 미련한 자들의 어리석은 짓거리다. 이들은 인간의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인문교양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런 나라들이 아직도 많다. 대한민국도 이에서 결코 빠져나가지 못한다. 역사는 정의의 시대로 향해 가는 법칙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의의 시간이 짧은 국가도 있고, 정의의 시간이 긴 나라도 있다. 한때 우리나라는 잠시 역사의 정의시대가 오는가 싶었는데 지금 정권이 들어와서는 다시 역사가 거꾸로 가는 기분이다. 정의의 시간이 매우 짧았다.

지금의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것을 마치 옛 군왕이 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래서 사람 위에 군림하면서 권력을 전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유럽중세의 마키아벨리식 정치를 하려고 드는 것 같다. 4대강으로 나라사람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교활한 통치술 말이다. 시대가 벌써 21세기요, 인간을 통치한다는 정치개념이 퇴색해 가는 시대임에도 말이다.

인문교양에서 가르치는 게 있다. 살 권리, 건강할 권리, 재산을 취할 권리, 저항(자유)할 권리가 인간의 기본권이라는 게 그것이다. 오늘날은 다른 권리에 앞서 ‘건강할 권리’는 가장 중요한 권리가 되고 있다. 경제성장을 최고 가치로 알고 있는 자본주의 정치꾼과 자본가계급들에 의하여 지구의 자연환경이 파괴되어 우리의 삶이 인위적 위협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자연환경의 보전은 우리 사람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가장 큰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도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정치꾼이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말할 것도 없이 여기에 저항해야 한다. 이것이 인간의 기본권이다. 저항의 방법으로는 을지문덕의 평화주의적 방식이 참으로 좋은 것 같다. 일단 경고의 시를 보내는 일이다. 독재적 권력을 휘두르며 조국산하를 마구 파괴하는 4대강 개발은 여기서 중단하는 게 어떨지. 이명박 대통령에게 을지문덕의 한시를 빌어 옛말로 5언시를 보내본다. 金權都到天/ 土木毁山河/ 統權弄人民/ 知足願云止.(2010. 6.7, 취래원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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