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어록 365일

때가 오고 있다. 나라를 더 이상 빼앗기지 말자.

by anarchopists 2019. 11. 21.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3/23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때가 오고 있다.
나라를 더 이상 빼앗기지 말자.

[함석헌의 말씀]
선거란 곧 하늘말씀에 대한 민중의 대답이다....선거는 이 민중이 능히 그것을 알아맞히나 못 맞히나 보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선거자의 마음은 하늘 뜻에 맞는 이. 즉 공정한 정성의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데 집중되어야 한다. 그래서 과연 하늘의 뜻에 맞게(도리에서 볼 때 옳게) 뽑으면 우리나라에는 복이 있을 것이다. 허나 만일 민중의 맘이 밝지 못해 유혹이나 위협에 넘어가서 옳지 못하게 뽑으면 그때는 하늘의 무서운 질문을 받을 것이다
(1959년 10월 글, 《함석헌저작집》 1, 2009, 한길사, 225쪽)


[오늘의 실천]

역사가들이 공통되게 말하듯이, 세상사는 말이 이끄는 수레바퀴인지도 모른다. 수레바퀴는 돌면서 늘 제 자리를 찾는다. 그래서 수레바퀴는 역사 그 자체다. 수레바퀴는 길을 잘 아는 마부(馬夫)를 만나야 편안히 돌 수 있다. 마부는 수레 안에 탄 주인을 위해, 수레바퀴가 좋은 길을 갈 수 있도록 말을 잘 모는 종복(從僕)이다. 수레 안에 탄 주인이 바로 역사의 주인공이다. 수레바퀴가 가는 길은 험난한 길도 있지만 가다보면 평탄한 길도 있다. 그와 같이 인간의 역사는 수레바퀴가 어느 길을 가느냐에 따라 역사의 경험이 달라진다.

우리나라 오늘의 수레바퀴는 일제라는 험난한 길에서 벗어나면서 평탄한 길로 새 출발을 하게 된다. 그러나 출발 때부터 나쁜 마부를 만났다. 마부 경험이 없는 그는 잘난 채 하면서 수레를 엉망으로 몰았다. 수레가 자칫 잘못하다가는 수렁에 빠지게 생겼다. 수레 안 사람들은 분노하였다. 마부를 쫒아냈다.(1960, 역사에서 이를 4.19혁명으로 부른다.) 새 마부를 골랐다. 잠시 평탄한 길이 나왔다. 수레바퀴가 부드럽게 돈다. 수레 안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평탄한 길은 잠시 뿐이다. 벌건 대낮에 검은 안경을 쓴 강도가 나타났다. 그리고 마부를 몰아내고, 수레 안 사람들의 허락도 없이 지 스스로 새 마부가 되었다.(1961, 역사에서는 이를 5.16군사쿠데타라 부른다) 새 마부는 제멋대로 수레를 끌고 간다. 수레 안 사람들이 소근 댄다. “그의 전력이 일본 제국군대의 장교였대” 일본천황에게 충성맹세한 친일파래.” “야망을 가진 기회주의자래.” “그의 뒤에는 엄청난 제 주인을 때려 엎는 군대가 있대.”

수레 안 사람들은 서로 수근 댈 뿐 새 마부가 가는대로 어쩔 수 없이 끌려갔다. 그는 깡패였기 때문이다. 수레바퀴는 험난한 길을 가야했다. 수레 안 사람들이 잠시 쉬자고 해도 마부는 지 멋대로 끈다. 그리고 지 마음에 안 들면 채칙으로 수레 안 사람들을 갈겼다. 수레 안 사람들은 슬프고 고달펐다. 수레가 몹시 흔들린다. 수레 안 사람들은 자빠지고 고통이 그야말로 말이 아니었다.

너무 오랜 시간 거친 길을 가다보니 수레 안 사람들도 지쳤다. 더 이상 수레바퀴가 험난한 길을 가게 할 수는 없었다. 자칫하다가는 바퀴가 빠질 판이다. 수레바퀴가 빠지면 오도 가도 못한다. 전체가 망하고 죽는다. 하여 수레 안 사람들은 마부를 교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앞에 나서지는 못했다. 이에 마부 옆의 시중마부가 수레 안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기회를 엿보았다. 마침 마차가 쉬는 동안, 계집을 껴안고 놀던 방탕한 마부를 일격에 죽여 버렸다. 그제야 수레 안 사람들은 다시 새 마부를 찾아 평탄한 길을 찾아 편하게 길을 가고 싶었다.

그런데 새 마부를 찾기도 전에 수레는 다시 또 다른 강도를 만났다. 그는 대머리였다. 대머리 강도는 수레에 탄 사람들을 협박하면서 제 멋대로 수레를 몰았다. 수레에 탄 사람들은 멀미가 나 토해 내고 죽을 지경이 되었다. 수레 안 사람들은 다시 강도마부를 몰아내고자 시도를 했다. 두 차례 시도를 해보았다 (1980, 1987, 역사에서는 이것을 5.18광주시민의거, 610항쟁이라 한다). 그러자 새 마부는 교활했다. 칼의 힘을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수레 안의 사람들을 위협했다.

수래 안 사람들은 강도마부들에게 더 이상 속을 수 없었다. 빨리 평탄한 갈로 나가서 지금의 고통을 마감해야 했다. 새 마부를 찾았다. 용기를 내었다.(이것을 우리는 선거혁명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제대로 찾았다. 새 마부는 정말 수레를 평판한 길만 찾아 수레를 몰았다. 수레바퀴가 부드럽게 돌아갔다. 수레 안 사람들이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행복했다. 편안하게 살다보니 수레 안 사람들에게 욕심이 생겼다. 더 잘 먹고, 잘 놀고 싶었다. 이때, 마침 사기꾼 상인이 수레 곁으로 다가왔다.

눈치가 백단인 사기꾼 상인은 수레 안 사람들의 “잘 먹고 놀고 싶다”는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였다. 수레 안 사람들에게 “잘 먹고 잘 놀게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새 마부를 자청했다. 수레 안 사람들은 “맘이 밝지 못해 사기유혹”에 넘어갔다. 사기꾼 장사꾼이 새 마부가 되었다. 이 장사꾼 마부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먼저 안 것은 앞의 착한 마부였다. 수레에 탄 사람들이 머지않아 곤경에 빠지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자책감을 느꼈다. 이 착한 마부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다가 부엉바위에서 몸을 던져 자결하고 말았다. 수레 안 사람들은 새 마부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모든 게 환상이었다. 새 마부는 정말 사기꾼이었다.
마차가 잠깐 쉴 때면 지 혼자 먹을 것을 독식한다. 마차 안의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를 않는다. 옛 강도마부와도 달랐다. 아주 교활한 마부였다. 수레 안 사람들의 말을 듣지도 않고 제멋대로 수레를 몬다. 수레 안 사람들은 이 마차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다. 마부 지 혼자만 안다. 길을 가다가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수래 안의 가난한 사람들을 팔아넘기고 부자들만 수레에 태웠다. 수레 안 사람들의 미래의 땅도 허락 없이 남에게 넘겨준다. 모든 게 제멋대로다. 수레바퀴가 흔들린다. 수레 안 사람들은 이제 겨우 새 마부가 사기꾼이요 나쁜 놈이라는 것을 알았다.

수레안 사람들이 점점 지쳐간다. 사기꾼 마부를 바꾸자는 수레 안 사람들의 눈빛이 서로 마주친다. 수레 안 사람들이 이제사 하늘의 뜻을 알았다. “만일 민중의 맘이 밝지 못해 유혹이나 위협에 넘어가서 옳지 못하게 뽑으면 그때는 하늘의 무서운 질문을 받을 것이다”이라는 뜻을 깨달았다. 한반도 대한민국이라는 수레바퀴는 이제까지 못된 마부들에 의해 수레바퀴가 엉망이 되었다. 많이 피곤하다. 더 이상, 노상강도를 만나지 말아야 한다.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하지 말아야 한다. (2012.3.22 새벽,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