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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어록 365일

들사람이 세상주인이 되어보자.

by anarchopists 2019. 11. 21.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3/19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들사람이 세상주인이 되어보자.

[함석헌 말씀]
따지고 들어가면, (이 세상에는) 두 편이 있다는 말이다. 중국 전국시대 초왕, 마케도리아의 알랙산더, 후한 광무제, 조선 세조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문명인(文明人)과 장자, 디오게네스, 엄자릉(嚴子陵), 김시습(金時習) 등으로 대표되는 들사람[野人]... 이 세상 보기에는 문명인의 세상 같지만 사실은 들사람이 있으므로 세상이 돌아간다는 말이다
.(《함석헌저작집》, 1, 한길사, 2009, ※ 글쓴이가 주석하여 풀어씀)

[오늘의 실천]
요즈음, 한반도 남쪽은 중요한 선거철이다. 이른바 총선기간이다. 2012년 4월 11일 총선은 다른 시기와 달리 중요한 총선이다. 왜 이번 총선이 중요한고 하니 남한사회의 성격을 결정짓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남한사회는 긴 세월 동안 반공독재, 군부독재, 유신독재, 자본독재들이 장기집권 하는 바람에 우리사회에 인문주의적 교양이 사라지고 사회인식들이 왜곡되었다. 인정(人情)보다는 돈(物慾)을 앞세우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정신적 주체의식(主体意識)보다는 물질적 노예의식이 강한 나라사람들이 되었다.

노예의식을 가진 자들이 하는 짓거리가 이렇다. 제 나라사람보다는 미국이나 일본을 추종하지 않으면 큰일 날것처럼 떠든다. 미국이 없으면 당장 나라가 절단될 것처럼 난리들이다. 일제(일본제국주의)에 빌붙어 밥 먹던 사람이 정치(권력)를 안 하면 나라가 요절날 것처럼 울고불고 한다. 제 민족이 둘로 갈라지고 같은 동포가 굶주리고 어렵게 사는데도 아랑곳 않는다. 조국통일보다는 제 뱃속만 배부르면 그만이다. 이게 죄다, 친일·친미독재자들이 오랜 세월 지들만 권력을 쥐기 위해 나라사람들을 그렇게 세뇌(洗腦)시킨 탓이다.

지구는 돈다. 한밤이 가고 새벽은 온다. 젊은이들이 해외문물과 교육을 통하여 세상에 대한 눈을 떴다. 여기에는 전교조(全敎組: 깨어있는 선생님들 모임)의 역할이 컸다. 그 결과 젊은이들이 민주주의의 선거혁명을 알게 되었다. 독재정치, 친일·친미적 노예근성, 지나친 물질주의가 나쁘다는 것을 알았다. 젊은이들은 민주주의 선거를 통하여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였다. 그래서 친일·친미적 독재권력의 기운을 꺾었다. 정치권력의 성격을 독재에서 민주로 바꿔놓았다.

세상이 바뀌면서, 이 나라에는 잘못된 보수(保守)와 진보(進步) 논쟁이 일게 되었다. 권력을 잃은 독재 추종자(친일적 학자와 못난 목사들)들의 농간으로 그렇게 되었다. 진보와 보수는 다 같이 개혁을 하자는 의미다. 다만 시차(時差)를 어떻게 할 거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진보와 보수는 같은 부류로서 수구(守舊)와 대립되는 용어이다. 그런데도 진보와 보수논쟁이 잘못 일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우리 사회가 독재권력에 의해 정신이 혼탁해 있었다는 말이 된다. 진보를 종북좌빨(從北左派), 반미반역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수구에서 할 짓이지, 보수에서 할 짓은 아니다.


잘못된 진보와 보수논쟁을 바로 잡기 위해, 함석헌의 논리를 대입해 보자. 보수와 진보 모두가 세상의 주인은 지들이 아니다. 나라사람들이다. 마치 세상을 지켜내는 이는 자기네와 같은 정치인(文明人)으로 알면 그것은 오산이다. 나라의 주인은 문명인이 아니고 들사람이다. 그래서 학교의 주인은 교수와 선생이 아니고 학생들이다. 기업과 회사의 주인은 사장과 임원이 아니고 사원들이다. 그리고 소비자이다. 시장 점방(슈퍼마켓, 마트)의 주인은 사장(社長)이 아니고 소비자이다. 지역사회의 주인은 그 지역사람이다. 그래서 국가권력과 그 하수인 경찰은 제 주인에 대한 짐승몰이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선거로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답이 나온다. 정치인(문명인)이 주인 되는 세상이 아닌, 들사람(나라사람, 소비자, 학생, 사원, 서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다.(2012. 3.19 새벽,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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