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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뇌세포 인문학

by anarchopists 2019. 10. 2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7/03/04 05:57]에 발행한 글입니다.


뇌세포 인문학

최근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헌법재판소(헌재)에서 박근혜 탄핵심판이 이루지고 있는 이때를 기하여 박근혜의 퇴진과 헌재의 조속한 결정을 요구하는 집회시위를 여는 자발적 집단이 있습니다. 또 이에 대응하여 박근혜에 대한 탄핵반대를 외치면서 한손에 태극기, 한손에 미국국기를 들고 관제(?) 데모를 하는 맹목적 집단도 있습니다. 이 두 집단의 뇌세포에는 분명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보입니다. 뇌세포의 작용을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봅니다.

1. 사람이 사는 세상은 처음에 자발적 공동체 사회였습니다. 그러다가 인간 지혜의 진화와 함께 금속(金屬)를 발견하고 이를 이용하여 전쟁무기(병기兵器)를 만들었습니다. 이때부터 세상은 ‘악의 힘’이 작용하게 됩니다. 곧 사람의 두 손에 생활을 이롭게 하는 ‘지혜의 도구’가 아닌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의 도구’가 쥐어졌습니다. 살인도구는 인간 내면에 잠재된 ‘악한 기운’(성악性惡의)을 불러냈습니다. 살인무기는 악의 힘을 받아 뭇 사람 위에 군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지배자와 피지배자라는 사회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지배계급은 놀고먹는 좌식(坐食)계급이 됩니다. 반면에 ‘악의 힘’에 눌린 다수의 민인(民人)들은 피지배자가 되어 좌식계급의 의식주(衣食住) 공급을 위하여 죽도록 힘든 노동을 하여야 했습니다. 이렇게 공동체사회의 민인들이 노예상태로 전락하면서 상호보조(相互扶助)가 기본을 이루는 평화로운 공동체는 파괴되었습니다.

이러한 지배와 피지배라는 사회구조가 점점 확대되면서 국가(國家, 사실 국가라는 말은 노예사회라는 뜻이다)라는 울타리가 생겨났습니다. 곧 국가라는 사회는 민인 모두의 자유로운 의사(자유의지)에 의하여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국가라는 기구는 악의 힘을 가진 지배계급들의 사회조직이지, 전체 민인들의 나라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악의 힘을 가진 지배계급들은 저들끼리 왕이 되고 관료가 되어 피지배 계급인 민인들을 통제하고 지배하였습니다. 피지배계급의 자유/해방정신이 발동하지 못하게 피지배계급을 세뇌(洗腦)시켜 나갔습니다. ‘권력의 힘’을 정당화하는 별의별 말들을 지어냈습니다. 왕은 하늘의 아들이다(천자天子)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천자의 자리를 대대로 세습하는 왕의 나라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어 충효(忠孝)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오륜(五倫)의 이치도 만들었습니다. 오륜을 인륜(人倫)이라고 하여 이를 지키지 않으면 목숨까지 빼앗습니다. 이러한 통치윤리들이 힘에 강제에 의하여 민인들에게 세뇌되어 갔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환경이 변하고 이에 따라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가는 인간의 뇌구조는 인간들에게 자유정신을 찾아주었습니다. 근대라는 역사시간입니다. 이 때문에 인간내면의 자유정신이 폭발하면서 폭력적 국가사회는 무너져 내립니다. 왕정(王政)이 공화정(共和政)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국가라는 울타리가 있는 한 여전히 ‘악의 힘’은 무너지지 않고 인민 위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최고 통치자로써 통령(統領)은 전근대시대의 왕과 다름없는 권력의 힘을 가지고 나라사람들을 노예존재로 인식하고 지배/통제하려 합니다. 이러한 전근대적 태도에서 또 다른 ‘권력의 힘’, 인간 독재(파쇼fascio)가 나왔습니다. 이 독재자들은 권력의 영속화를 위해, 민인들에 왕정시대와 다름없는 세뇌를 시작합니다. 특히 한반도 안의 이념이 다른 두 체제는 한반도의 정치환경을 유효적절하게 이용하여 독제권력을 영속화해 왔습니다. 한반도 북쪽지역의 권력은 김씨(金氏)에 의한 제왕적 독재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남쪽지역인 대한민국도 형태만 달랐지 인간독재는 매일반입니다. 서로 다른 이념을 악용하여 권력의 파쇼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반도(남한) 정치현실에서 나온 나쁜 말이 ‘좌빨종북’입니다. 민주주의의 최고의 가치는 서로 다른 의견(독설이 아닌, 다양성)을 수렴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상대방의 생각(의견)을 배척하는 일이 아닙니다.

2. 미국에 트럼프라는 해괴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서 지금 세계는 위험에 빠져 있습니다. 세계 민주주의 정치/사회의 모범국이라는 미국이 거짓의 속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트럼프라는 사람은 비(非)인문주의자입니다. 장사꾼입니다. 그런 그가 대통령직을 승계한 후 하는 짓거리는 가관입니다. 트럼프는 그의 머릿속에 장사꾼은 문명인이고 인문주의는 미개인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비(非)그리스도교인, 비(非)백인, 비(非)자본가, 비(非)아메리카인은 야민인으로 간주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세상을 무질서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이 때문에 기존의 평화적인 세계질서를 뒤흔들고(궤위潰圍) 있습니다. 그는 낡아빠진 종교전쟁을 준비하고 있을 듯합니다. 곧 유럽발 십자군원정이 아닌 아메리카발 십자군원정(이슬람의 입국금지조치)을 벌이고 있습니다. ‘평화로 가고 있는 세계’를 ‘전쟁으로 가는 세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어 ‘21세기 황화론’(Yellow Terror)을 제기하면서 중국을 겨냥한 전쟁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미국에 대한 ‘자발적 식민지국’을 자처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자칫 중미(中米) 전쟁터가 될 위험성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바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싸드 THAAD)의 한반도 배치입니다. 싸드는 한반도(특히 북한에 대한 핵억제정책)의 전쟁위험 억제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동시에 한국경제를 좀먹는 백해무익한 전쟁무기입니다. 싸드는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한국의 국익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전쟁무기입니다. 미국방장관이 취임 후 첫 방문국가로 한국을 콕 집어 총알같이 날아와 ‘싸드, 연내 설치방침’을 재강조한 것은 바로 ‘21세기 황화론’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봅니다.

이러한 두 가지 사실을 토대로 볼 때, 뇌세포에도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제왕적 통령으로 군림을 하다가 최순실 게이트를 탄생시키면서 탄핵상태에 있는 박근혜 통령입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인문학적 인식을 배척하고 한손에 태극기, 한손에 성조기를 들고 탄핵반대 집회를 여는 집단들을 보면 그들의 뇌세포에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문주의는 사람 중심의 사고를 말합니다. 사람을 제쳐두고 정치권력자, 자본권력자, 종교권력자만을 보호해 주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고 노예적 존재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국민을 들먹이는 것은 인문주의(휴머니즘humanism)가 아닙니다. 글쓴이는 인문주의를 뒤에 두고, 사람보다 먼저 국가를 찾고, 권력을 찾고, 사대(事大)를 찾는 행위는 그들의 뇌세포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뇌세포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분명 인간적 삶의 지혜가 없는 자들이라고 봅니다.

삶의 지혜가 없는 자들은 진정으로 보수/진보의 개념도 모르는 존재들입니다.

사람이 사는 ‘모습의 진정’(眞正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이 권력의 노예이면서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사는 불쌍한 존재들이라고 봅니다.

자신이 권력자에게 속고 산다는 것도 모르면서 권력자의 편을 드는 사람들은 자신이 멍청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안타까운 존재들이라고 봅니다.

행복과 자유가 가득한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이 없는 사람들은 독재정치에 세뇌된 뇌세포의 유기적 작용을 진정으로 믿고 사는 한심한 존재들이라고 봅니다.

권력자에 세뇌된 뇌세포의 유기물적작용에 자신이 놀아나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은 껍데기 인생들입니다.

이 땅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인간이란 자가 “자기는 완전 결백”하다고 억지 주장을 하면서 나라가 망하든 말든 자기 보신(保身)에만 급급하여 몇 달째 버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심한 사람을 위해 돈 받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흔들어대는 저 사람들의 뇌세포는 분명 잘못된 뇌세포라고 봅니다. 더구나 아직 헌재의 박근혜 탄핵심판이 결정 나지도 않았는데도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 나선 아이들처럼 우후죽순으로 이놈 저놈들이 대통령후보 출마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권력을 향한 이들의 뇌세포를 보는 듯합니다. 이래서 뇌세포의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017. 2. 6, 취래원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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