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희생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영적인 데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적인 데 있습니다. “인간은 영적인 점에 느낄 수 있는, 영적인 것에 갈 수 있는 것이 인간일 것입니다... 인류에게 지식이 있지만 지식만이 아니고 도덕적인 점 영적인 점이 있는 것입니다... 영적인 것에 접하는 그 점이 대화의 참 중요한 점입니다.”(함석헌, 위의 책, 369쪽) 자신을 희생하여 세계국가주의를 만들어가려면 민중 각 개인이 철저하게 영적·도덕적·정신적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유연성, 즉 서로가 서로에게 고체적 부딪침을 방지하려면, 그래서 세계국가주의를 형성하려면, 영적·도덕적·정신적 존재에 토대를 두고 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계국가주의를 위한 또 하나의 가능성은 개인의 생각이 전체 생각(전체주의와는 분명히 다른)이 되어야 합니다.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 에버하르트 윙엘(E. Jüngel)은 말합니다. “선이란 우리가 무조건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서 그것은 진리입니다. 선이란 다른 사람을 평준화하지 않는 것, 획일적으로 다른 삶을 배척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악이란 남과 함께 사는 관계를 파괴하는 것입니다.”(J. Moltmann, 이신건 옮김, 나는 어떻게 변하였는가, 한들, 1998, 137쪽) 또한 함석헌은 “지금까지는 개인이 생각하는 역사였지만 이 앞으로는 전체가 생각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함석헌, 위의 책, 373쪽)고 말합니다. 개별적 존재의 사유만으로 국경을 초월한 세계국가주의가 될 수 있고, 세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부족하고 쇄미합니다. ‘전체’가 ‘생각’해야 합니다. ‘전체’가 선을 지향해야, ‘전체’가 사고해야 하고 ‘전체’가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생각이 세계국가주의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전체’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입니다. 생각이 있고 전체가 있는 것이지 전체가 있고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각 민중이 깨어나서 생각할 수 있다면 전체는 얼마든지 다른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과 같이 국제적인 협력을 심각히 요구하는 시대는 없는 것 같다. 이 국제적인 협력에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국가주의(Nationalism)이다. 앞에서 새 종교 새 국가관이 나와야 한다는 말은 민중의 역사, 민중의 종교, 즉 몇몇 사람들의, 지배 계급의, 독재자의 역사나 종교가 아닌 온 평민의 역사,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함석헌, 위의
■저서로는 《생태영성의 이해》, 《중생: 생명의 빛으로 나아가라》,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까: 영성과 신학적 미학》,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길을 묻다, 간디와 함석헌》(공저), 《지중해학성서해석방법이란 무엇인가》(공저), 《종교근본주의: 비판과 대안》(공저), 《생각과 실천》(공저),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세계》, 《함석헌과 종교문화》, 《식탁의 영성》(공저), 《영성가와 함께 느리게 살기》, 《함석헌의 생철학적 징후들》 등이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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