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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김대식 박사 칼럼

남의 생각이 아니라 내 생각으로의 세계국가주의적 존재론(2)

by anarchopists 2019. 10. 2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7/23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남의 생각이 아니라 내 생각으로의 세계국가주의적 존재론(2)



항상 관계를 생각하며 평화를 말하는
(logos) 주체는 지배 계급이 아니라 민중입니다. 경계와 구분, 차별을 철폐하고 영원히 고착화되어 있는 적대감을 하나의 의식, 하나의 통일된 생각으로 품으려고 하는 것이 민중입니다. 더군다나 민중이 생각하는 것은 국가, 민족, 이념이 아니라 그 무엇보다도 인간성입니다.이 세상에 인류가 살아가는 것은... 인간 속에 있는 서로서로의 인간성이 자기를 능히 희생해서라도 서로서로 같이 살아가자 하는 인간성이지, 이것이 사회와 국가를 유지해가는 힘입니다.”(함석헌, 위의 책, 368) 민중의 공통된 인간이 상호성을 보장하고 각 사회와 국가를 유지합니다. 인간성이 담보되지 않은 국가는 폭력을 행사하게 되고 사이적 존재와 타자적 국가에 대한 호혜성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민중을 통해서 세계국가주의 (세계민중주의)는 각 민중의 앞에 함께 서 있도록, 하나로 모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세계국가주의(세계민중주의)는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서는 서로의 앞에 함께 서 있지 못할 것입니다.


그 희생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영적인 데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적인 데 있습니다. 인간은 영적인 점에 느낄 수 있는, 영적인 것에 갈 수 있는 것이 인간일 것입니다... 인류에게 지식이 있지만 지식만이 아니고 도덕적인 점 영적인 점이 있는 것입니다... 영적인 것에 접하는 그 점이 대화의 참 중요한 점입니다.”(함석헌, 위의 책, 369) 자신을 희생하여 세계국가주의를 만들어가려면 민중 각 개인이 철저하게 영적·도덕적·정신적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유연성, 즉 서로가 서로에게 고체적 부딪침을 방지하려면, 그래서 세계국가주의를 형성하려면, 영적·도덕적·정신적 존재에 토대를 두고 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계국가주의를 위한 또 하나의 가능성은 개인의 생각이 전체 생각(전체주의와는 분명히 다른)이 되어야 합니다.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 에버하르트 윙엘(E. Jüngel)은 말합니다. “선이란 우리가 무조건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서 그것은 진리입니다. 선이란 다른 사람을 평준화하지 않는 것, 획일적으로 다른 삶을 배척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악이란 남과 함께 사는 관계를 파괴하는 것입니다.”(J. Moltmann, 이신건 옮김, 나는 어떻게 변하였는가, 한들, 1998, 137) 또한 함석헌은 지금까지는 개인이 생각하는 역사였지만 이 앞으로는 전체가 생각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함석헌, 위의 책, 373)고 말합니다. 개별적 존재의 사유만으로 국경을 초월한 세계국가주의가 될 수 있고, 세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부족하고 쇄미합니다. ‘전체생각해야 합니다. ‘전체가 선을 지향해야, ‘전체가 사고해야 하고 전체가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생각이 세계국가주의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전체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입니다. 생각이 있고 전체가 있는 것이지 전체가 있고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각 민중이 깨어나서 생각할 수 있다면 전체는 얼마든지 다른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과 같이 국제적인 협력을 심각히 요구하는 시대는 없는 것 같다. 이 국제적인 협력에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국가주의(Nationalism)이다. 앞에서 새 종교 새 국가관이 나와야 한다는 말은 민중의 역사, 민중의 종교, 즉 몇몇 사람들의, 지배 계급의, 독재자의 역사나 종교가 아닌 온 평민의 역사,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함석헌, 위의

, 373) 국가주의를 넘어야, 국가주의를 폭로해야(비은폐) 새 종교, 새 국가관, 즉 민중이 중심이 되는 종교, 민중이 중심이 되는 국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지배 계급에 의존하지 않는 민중만이 초월자의 새로운 생각을 말할 수 있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민중의 소리만이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전언(message)을 말할 수 있습니다. 민중만이 국가라는 숙명적인 틀을 앞세우지 않고 하나가 모든 것(전체, One is All)이라는 말을 할 수가 있습니다. 민중은 지배가 아니라 모든/각 개인의(을 위한) 주인으로 모이기 때문입니다.

*위 이미지는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김대식 선생님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B.A.)와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M.A.)한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강사로 있으면서, 대구가톨릭대학교 인간과 영성연구소 연구원,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학문적인 관심사는 '환경과 영성', '철학적 인간학과 종교', 그리고 '종교간 대화'로서 이를 풀어가기 위해 종교학을 비롯하여 철학, 신학, 정신분석학 등의 학제간 연구를 통한 비판적 사유와 실천을 펼치려고 노력한다.

■저서로는 《생태영성의 이해》, 《중생: 생명의 빛으로 나아가라》,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까: 영성과 신학적 미학》,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길을 묻다, 간디와 함석헌》(공저), 《지중해학성서해석방법이란 무엇인가》(공저), 《종교근본주의: 비판과 대안》(공저), 《생각과 실천》(공저),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세계》, 《함석헌과 종교문화》, 《식탁의 영성》(공저), 《영성가와 함께 느리게 살기》, 《함석헌의 생철학적 징후들》 등이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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