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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평화

[김영호- 제3강] 함석헌의 비폭력 사상과 실천

by anarchopists 2020. 2. 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2/16 09: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비폭력 사상과 실천(계속)
-한국은 정신적 후진국이다.-

이것이 진실이다. 그(함석헌)의 한국사는 온통 옛 고구려 구토의 회복이라는 큰 뜻을 펴지 못하고 억울하게 사형당한 인물들(묘청, 최영, 임경업 등), 제거된 개혁파 인물들(조광조, 남이)과 지조를 지킨 인물들(정몽주, 사육신 등) 의 전기집이나 마찬가지다.

인물의 맥을 끊어버린 역사에 대한 개탄으로 가득 차 있다. 해방 후 제거된 인물들(김구, 여운형, 조봉암, 장준하 등)이 살아서 제 몫을 했더라면 오늘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박정희도 가해자요 피해자였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우리는 모두 ‘카인의 후예’들인가. 함석헌이 오죽하면 민족개조론을 부르짖을 수밖에 없었을까.

지금 정치계는 지도자 없는 무주공산이다. 이승만부터 대통령이 될만한 인물은 아니었고 이후도 거의 없었다. 군주시대의 선군(善君) 배출확률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삼권분립이라지만 사실상 일인이 전권을 행사하는 정치제도는 문제가 있다. 세계최대의 민주주의 대국 인도도 대통령제가 아니다. 인도도 암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로 간디가 표적이 되었다. 인디라 간디 수상도 시크교도에게 암살당했다. 한국과 다른 것은 그 사례가 드물고, 발생한 것도 우리처럼 정치적 동기가 아니고 종교적 갈등에서 온 것이었다.


그렇다면 간디와 함석헌이 강조한 비폭력주의가 오늘의 세계와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가. 외면상으로는 폭력주의가 신체적 폭력에서는 사회민주화와 더불어 감소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형태의 폭력은 은밀하고 광범하게 행해지고 있다. 폭력은 비단 살해나 육체적 상해에 그치지 않는다.

인도전통과 불교에서 밝혔듯이, 폭력은 세 가지 형태로, 신체(身)만이 아니고 언어(言와 사고(意)를 통해서 나타난다. 육체적 폭력에서 발생한 현안문제로 사형제도와 군대대체복무를 들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폐지되고 실행되고 있는 것들이 이 땅에서는 수구정권이 들어서서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비폭력 원리는 특히 집단윤리에 적용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한국은 이 점에서 후진국이 된다.

언어폭력은 가정과 사회에서 만연해 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남자가 여성에게 가하는 언어폭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근래 ‘비폭력 대화’ 프로그램이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사회적으로 보면 언어폭력은 언론매체에서 현저하다. 주관적이고 왜곡된 정보로 독자와 국민을 오도하여 오늘의 혼란된 정치질서를 초래한 장본인이 언론이다. 왜곡보도가 언어폭력의 교묘한 형태가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 사회는 여러 관계에서 상호간 대화가 부족하다. 부부간, 부모와 자녀간은 말할 것도 없고 노사간, 종교간, 지도자와 국민간에도 대화가 없다. 부모와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사고와 가치관과 교육관(입시지옥)을 강요하는 것도 언어와 사고(意)의 폭력행사에서 온 것이다.

종교계에도 강요되거나 유인된 신앙, 개종과 선교는 사고의 폭력에 해당한다. 후진국에 대한 해외선교는 선진국에서는 요청받지 않는 한 더 이상 실천하지 않는데 우리는 금지된 중국과 이슬람 국가에게까지 몰래 선교활동을 펴고 있다. 이 처럼 모든 사회갈등의 원인은 폭력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사회는 구조적으로나 의식적, 정신적 측면에서 폭력적인 사회이다. 비폭력 운동이 광범하게 전개될 필요가 있다. (김영호, 내일 계속)

김영호 선생님은
인문학의 몇 분야를 방황하면서 가로질러 수학, 연구(스톡홀름대, 하버드대 펠로우), 강사(연세대 숭실대), 교수(인하대, 현재 명예교수)로 일했다. 전공은 종교철학(원효사상)으로, 그의 세계관의 큰 틀(패러다임)은 다원주의다. 다원주의를 통해 민족분단. 사회 및 지역 갈등, 종교간 갈등 등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기위한 방법론을 모색하고 있다. 그의 사상적 준거는 함석헌과 크리슈나무르티이다. 그 동안, 해외 민주화운동의 도구인 민중신문』(캐나다) 창간(1079)에 관여,『씨알의 소리』편집위원, 함석헌기념사업회 씨알사상연구원장을 맡기도 했다. 지금은 함석헌평화포럼 공동대표와 함석헌학회 학회장직을 맡고 있다.(2015년 12월 현재)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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