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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어록 365일

[김상태의 함석헌 읽기] 함석헌의 새교육철학 2

by anarchopists 2020. 1. 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10/26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성적만 보는 교사를 길러냈으니

인간성을 닦는 것이 교육

…전략… 교육은 어버이 마음이 하는 것이므로 그것은 은의관계(恩義(關係)가 되는 것이다. 그저 주고 그저 받으면 교육이 된다. 옛날의 교육이 방법적인 면에서는 도저히 현대에 비할 수가 없을 만큼 빈약하면서도 교육적인 효과에서는 지금 교육보다 훨씬 힘 있었던 것은 다름이 아니요, 그것이 은의관계로 됐기 때문이다. 지금은 교사도 학생도 다 서로 매매관계로 만나지 결코 은의(恩義)의 감사한 심리로 만나지 않는다. 교사는 지식을 소매하는 사람이고, 학생은 또 자기도 후일에 장사하기 위해 밑천을 만들려고 지식을 사고 있다.

나 자신 대학강단에 서면서 지식을 소매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의식적으로 그렇지 않았다 하더라도 말이다.

성적만 보는 교사를 길러냈으니

‘…전략… 현대 교육의 잘못은 사범교육에서부터 있다. 옛날엔 선생이란 자신이 앞장서서 나선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른바 사표(師表)라고 해서, 선생이란 모든 사람이 그 덕행과 지식을 존경, 사모하므로 자연히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근세 이래로는 교사가 완전히 직업화되었으므로 미성년 때부터 교사될 것을 작정하고 사범학교에 들어간다. 본래 많은 사람의 사표가 될 자격이란 그리 흔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학업의 성적 점수로 보고 택하여 그것을 교사로 기술적으로 길러냈으니. 그중의 대부분은 참 것이 못되고 가짜일 것만은 사실이다.


‘…전략… 안정이 된 사회에서는 사회적으로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제재가 있기 때문에, 도덕으로나 지능적으로나 질이 낮은 자가 감히 함부로 나서지 못한다. ‘세상의 눈’‘세상의 손가락’이 무서워서 감히 머리를 들지 못한다.

언젠가 대학 후배가 일선 고등학교의 선생으로 부임을 하였다. 그런데 남 앞에 서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 않는가? 하루는 대학의 연구실로 찾아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필요하다며 몇 가지 질문을 하는데 너무나 황당하였다. 질문이라는 것이 용어의 개념을 묻는 것이었고 대학교육을 받았으면 그다지 어려운 문제도 아니었다. 그러니 그런 질문을 하는 선생에게서 배워야 하는 학생의 처지는 어떻겠는가? 평소 학교 선생님에 대한 생각은 적어도 우리의 아이들을 교육하는 사람은 대학원 교육이상을 받은 사람이 주는 것이 옳다고 여겨왔다. 역사라고 하는 과목을 학부를 졸업하면서 배우는 정도라는 것이 지극히 미미하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비단 이 문제가 역사라는 과목만의 문제인가 하여, 지금은 중등학교 정년퇴직을 하신 부친께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부친은 수학을 전공하였고, 서울대 사범대학 출신이었다. 부친의 이야기 결론은 필자의 생각이 맞다는 것이다. 학부정도의 교육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모순이란다.

‘…전략… 더구나 국문·역사 같은 것은 글자만 알면 제각기 되는 줄로 알고 나섰다. 그러니 질이 내려가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 더 가세를 한 것이 천박한 열성이다. 열성과 실력과는 별문제건만 열성이 조금 있다는 사람은 그 열 때문에 정신의 정상을 잃어 제 부족을 잊게도 되고, 심하면 알면서 그 열성을 구실로 감히 무책임한 일을 한다.(2010.9.11. 제3차 함석헌읽기/ 김상태)
김상태 선생님은
김상태 선생님은 인문학(역사: 한국근대사)을 전공하였다. 현재 사단법인 <인천사연구소> 소장 겸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외 기호일보 객원논설위원과 함석헌학회 학술위원을 겸하고 있다. 현재 인하대에 출강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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