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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씨알

[김경재 제1강] '역사적 실재'로서 씨알을 반추한다

by anarchopists 2020. 1. 2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5/04 09:05]에 발행한 글입니다.


‘역사적 실재’로서 씨알을 반추한다

논제의 목적
제한된 시간에 함께 생각해보려는 논제의 의도는 세 가지다.

첫째, 함석헌의 다양한 모습 중 생명철학자로서 그리고 역사교사로서 그의 대표적 작품인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역사’를 말할 때, 그가 역사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흔히 전문적 역사학계에서 함석헌의 그 대표적 저작물의 학문적인 가치를 정당하게 자리매김하지 못하는 이유가 서로 다른 ‘역사’ 개념에서 발생한다고 본다. 이른바 전문적 대학 강단의 사학계가 함석헌의 역사철학작품을 ‘종교적 사관’이라고 단순하게 처리해버리는 오류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역사’ 개념을 이해하는 함석헌의 관점을 무시하는 데서 온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 그의 사상의 총괄개념인 ‘씨알’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앞에서 말한 ‘역사적 실재’로서 씨알을 자연/역사를 대립개념으로 보는 서구적 실재관 관점과 다르게, ‘씨알’은 양면을 동시에 아우르는 실재임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단순히 자아초월능력을 지닌 형이상학적인 개체아의 ‘순수정신’(얼)이라거나, 생물진화론자가 말하는 물질환원주의적인 ‘우연적 필연의 산물’이라거나, 사회경제사적인 ‘소외자’라거나, 인간중심적 문명사에서의 ‘역사담지자’라는 좁은 개념을 넘어서고 있음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셋째, ‘역사적 실재’로서 씨알을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측면에서 보다 분명하게 반추함으로서, 씨알사상을 오늘 인류문명이 당면한 최대의 위기 곧 생태학적 공멸의 위기 앞에서 “생명은 전체적 하나이고, 하나로서의 전체생명 단계로 접어든 새 문명 출산의 진통을 씨알은 앓는다”는 그의 씨알사상의 생태학적 영성의 의미를 새롭게 확대심화시키는 일이 씨알사상의 당면과제임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함석헌의 씨알사상은 또 다른 철학체계를 세우려 하거나 역사관의 하나를 덧붙이자는 것이 아니라, 문명의 회개와 인간삶 철학의 근본적 실재관과 가치관의 전환을 촉구하는 ‘들사람의 예언의 소리’라고 보아야 옳다.

한마디로, 그의 씨알사상은 전통 서구 기독교의 역사중심주의와 인간중심주의, 근세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대립, 현대의 세계화로 포장된 시장경제 성장신화, 그리고 전통에 굳어진 제도적 종교와 무한 경쟁 교육철학을 돌파하자는 울부짖음이다. 신생대(cainozoic era)에서 생태대(ecozoic era)로 넘어가는 지구사 전환기의 새로운 생명철학사상인 것이다. (김경재 내일 계속)

김경재 교수의 함석헌을 말한다.

▲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김경재 교수님은

- 네덜란드 유트레흐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Ph.D)
- 한국 크리스챤 아카데미 원장역임
- 한국문화신학회 회장역임
- 현재: 한신대학교 명예교수(신학)


- 대표저서: <이름없는 하느님>, <해석학과 종교신학>, <아레오바고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
/김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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