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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홍원준 논객 칼럼

건강을 강조하는 사회, 그 이면

by anarchopists 2019. 11. 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3/08/25 23:42]에 발행한 글입니다.


건강을 강조하는 사회, 그 이면



2000년대 초 몸짱 열풍이 불기 시작한 이래로 한국사회는 온갖 영양제와 건강 보조식품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일 아침 TV에서는 몸에 좋은 음식, 몸에 좋은 행동, 몸에 좋은 운동과 같이 몸에 좋다는 것들을 취재하여 사람들에게 알린다. 집집마다 식탁에는 온갖 비타민, 영양제, 건강보조식품, 약 등이 구비되어있다. 매일 아침 식사 후 이런 건강보조식품 하나쯤은 섭취해 주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 당연한 일로 취급되고 있다. 먹지 않으면 건강이 악화될 거 같은 또 그만큼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에서 자신을 활동시키고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각성제가 많이 들어간 음료나 음식, 약 등을 섭취한다. 일과가 끝나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 헬스장에 들러 운동을 하고 집에 들어간다. TV나 인터넷에서 건강 관련 뉴스나 광고를 접하는 것은 너무도 만연되어 있다. '연예인 누가 운동을 해서 몸을 잘 만들었더라.' 혹은 '누가 이걸 먹었더니 건강해졌더라.' 등 끊임없이 건강에 관련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가지게 하고 건강 관련 소비를 부추기며 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좋은 선례만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결과 현대의 많은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몸을 만들다가 결국 내부까지도 망가뜨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자신의 몸만을 이용하여 생활하는 것이 아닌 약물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행태를 쉽게 볼 수 있다. 현재의 생활을 더 오래하기 위해 자신의 몸이 말하는 신호를 무시한 채 그저 억지로 자신의 한계를 끌어올리고 몸에 스트레스를 계속해서 주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몸은 자연스럽게 힘들면 피곤함을 느끼고 휴식을 취하길 권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러한 피곤함을 나태라고 취급하여 자신을 혹독하게 단련시켜 성실한 모습을 나타내고자 한다. 한계치에 다다른 몸을 약물이나 인위적인 운동에 의지하여 억지로 한계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몸을 해하게 할 뿐이다. 물론 지금은 그 피곤함을 이겨냄으로써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결국 악순환의 단초가 된다. 여기서 누적된 피곤함으로 인해 결국 언젠가 또 약물 혹은 인위적인 운동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진정 피곤을 푸는 방법은 휴식만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런 휴식을 취하기 힘든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휴식을 권하지 않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위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자본을 획득하기 위해 혹은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러한 메커니즘이 사람들로 하여금 온갖 약물이나 운동에 의지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끌어올리려는 행위를 하게끔 하는 것이다. 자본을 통해서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고 다시 자본을 위해 그 건강을 해하는 물고 물리는 관계가 형성됨에 따라 이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 예를 들어 뚱뚱한 사람은 마른 혹은 근육질의 사람에 비해 게으르고 나태하다는 선입견을 버리기 힘든 것이 바로 이와 같은 논리를 설명해주는 단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의 건강을 통해 그 사람의 성실함과 나태함이 표현되고 직위, 계급이 되어 사람을 판단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건강할 수 없는 사회에서 건강을 부르짖는 미디어, 그리고 이에 맞추어 살아가기 위해 무작정 따라가는 현대인들. 현대인의 건강이 해하게 된 원인은 당신들이 게으르고 나태해서가 아니다. 바로 이 사회가 당신들의 건강을 해치게끔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원인은 바로 현대인이 몸담고 있는 사회구조에 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일상, 밤샘근무, 1분 1초가 아까운 현대인의 일상, 이런 것들을 보면 과연 풍족하고 윤택하다고 자부하는 지금이 과연 좋은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고 여기서 버텨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이에 대해 어떠한 불만도 없이 다른 것을 통해 건강을 의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 철저한 자기검열을 통해 이 사회에 순응하고자 하는 행태가 당연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행태를 극복할 수 있는 주체는 그 사회에 순응하고 있는 우리 자신이다. 풍족함과 윤택함의 이면에 자신을 진짜 건강을 해하고 이를 위해 사회가 다시금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위와 같은 건강 프로파간다를 조장하는 쳇바퀴에서 뛰쳐나와야 한다. 지금 당신이 건강치 못한 것은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도록 하는 사회 그리고 이에 순응하고 있는 자신이 원인이라는 점을 다시금 생각해보길 바란다.


건강을 광고하는 현대 사회, 그 이면에는 건강을 위협하고 해하는 배경에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있다. 하지만 이 광고에 현혹되어 지금을 비판적으로 보지 못하고 진정 건강을 해하는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여 선동되어 이끌려 가는 현대인들의 악순환을 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자본을 위한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비인간적인 모습이다. 진정 인간을 위한 인간사회 또 자연을 위한 자연사회를 위해서 현재의 모습을 반성하고 비판하는 자세를 통해 한걸음 진보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덜 풍요롭더라도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어 몸을 해하지 않고 약물이나 인위적인 운동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더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위 이미지는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홍원준 필자는
숭실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서 평소 사회, 정치, 문화 등에 비판적 의식을 견지해왔습니다.

그래서 의생명시스템학과에서 철학으로 전공을 바꿀 정도로 존재, 사유, 실존, 본래성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철학도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철학의 인식론을 중심으로 촘스키와 같은 언어철학자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젊은이로서, 우리 사회 진보에 대한 대안제시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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