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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홍원준 논객 칼럼

“설국열차”와 국가체제, 그리고 인간의 자유

by anarchopists 2019. 11. 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3/08/10 00:15]에 발행한 글입니다.


“설국열차”와 국가체제, 그리고 인간의 자유



기차 안에 맨 뒤에 있는 꼬리 칸에 속한 그들은 그곳으로부터 나와 제일 앞 칸을 향한 희망을 꿈꾸며 살아간다. 매일 인원수가 체크되고 식량을 공급 받으며 간간히 명맥을 유지해가고 있다. 그러면서 저 앞 칸의 권력자에게 해방을 요구한다. 조금 더 나은 생활과 조금 더 나은 의식주를 위해 몸부림친다. 이를 위해 필사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오직 그것만이 그들의 희망이다. 맨 앞 칸의 권력자를 교체하면 더 나은 세상이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들은 똘똘 뭉쳐 자신들의 리더를 기차의 권력자로 만들고자 한다.


이제 그들은 한 칸 한 칸 나아가며 자신들이 여태까지 먹었던 식량에 대한 진실과 물의 순환 원리를 알게 되고 중상류층의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는지 본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중간에 위치한 기차 칸들을 지나면서 현실에 안주한 채 더 이상 나아가지 않으려는 수많은 일반석, 일등석의 인간들을 마주하게 되고 이들이 향락, 편안함, 윤택함에 젖어 기차에 있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본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마지막 남은 엔진실의 문 앞에 도착해있다. 꼬리 칸의 리더로서 권력자 교체의 희망을 꿈꿔온 이는 마지막 엔진실 문을 열어 권력자를 교체하고자 한다. 그러나 감옥에 갇혀 살다 나와 현재의 시스템을 알지 못하고 중간에 합류한 이는 그 문을 열려하지 않고 오히려 기차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고자 한다. 이 둘은 이것으로 갈등을 하게 되고 서로 몸싸움을 벌이다 결국 엔진실에서 먼저 열리는 문을 통해 리더는 방으로, 중간에 합류한 자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우리는 현재 상황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하여 저 끝까지 올라가는 것을 꿈꾼다. 맨손으로 시작해 자수성가하여 남들을 부리고 사는 그런 삶을 꿈꾼다. 도시와 국가의 빈민들은 자신이 빈민임을 증명하여 도시나 국가에 기초수당을 받고 살아가고 그들이 보내주는 음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4년 마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선거를 하고 5년 마다 대통령 선거를 하면서 권력자 교체를 통해 자신들이 더 이상 현재 계급에 머
무르지 않고 더 나은 계급으로 올라가길 바라며 새 시대, 새 희망을 꿈꾸고 살아간다.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졌거나 자신을 위해 노력해 줄 사람으로 정권이 바뀌고 의원이 바뀌고 시장, 구청장이 바뀌어 한 단계 더 나아가고자 희망한다. 중상류층은 그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이들이 되기 위해 투표를 한다. 부동산 개발을 해 줄 사람, 상권을 위해 힘써 줄 사람, 어떤 규제를 풀어 줄 사람 등을 뽑아 자신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편안함과 윤택함이 유지되거나 향상되길 바랄 뿐이다. 적어도 현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자신들이 누려온 것들을 기본적으로 당연히 누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렇게 선거 전날까지 온갖 사탕발림을 통해 서민들을 위해 발 벗고 뛸 거 같던 이들이 개표가 마감되는 순간 권력자로 돌아와 권력을 누리기에 바쁘고 공약은 어느새 비어진 약속으로 전락해버린다.


기차라는 시스템과 국가라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빈민층을 관리하고 이들에게 복지를 제공하고 인구 유지를 위해 폭동, 시위, 전쟁이 벌어진다고 보는 것이 굉장한 비약이라고 볼 수 있을까? 국가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판적인 사고가 적은 어릴 때부터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그들로 하여금 현 시스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중간계층과 상류계층에게는 편안함과 윤택함을 제공하여 현재의 부당한 모습에 대한 생각을 마비시키는 모습을 보고 있지는 않은가? 더 이상 도전의식 없이 그저 그동안 학습한 대로 고정관념을 가진 채 어떤 명제나 환경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는가? 과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가 유지될 만한 사회인가 아니면 유지될 수 없음에도 그저 도전이 무서워 새로운 환경이 무서워 도전하지 못하는 것인가?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이 보람이고 이를 통해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 도대체 당신은 언제까지 하염없이 돌아가는 쳇바퀴 위에서 내려오기 무서워 달리고 있을 것인가?


이제는 밖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 이상 현재의 체제 안에서 뒤에서부터 앞으로 나아가서 이 체제를 유지시키기엔 이 체제가 너무도 부당하고 부조리하고 정당하지 못하다.
도대체 왜 당신이 그 체제에 속해야만 하는 것인가. 애초에 그러한 선택권조차 가지지 못한 채 귀속되어 그저 수동적으로 살아가기엔 이 세상은 너무도 자유롭다. 엔딩부분을 보면 흰곰이 눈으로 뒤덮인 산을 산책하듯이 그저 앞으로 내달리고 뿐이다. 이젠 밖에 나가도 얼어서 죽지 않는다. 이처럼 그 어떠한 것에도 당연한 것은 없으며 불변의 진리도 없다. 그저 겪어가며 알아가고 이를 통해 배우는 자유로운 삶이 존재할 뿐이다. 지금을 분석하여 비판하고 도전하여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자유이다. 당신이 몸담고 있는 너무도 당연한 것들부터 비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를 통해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자유로운 인간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위 이미지는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홍원준 필자는
숭실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서 평소 사회, 정치, 문화 등에 비판적 의식을 견지해왔습니다.

그래서 의생명시스템학과에서 철학으로 전공을 바꿀 정도로 존재, 사유, 실존, 본래성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철학도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철학의 인식론을 중심으로 촘스키와 같은 언어철학자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젊은이로서, 우리 사회 진보에 대한 대안제시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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