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8/06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나라, 민족, 인종, 남녀, 좌우, 빈부 등을 떠나 하나의 이상을 꿈꾸게 해줄 수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것을 함석헌은 “새로운 세계 이상”(함석헌, 『함석헌전집1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한길사, 1984, 30쪽)이라고 말한다. 벌고 또 벌어도 끝이 없는 물질적 욕망과 결핍, 배우고 또 배워도 채워지지 않는 학문적 절망, 만나도 해소될 수 없는 의사소통능력의 단절, 절대로 이룰 수 없는 무한의 성적 욕망은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가, 무엇을 이루고자 함인가, 무엇을 위해 살고자 함인가라는 삶의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게 만든다.
따라서 달라져야 하는 것은 육체, 주택, 지위, 명예, 권력, 연봉, 학벌 등이 아니라 “머리가 달라져야 한다. 달라져도 웬만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함석헌, 『함석헌전집1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한길사, 1984, 30쪽) 의식과 정신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데, 이 사회와 세계에 대해 어떻게 희망을 논할 수 있겠는가. 국가와 사회, 그리고 세계에 대한 희망은 정치와 경제의 희망보다 앞선 의식과 정신, 즉 머리의 근본적인 변화이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사상이나 의식이 삶을 깨어나게 하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유한적인 것의 일반은 인간의 이성과 삶을 깨어있게 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러한 것들은 인간의 이성과 의식, 정신을 좀먹고 황폐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삶 전체가 깨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사상, 보편적인 세계 사상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것이 인간의 의식을 진보시킬 뿐만 아니라 삶을 진보시키기 때문이다.
세계를 깨어 있도록 하는 사상은 보편적인 것, 즉 나에게도 삶을 추동하는 것이어야 하지만 타자에게도 삶을 동일하게 추동하는 것이어야 세계 사상일 수 있다. 그럴 때 인류는 더불어 진보하며 그 세계 사상 아래에서 삶을 직관하는 새로운 눈이 열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사상이 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욕망과 욕심으로 일관된 세계사적 위기, 그 위기 속에 어떠한 사상적 토대를 마련해 줄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한 한계를 체험하고 있다.
정치의 움직임 속에서, 경제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새로운 사람이나 새로운 경제의 해방구가 아닌 새로운 사상, 새로운 의식, 새로운 정신으로서 국가와 민족, 사회와 세계를 이끌고 나아갈 보편적인 세계 사상, 보편적인 세계 이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자본이 생각하지 않을 때에, 성이 과도한 본능에 충실할 때에, 정치적 열망이 또 다른 의식을 속일 때에, 몸과 이성을 통해 세계의 사상을 만들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씨알은 자신의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함석헌이 꿈꾸는 보편적인 세계 사상이 한갓된 환상이나 백일몽이 아니라 세계와 사회의 옛 질서를 완전히 바꾸는 이성의 자기 성찰적 상상력임을 입증해 내는 일일 것이다.
* 위 이미지는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보편적 세계 사상의 결핍”
우리는 사상의 결핍 속에서 살고 있다. 사유와 사고를 계도하고 계몽하는 생각의 지표, 생각의 좌표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그려지지도 않고 있다. 함석헌이 염려하고 있었던 것이 그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 그 시대가 필요로 하고 동시에 그 시대에 걸맞은 시대적 사상이 있어야 한다. 올바르면서도 깊이가 있는 시대적 사상이야말로 사람들의 삶을 이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대의 사상이 경제적 가치일 수 없고, 시대의 사상이 정치적 이념일 수 없고, 시대의 사상이 인종의 정신일 수 없고, 시대의 사상이 남녀의 인식론일 수 없다. 시대의 사상은 “보편적 세계 사상”(함석헌, 『함석헌전집1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한길사, 1984, 30쪽)이어야 한다.
나라, 민족, 인종, 남녀, 좌우, 빈부 등을 떠나 하나의 이상을 꿈꾸게 해줄 수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것을 함석헌은 “새로운 세계 이상”(함석헌, 『함석헌전집1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한길사, 1984, 30쪽)이라고 말한다. 벌고 또 벌어도 끝이 없는 물질적 욕망과 결핍, 배우고 또 배워도 채워지지 않는 학문적 절망, 만나도 해소될 수 없는 의사소통능력의 단절, 절대로 이룰 수 없는 무한의 성적 욕망은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가, 무엇을 이루고자 함인가, 무엇을 위해 살고자 함인가라는 삶의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게 만든다.
따라서 달라져야 하는 것은 육체, 주택, 지위, 명예, 권력, 연봉, 학벌 등이 아니라 “머리가 달라져야 한다. 달라져도 웬만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함석헌, 『함석헌전집1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한길사, 1984, 30쪽) 의식과 정신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데, 이 사회와 세계에 대해 어떻게 희망을 논할 수 있겠는가. 국가와 사회, 그리고 세계에 대한 희망은 정치와 경제의 희망보다 앞선 의식과 정신, 즉 머리의 근본적인 변화이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사상이나 의식이 삶을 깨어나게 하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유한적인 것의 일반은 인간의 이성과 삶을 깨어있게 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러한 것들은 인간의 이성과 의식, 정신을 좀먹고 황폐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삶 전체가 깨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사상, 보편적인 세계 사상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것이 인간의 의식을 진보시킬 뿐만 아니라 삶을 진보시키기 때문이다.
세계를 깨어 있도록 하는 사상은 보편적인 것, 즉 나에게도 삶을 추동하는 것이어야 하지만 타자에게도 삶을 동일하게 추동하는 것이어야 세계 사상일 수 있다. 그럴 때 인류는 더불어 진보하며 그 세계 사상 아래에서 삶을 직관하는 새로운 눈이 열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사상이 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욕망과 욕심으로 일관된 세계사적 위기, 그 위기 속에 어떠한 사상적 토대를 마련해 줄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한 한계를 체험하고 있다.
정치의 움직임 속에서, 경제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새로운 사람이나 새로운 경제의 해방구가 아닌 새로운 사상, 새로운 의식, 새로운 정신으로서 국가와 민족, 사회와 세계를 이끌고 나아갈 보편적인 세계 사상, 보편적인 세계 이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자본이 생각하지 않을 때에, 성이 과도한 본능에 충실할 때에, 정치적 열망이 또 다른 의식을 속일 때에, 몸과 이성을 통해 세계의 사상을 만들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씨알은 자신의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함석헌이 꿈꾸는 보편적인 세계 사상이 한갓된 환상이나 백일몽이 아니라 세계와 사회의 옛 질서를 완전히 바꾸는 이성의 자기 성찰적 상상력임을 입증해 내는 일일 것이다.
* 위 이미지는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김대식 선생님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B.A.)와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M.A.)한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강사로 있으면서, 대구가톨릭대학교 인간과 영성연구소 연구원,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학문적인 관심사는 '환경과 영성', '철학적 인간학과 종교', 그리고 '종교간 대화'로서 이를 풀어가기 위해 종교학을 비롯하여 철학, 신학, 정신분석학 등의 학제간 연구를 통한 비판적 사유와 실천을 펼치려고 노력한다.
■저서로는 《생태영성의 이해》, 《중생: 생명의 빛으로 나아가라》,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까: 영성과 신학적 미학》,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길을 묻다, 간디와 함석헌》(공저), 《지중해학성서해석방법이란 무엇인가》(공저), 《종교근본주의: 비판과 대안》(공저), 《생각과 실천》(공저),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세계》, 《함석헌과 종교문화》, 《식탁의 영성》(공저), 《영성가와 함께 느리게 살기》, 《함석헌의 생철학적 징후들》 등이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저서로는 《생태영성의 이해》, 《중생: 생명의 빛으로 나아가라》,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까: 영성과 신학적 미학》,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길을 묻다, 간디와 함석헌》(공저), 《지중해학성서해석방법이란 무엇인가》(공저), 《종교근본주의: 비판과 대안》(공저), 《생각과 실천》(공저),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세계》, 《함석헌과 종교문화》, 《식탁의 영성》(공저), 《영성가와 함께 느리게 살기》, 《함석헌의 생철학적 징후들》 등이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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