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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1412

6.25국제이념전쟁과 분단고착화 6.25국제이념전쟁이 일어난 날이다. 간단하게 전쟁의 원인을 적어본다. 6.25전쟁을 야기하는 원인에 대하여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그러나 설득력이 있는 주장은 미국이 일본의 자본주의 공업문명을 조기에 달성시키기 위하여 군수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쟁명분을 아시아 어디에선가 찾아야 했다. 바로 그 지역이 한/조선반도였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유엔의 결정에 따른다는 명분으로 미군 전투부대를 한/조선반도에서 철수한다. 그리고 당시 미국무장관이었던 에치슨이 한국과 대만을 자유주의권 세계에서 제외시키는 에치슨라인(Acheson line)을 발표한다.(1950.1.12.) 한반도정책에 대한 미국의 불확실성을 사회주의연맹세력에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조치였다. 그래놓고 미국은 곧바로 ‘韓米相互防衛援助協定’(한미상호방위원조.. 2021. 6. 26.
이종철, 철학과 비판, 도서출판 수류화개, 2021. 이종철, 철학과 비판, 도서출판 수류화개, 2021. “완색이유득(玩索而有得): 가지고 놀다보면 저절로 얻는 바가 있다!” 이 책은 저자의 혜안이 넘치는 철학함(philosophieren)의 방식을 담은 성실한 결과물입니다. 저자는 삶의 일상에서 문제의식을 길어 올려 좋은 의식과 감각의 실천(bon sense)으로 나아갑니다. 비판(Kritik)은 모름지기 가르는 것, 곧 이성 자신이 이성의 가능성과 한계,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생각’을 그야말로 곱씹어 ‘생각하여’ 현실을 풀어가는 해석학적 통찰력은 그의 목적, 즉 에세이 철학을 잘 드러낸 듯합니다. 그는 놀이하는 장사꾼, 때에 따라서는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어린 아이처럼, 그러면서 점잖은 어른답게 날카로운 분석을 시도(essay)합.. 2021. 6. 21.
윤병렬, 하이데거와 도가의 철학, 서광사, 2021. 윤병렬, 하이데거와 도가의 철학, 서광사, 2021. “존재는 텅 빔(無; Leere, Nichts)입니다!” 하이데거나 노장철학을 논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이데거는 서양철학사적 사유의 맥락을 해체한 인물이요, 노자와 장자는 공자와 같은 정형화된 논법을 타파한 동양철학자입니다. 굴직한 한 사람의 철학을 다 우려내는 것도 버거운 일입니다. 그런데 한 사람도 아닌 이 둘을 조합한다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철학자 윤병렬은 이 둘을 존재(Sein)와 도(道, Tao)라는 철학적 개념으로 손쉽게 풀어 밝힙니다. 하이데거의 시원적 사유, 길(Weg), 침묵 언어, 무위, 초연한 내맡김(Gelassenheit) 등의 유비점들을 찾아 그것을 현상학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흐름은 매끄럽습니다. 서양과.. 2021. 6. 12.
Levi R. Bryant, 김효진 옮김, 객체들의 민주주의, 갈무리, 2021. Levi R. Bryant, 김효진 옮김, 객체들의 민주주의, 갈무리, 2021. “객체는 외부에서 조종될 수 없다” 이 책은 종래의 철학사적 흐름에서 주체 중심으로 말미암은 객체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비판하며 객체적 존재론으로 전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철학에서 주객의 문제는 근대 이후에 끊임없는 논쟁거리였다. 근대철학에서 주체의식과 주체가 생각한다는 cogito의 선언은 가히 혁명적이었다는 평가는 상식으로 통한다. 그런 만큼 뼈아픈 고통과 치명적인 세계사적 전쟁의 결과를 가져왔던 것은 다 사실이다. 주체에 의해서 비추어지고 구성되어진 객체는 열등한 타자이거나 종속적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인식의 주체가 되는 존재자는 권력과 권위를 가진 인간은 대중과 자연을 통제, 조정, 지배하려고 하기 때문이.. 2021. 6. 11.
John Wolfgang von Goethe, 윤용호 옮김, 파우스트1/2, 종문화사, 2021. John Wolfgang von Goethe, 윤용호 옮김, 파우스트1/2, 종문화사, 2021. “파우스트, 죽음의 허무인가? 구원의 희망인가?” 《파우스트(Faust)》가 종문화사에서 새롭게 번역되어 나왔습니다.《파우스트》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미학자 쉴러와 교분이 있었다는 정황은 같은 시기를 살았던 철학자 칸트와도 연관이 있을 법합니다. 15-16세기 경 독일에 실존했다는 연금술사 파우스트의 이야기를 기초로 작품이 만들어진 괴테의 독특한 문학적 세계는 영국에서 이미 출간된 16세기의 작품과 레싱으로부터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의 수려한 문체와 짜임새 있는 구조, 그리고 인간애의 연민은 계몽적이고 낭만적인 인간상을 오롯이 드러냅니다. 더욱이 괴테의 파우스트는 성서적.. 2021. 6. 10.
Levi R. Bryant, 김효진 옮김, 존재의 지도, 갈무리, 2020. Levi R. Bryant, 김효진 옮김, 존재의 지도, 갈무리, 2020. “인간은 예외자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존재론하면 형이상학이 생각날 것입니다. 존재론은 일반 형이상학에서 다루는 분야입니다. 모든 존재자가 존재자로서 공통적으로 지니는 것을 말합니다. 이 구분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기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지어보더라도 브라이언트의 책 제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존재의 지도》(onto-cartography)라는 제목에 부제는 ‘기계와 매체의 존재론’이라니 아리송합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저자의 학문적 관심사나 그 깊이가 남다르다는 것을 단박에 깨닫습니다. 게다가 그의 문제의식을 독특하게 담아내는 것도 모자라 엄밀하게 풀이한 방식 또한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 2021. 6. 9.
도정일, 만인의 인문학, 사무사책방, 2021 서평: 도정일, 만인의 인문학, 사무사책방, 2021. “성찰적 언어의 환희: 짧은 글들 속에 머무는 긴 생각들” 인간, 탁월한 이야기꾼 진리는 자신의 알몸을 남김없이 드러내는 것입니다. 도정일은 삶의 예술 혹은 예술로서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조곤조곤 잘 말해줍니다. 인간의 탁월함(arete), 즉 인간 자신의 능력은 말하기, 이야기하기의 타고 난 능력에 있습니다. 아레테의 인간은 연결과 연결(narrare), 관계와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은 이야기(서사, mythos)를 통해서 존재의 확장을 꾀한다는 것입니다. 이야기하기의 탁월한 능력을 가진 도정일의 문제의식과 상상력은 ‘의혹의 해석학’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야기는 상상력이기도 하지만, 본 것에 대해서 시각적 기입하.. 2021. 6. 7.
황보윤식의 "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읽고나서 미얀마의 현 상황을 매일 뉴스로 지켜보며, 평화가 얼마나 간절한가 하는 생각을 하는 시점에, 보석과 같은 황보윤식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미얀마에 하루빨리 평화의 봄이 찾아오길 희망해 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과서에서 배워왔던 ‘개념의 상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잘못되었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동양'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새롭게 배웠다는 생각이다. 저자는 이렇게 밝힌다. “동양이라는 용어는 일제가 서양에 대한 대응개념으로 만들어낸 용어로서, 동양은 동아시아에서 서양식 근대화를 먼저 이룬 일제가 중심이 되는 지역사회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중화는 중국 중심의 아시아를 뜻했지만, 동양은 일제 중심의 아시아라는 뜻으로 동양=일제라는 개념으로 썼다는 뜻을 알았다. 그래서 일제는 이때부터 중국을 동양의 중심.. 2021. 5. 20.
황보윤식, 동아시아 평화공동체: 서평 며칠 전 부산에 사시는 월간 '바다낚시' 발행인이신 안00사장이 지난 2월에 나온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동연출판) 라는 책의 서평을 페복에 올렸다.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라는 제목의 책에서 저자는 아나키즘을 새로이 정의하고 있다. 함석헌의 평화사상을 근간으로 한 그의 아나키즘은 맹자를 바탕으로 한 민본주의와 유럽의 아나키즘이 보완되는 민본아나키즘이다. 그의 민본주의는 맹자에서 나와 정약용으로 요약되는 민본주의, 즉 통치자는 백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 뿐 백성이 통치자를 위해 존재하지 않음을 말하는 민본주의다. 또한 저자에게 아나키즘이란 단순히 정부를 반대하거나 정부가 없어야 한다는 무정부주의가 아니라 지배권위가 있지 않은 상태의 자유주의/자율주의, 즉 인간중심의 자연상태다. 그는 맹자의 민본주의와 유럽의.. 2021.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