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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4

G. Agamben, 박문정 옮김, 얼굴 없는 인간, 효형출판, 2021 서평: G. Agamben, 박문정 옮김, 얼굴 없는 인간, 효형출판, 2021. “진실을 찾을 권리, 진실을 말할 권리, 저항만이 여전히 인간일 수 있습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철학자 아감벤을 두고 팬데믹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그를 과소평가한 것입니다. 성찰적 인간이 된다는 것은 나의 생명이 누구와 연관되어 있고, 어떤 존재자로부터 비롯되었는가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을 뜻합니다. 아감벤은 생명정치를 이용해 인간의 절대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 정부, 의료, (헌)법 등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지금의 팬데믹을 예외상태로 규정하고 민중을 통제, 관리, 억압하는 시스템과 권력자들에 대한 일침이기도 합니다.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더 멀어지고 삶은 모호해지고 말았습니다. 인간을 단순히.. 2021. 8. 11.
“1984”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존 그레이와 함석헌의 비판철학에 기대어 “1984”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존 그레이와 함석헌의 비판철학에 기대어 “참과 거짓 사이에 결정불가능성의 범주가 있다.”_A. Jacquard 코로나 이전과 이후, 민중의 근본적인 정신 바탈이 달라진 게 없다! 바이러스로 불편한 것도 불편한 것이지만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두려움이 엄습하면서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인간은 서로가 의심의 대상과 익명의 환자로 보면서 마구 신고를 해도 되는 사물적 존재로 전락하였다. 그런데 필자는 우리의 지나친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의 발동이 북유럽이나 미국이라는 나라들과 비교하면서 괜한 우월감을 갖는 집단적 소속의 동질화를 문제라고 보았다.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를 들먹이는 것까지는 좋으나, 마치 그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굉장한 미스테리인 양 비아냥거리거나, 스.. 2021. 1. 19.
생명적 존재자에 대한 예의와 방역 단계 유감 생명적 존재자에 대한 예의와 방역 단계 유감 “이따금씩 일어나는 재해는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제아무리 인간이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한다고 하더라도, 역시 자연의 힘 앞에는 무력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 줍니다.”_G. Duby, 양영란 옮김, 서기 1000년과 서기 2000년, 그 두려움의 흔적들, 동문선, 1997, 183. “살아라!”라는 절대명령에서 예외자는 없다! 절대명령은 생의 의지(Wille zum Leben) 혹은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를 지닌 모든 존재자에게는 무례하고 무심하게 들린다. 절대명령은 그 명령을 내리는 주체와 그것을 이행해야만 하는 객체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자들은 자발적으로 타나토스(Thanatos)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2021. 1. 14.
질병 이후 격변의 시기, 인간의 망각과 애매모호한 사유: 자연이 답입니다! 질병 이후 격변의 시기, 인간의 망각과 애매모호한 사유: 자연이 답입니다! 이 마뜩치 않은 상황에 무릎을 꿇었다는 데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전체주의적 메시지에 내려앉은 인간 이성, 또 다른 하나는 미생물이라고 일컬어지는 어떤 존재. 모호한 인간의 이 스탠스를 분석하고자 하는 필자 자신도 혼란스럽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미생물로 인해서 이동은 물론 사람과의 관계도 소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매우 역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혹자는 바이러스로 인해서 고통을 당하고 죽어가는 사람이 발생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라고 항변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일찌감치 득도를 하여 인간사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설파했던 부처의 혜안을 뒤로 하더라도, 우리가 언제부터 고.. 2020.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