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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정환 목사 칼럼

MB정부에게 바라는 고언

by anarchopists 2019. 11. 2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2/17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고언(苦言)



  올해는 정치의 해가 될 것 같지요. 4월 11일 국회의원선거, 12월 19일 대통령선거가 우리의 관심 속에 열릴 것입니다. 이렇게 살기 어렵다고 하는 시대에 선택을 잘하면 국격(國格)이 상승할 것이고 잘못하면 아무래도 살림이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MB 정부의 마지막 해를 어떻게 함께 보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이루었으며 또한 이루지 못한 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이루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왜냐하면 역사는 언제나 시간의 매듭으로 이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것은 우리 삶의 공동체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남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불가불리의 공존과 공생의 관계입니다. 정치, 경제, 교육, 노동, 환경, 의료, 병역, 국제관계 등등 모든 것이 개인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올해, 이 나라의 정치 매듭 일정은 바로 나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마지막 해를 보내는 이 정부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 고언(苦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는 국민을 위한 적정 정치력을 회복시켜 달라는 것입니다. 이 정부가 처음 출범할 때의 공약들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갖게 됩니다. 시간은 1년밖에 남지 않았고, 상황은 지난 4년보다 훨씬 더 나쁜 것 같습니다. 서민경제 발전, 고도성장, 빈부격차 해소, 부정부패 척결, 실용주의, 준법, 남북관계와 북핵 해결, 국격 제고 등 많은 약속이 있었지요. 그러나 오늘의 상황은 어떠합니까?
  미국의 제42대 클린턴 대통령은 임기 말에 지지도는 높지 않았지요. 그러나 그는 정치무대의 막이 내리는 순간까지 복지와 기업규제 그리고 정치자금과 무역 조정에 힘을 다하므로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에 충실했지요. 그러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유종의 미를 거두었지요.



정치구조 탓이라고, 나의 부덕의 소치라고 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지금입니다. 국민의 아우성이 메아리 되고 있지 않은가요? 정치구조의 개혁은 다음 정치인들에게 맡기세요.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정해 원만한 해법을 찾는 대통령의 정치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분야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통령의 정치력 실종은 바로 국민에게 그 피해가 돌아갑니다. 이것은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라는 생각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적어도 1년이 남았으니 점검과 수정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합시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욱 어렵고, 힘은 더욱 빠지며, 사방의 공격은 더 거세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국민을 위한 적정 정치력은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국민을 위한 적정 도덕성의 확립입니다. 단언(斷言)하면 결자해지의 원칙에 따라 친인척과 측근들의 부패와 비리를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한 번씩 터질 때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짜증이 납니다. 서민이나 중산층은 허탈감과 좌절감으로 살맛을 잃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송구스럽다. 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짤막하게 한마디 하긴 하셨지요. 그러나 이후엔 터지기만 했지 재발방지엔 침묵하고 계시네요. 친형님인 이상득 의원, 박희태 전 국회의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이르게 되었어요. 이들에게 쏠리는 의혹은 갈수록 커지는데도 가만히 계시면 어쩌라는 것입니까?



아무리 부정해도 레임덕은 이미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급전직하로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친인척과 측근
의 비리는 그걸 최악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에 필자가 가지고 있던 의문점이 있었어요. 교회의 장로님은 특별히 경제 살리기로 국민의 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정통계승과 도덕성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선되셨고 말씀하셨지요. 우리 정부는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정부라고 했던가요?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피타고라스가 제자들에게 권했던 ‘양심의 자기검열’이 지금, 이 시점에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국민 앞에 입장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 정부가 무엇을 잘못해 사태가 이렇게 됐는지, 이젠 어떻게 할 건지 진솔한 사과가 있어야지요. 그리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민심 수습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일보다도 정책보다도 국민을 위한 적정 도덕성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조병화 시인은 <의자>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습니다.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드리겠습니다.

마음을 비우세요.
지금 어드메쯤 이 나라의 아침을 몰고 오는 그 분을 위해
묵은 의자를 깔끔하게 비워 드리는 준비를 하셔야지요.
간절한 이 정부의 건승을 기원 드립니다.




*위 이미지는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박정환 목사님은
박정환 목사님은 196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 영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영남신학대학교와 장신대 신학대학원(목회연구과)을 거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생태영성을 연구하여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금은 대구가톨릭대학교의 강사이면서 포항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측) 포항바다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바다’라 함은 “바름과 다름”의 합성어다. 박목사님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한 정보는 cafe.daum.net/seachurch에서 얻을 수 있다.

또한 박목사님은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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