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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토요 시사\장창준의 토요시사

MB가 천안함 사과 조건을 접으면 6자회담이 재개될까

by anarchopists 2020. 1. 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11/13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MB가 천안함 사과 조건을 접으면 6자회담이 재개될까
- 금강산 조건도 철회해야 빛을 본다 -

우리 정부가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천안함 사과 요구를 접을 가능성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일에 한 언론사와의 특별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과가 6자회담의 전제조건이냐’는 질문에 “국제사회의 모든 문제는 어떤 하나를 놓고, 그거냐 저거냐 이렇게 가를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답변했으며, 8일에는 “제일 중요한 조건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는지 여부”라고 말해 천안함 사과를 6자회담 재개와 직접 연계하지 않을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한미일 3국 정부가 6자회담의 재개 조건으로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복귀 ▲핵관련 활동 동결 선언 ▲9.19 공동선언 이행 재확인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언론 보도의 요지이다.

9일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천안함 사과와 6자회담 재개가 ‘별개의 문제’임을 설명했다고 한다. “6자회담은 천안함 문제보다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게 중요한 조건”이라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6자회담 재개 조건이 천안함 사과라고 얘기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언론보도만으로 정확한 맥락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MB 정부가 6자회담과 천안함 사과를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세가 불리해지니까 입장이 후퇴한 것’이건 애초부터 그런 전제를 달지 않았건 상관할 필요는 없다. 6자회담 재개의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가 제거되었다는 데 의의를 두면 될 것이다.

북을 제외한 5개국이 최근 수시로 접촉해왔고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5개국 정상들과 연속 회담을 전개할 것이라고 한다. 거기서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MB 정부가 직접 북측에 직접 전달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외교통상부 관계자가 "내내 협의만 할 수 없고 (5자 간에 협의한 것을) 언젠가는 북한에 던질 것이다“라며 ” 5자 간에 공감대 생기면 북한과 어떤 식으로든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북측 역시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다. 이산가족 상봉을 먼저 제의했으며, 최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간 회담을 오는 19일 개성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남측도 대북수해물자를 지원함으로써 일정 정도 화답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그것이 선이건 후이건 6자회담 참가국들 사이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은 일치하고 있는 것이며 비록 양에 차지는 않지만 남북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MB가 천안함 사과 전제 조건을 철회했다고 해서 곧바로 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6자회담의 전제조건은 북과 미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의 불확실에서 온 것이었으므로 천안함 전제 조건은 사실 쌩뚱 맞은 것이었다. 오바마 행정부 역시 그 전제조건이 합리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한미 동맹을 중요시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용인해 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천안함 전제 조건 철회는 인위적으로 형성된 장애물을 제거했다는 의미를 가질 지언정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가 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천안함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남북관계이다. 지금까지 MB 정부가 천안함 사과와 남북관계를 연결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없다. 그러나 남북관계와 천안함 문제를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발언이 있어야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 천안함 문제는 별도로 두고 즉 현재의 남북관계 파일에서 천안함 파일은 떼어 내어 따로 보관하면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는 접근이 필요하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천안함의 부담을 털어냈듯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3대 조건의 부담을 털어내야 한다. 금강산 관광과 대북지원을 재개하는 후속적인 조치가 있어야 6자회담과 천안함 사과를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MB 정부의 긍정적 입장이 빛을 보게 될 것이다.(2010.11.11, 장창준)
장창준 선생님은
젊은 일꾼으로 통일문제연구자이다. 2001~2006년 동안, 남북공동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에서 통일외교 분야를 담당하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대복관계 전문가로서 활발한 연구실적을 내놓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본문 내용 중 사진은 인터넷 네이버에서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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