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토요 시사\장창준의 토요시사

전쟁을 부추기는 어둠의 논리들

by anarchopists 2020. 1. 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1/08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전쟁을 부추기는 어둠의 논리들
- 전쟁을 막기 위한 대화엔 조건이 필요없다 -

북측이 신년공동사설에서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고, 공화국 연합성명을 통해 ‘무조건적인 대화’를 제의하자 한사코 북측의 대화 제의를 의심하고 남북대화에 조건을 달고 6자회담을 회의하는 세력들이 있다. 이들은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워 전쟁을 부추기는 논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우선 지적해야 할 것은 MB 정부이다.
일단 남측 당국은 북측의 대화 제의에 “시간을 갖고 검토하겠다”는 것 외에 이렇다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의 부정적인 발언이 소개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진정성 없는 위장평화공세”라 평가하고, 청와대 역시 “‘내용’과 ‘형식’ 모두 진정성이 없다”고 절하한다. “대화하자는 것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외교통상부 당국자의 발언이 그나마 위안을 주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진정성의 기준은 “국민과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태도 변화”이다. 즉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와 조치’가 그것이다. 그러나 북측의 진정성은 12월 20일 확인되었다고 볼 수 있다. 12월 20일 북측은 남측의 포사격훈련에 대응 사격을 하지 않았다. 일단 그걸로 진정성은 확인된 것이다. 천안함에 대해 사과하라고? MB 정부는 그에 앞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진상부터 명확하게 공개할 일이다. 남측 사회에서도, 국제사회에서도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 ‘천안함 사건’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다.

‘연평도 사건’은 북측의 사과나 유감 표명을 받는 문제는 원론적으로 동의가 된다. 그리고 북측 역시 남북 대화 과정에서 그와 같은 의사 표명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것 역시 대화의 전제조건이 되어서는 안된다. 만약 북측이 11월 23일 연평부대의 포사격 훈련을 서해에서 벌인 것에 사과를 요구하고 그것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운다면 MB 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따라서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의 사과나 유감 표명은 남북 대화를 진행하고 남북관계를 새롭게 진전시키는 과정에서 즉 최소한의 신뢰와 관계를 회복한 후에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서로 간에 인식이 전혀 다른 사안을 놓고 그것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대화를 거부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 현재의 남북 대결 상황에서 대화의 부재는 전쟁의 길을 열어놓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전쟁을 막기 위한 대화에 조건은 필요하지 않다. 그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곧 전쟁을 부추기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익명성’을 무기로 하여 전쟁을 부추기는 발언들을 거리낌없이 내뱉고 있는 것이다.

전쟁을 부추기는 어둠의 세력은 정부 당국자들만은 아니다. 동아일보의 한 논설위원은 1월 7일자 기사에서 “6자회담 다시 해도 실패한다”는 제목의 글을 썼다. 북의 관심은 ‘우라늄 핵무기 개발’이라며 “기존 방식의 6자회담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라고 회의한다. 6자회담 을 재개하기 위한 관련국들의 외교적 행보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다. 그 논설위원에게 묻고 싶다. ‘기존 방식의 6자회담’이 아니면 어떤 방식의 해결이 있는가. 결국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전쟁불사’이다. 지난 해 천안함 사건 이후 중앙일보의 어느 논설위원은 “3일만 참으면 된다”며 전쟁을 선동한 바 있다. 대한민국 언론의 논설위원들이 전쟁을 ‘선동’하는 범죄적 글들을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쏟아붙고 있는 것이다.

전쟁을 부추기는 논리와 세력들이 판을 치는 한국 사회, MB 시대의 비참한 현실이다.(2011, 1. 8, 장창준)

장창준 선생님은
젊은 일꾼으로 통일문제연구자이다. 2001~2006년 동안, 남북공동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에서 통일외교 분야를 담당하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대복관계 전문가로서 활발한 연구실적을 내놓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은 노컷뉴스에서 따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