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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일요 시론, 시평

4.27 보선결과와 미래사회

by anarchopists 2019. 12. 2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5/01 07:53]에 발행한 글입니다.


4.27 보선결과와 미래사회

4.27 이 나라에는 선거난장(選擧亂場)이 있었다. 4.27 지역보선이 있을 때. 보수언론과 조금 진보적인 언론에서는 다 같이 떠들어댔다. “내년 대선과 총선의 대리전”이라고. 그리고 “이번 보선의 결과에 따라 정권의 판도가 달라진다.”고. 특히 보수언론들은 4.27보선에 중립적인 태도보다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비중 있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것은  이면에 “4.27 보선의 결과에 따라 나라가 어찌 되는지 아느냐”고 나라사람들에게 엄포를 한 셈이다. 곧 기득권 유지를 위한 악발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애석한 면도 있지만, 늘 그랬듯이 판단의 오류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그 지역 사람들의 판단이 옳았다. 큰 선거(국회의원, 도지사)에서 야당이 2지역, 여당이 1지역에서 당의 승리를 가져왔다. 이번 선거는 인물선거가 아닌 지역선거였기 때문이다. 작은 선거(기초단체장)에서는 여당이 2지역, 야당이 4지역에서 지역민의 입장이 대변되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 한나라당이 보여준 추태는 인물추천에 있다.
정당에서 지역선거에 나갈 인물을 추천하는 기존의 정당추천 태도에 모순이 많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여기서 거론하지 말자. 이번 보선에서 한나라당은 인물추태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가 나라사람들에게 주는 이미지와 그 영향이 크다는 것을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내년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이번 보선을 통하여 만들려는 전략을 짰다는 말이다.(밝힐 수는 없지만, 나는 누가 이 전략을 짰는지 알만하다) 그리하여 도데체가 ‘정치적 맑은 인물’에 속할 수도 없는 사람들을 지역선거에 추천하였다.

어떤 이는 시민사회의 바램을 배신한, 배신의 논리를 가진 자였다. 그를 정치적 역량보다는 다만 대중적 인지도에 의존하여 추천하였다. 두 번째 사람은 “전 국민적으로 망신을 당한” 사람이었다. 그는 당시 언론과 여론에 의하면, 다시는 얼굴을 들고 뻔뻔한 모습을 드러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그런데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에서 추천한 듯하다. 또 한 사람은 철저한 기득권층이다. 그는 “전면 무상급식은 서민 고통만 줄 뿐” 이라며 해괴한 논리를 편 사람이다. 또한, 그는 야당에서 당선된 또 다른 사람처럼 기회주의자이다. 야당도 마찬가지만, 한나라당은 특히 기회주의자. 철면피, 배신자 등 인간윤리에서 열등하거나 타락한 사람들을 내년선거의 대리전에 내보냈다. 이들을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당의 전략만 가지고 공천하였다. 이것은 특히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지역사람들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였다.

그 결과는 일부지역에서 어처구리 없이 나왔다. 아직도 그 지역사람들의 민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데체가 한나라당에서 기대도 안 하고 포기(?)한 지역이었는지도 모르는(한편으로는 편협된 지역민심을 믿었기에)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이 이기고, 기대에 부풀었던 전략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이 실패하였다. 이것은 곧, 그 지역 사람들의 부분적 민심일 런지도 모른다. 지금 이 나라 사람들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거의 기대를 하지 않는다. ‘미래 에너지’인 나라의 강토를 요절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더 중시하는 대통령이라는 인식이 이제 나라사람들이 다 알게 되었다. 또 평화와 통일보다는 전쟁부양책을 쓰는 대통령이라는 것도 알았다.

대통령에 대한 실망문제는 제쳐두자. 이번 선거를 통해 이 나라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말해보자. 이번 보선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중앙정치가 아니다. 지역정치의 시대이다. 그래서 이 나라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많이 바뀌어야 한다. 미래사회는 자연과 인간 중심의 사회이다. 따라서 앞으로 시대는 인간과 자연을 지배하고 겁탈하는 정치와 경제의 비중은 적어진다. 상대적으로 문화(특히 인문과 예술)를 통함 삶의 즐
거움을 찾는 시대가 온다.
문화 중심의 시대에서 정치권력은 오히려 인간의 행복을 제약하는 요소일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제 중앙집권적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 지역관리시스템이다. 더 나아가 작은 마을공동체 중심의 사회구조로 바꿔야 한다. 전기 등 에너지관리, 도로 등 사회간접시설의 관리, 인간 삶의 기본인 물의 관리 또한 나라 전체 중심이 아닌 지역과 마을 중심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사회는 변하는 데 정치는 자기 이익 챙기기에 바빠, 아직도 기득권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으면 안 된다. 미래를 볼 줄 알아야 한다. 함석헌의 말로 글을 마감한다. “권력주의에 참 의미의 나라는 없다. 나라는 사람이 나 밖에 남, 이제 밖에 이 다음을 아는 데서만 나올 수 있다. 철저한 권력주의는 먹을 대로 먹고 권세를 부릴대로 부리다가 죽으면 그만이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동안에 결과를 가지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속일 수만 있으면 얼마든지 속이고 억누를 수 있으면 얼마든지 억눌러도 좋다는 것이 그들의 정치철학이다.”(《함석헌저작집》 4권, 286쪽) (2011. 5.1 아침, 취래원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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