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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특별기고

3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by anarchopists 2019. 12. 2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3/14 06:57]에 발행한 글입니다.


'남북정상회담설'이 다시 등장했다.

‘뜬금 없었는’ 이명박 대통령의 3.1절 경축사가 왜 나오게 되었는지 가닥이 잡혔다. 3월 9일 현인택 통일부장관 “남북관계에 여러 갈래의 흐름이 있지만 아직은 불안하고 불확실해 보인다” 3월 7일 정부고위당국자; “우리 내부에 일부가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비록 정상회담에 대한 유보적 혹은 부정적 발언이지만 위 두개의 발언은 MB 정부가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정상회담 추진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털어놓았다는 점에서 공식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설’만 무성하다가 추진되지 못하는 지난 두 차례의 전철을 답습할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

그러나 현 남북관계 상황을 둘러싼 정황들을 보면 지난 두 차례의 시도보다는 이번 정상회담 추진설은 ‘설’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시기의 문제는 여전히 유보적이긴 하지만 올 한 해 실제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첫째, 미국과 중국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다. 미중 양국은 지난 1월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였다. 다양한 외교 통로를 통해 이같은 양국의 입장은 이명박 정부에게 전달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3년이 넘는 경색기간이 지속되었다는 점에서 실무급이나 장관급에서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어려운 조건이다. 남북 양 정상이 대승적으로 결단해야 상황이 풀리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남북군사실무회담의 결렬과 이명박 대통령의 진노는 이같은 점을 역설하는 사례였다.

둘째, 경색된 북미관계 역시 해소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 당국자를 만난 자리에서 보즈워스는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진지한 회담이 곧 시작될 것”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그리고 보즈워스 방중 당시 북측은 김계관을 중국에 보내 보즈워스와의 대화를 타진한 바 있다. 비록 보즈워스의 방중 일정이 짧아 보즈워스-김계관 회동은 무산되었지만 북미 양측이 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최근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 참석한 보즈워스의 "북한의 정권교체는 미국의 정책 목표가 아니다"라는 발언은 위와 같은 북미 해빙 모드 속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국측은 대북식량지원 문제에 전향적인 자세를 내비치고 있다. MB 정부를 만나 대북식량지원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보즈워스 역시 대북식량 지원을 역설했다. 남북관계 개선없는 북미대화 재개에 정치적 부담을 갖고 있는 미국 측으로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MB 설득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셋째, 북측의 적극적인 대화 모색이다. 1월 미중정상회담 이후 북측의 대화 모색 노력은 적극적으로 전개되어 왔다. 남북군사고위급회담을 제의했는가 하면 미국 측에게는 식량 지원을 요청함으로써 대화 분위기를 만들려는 기색을 보였다.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개선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키 리졸브 훈련에서도 비록 표면적으로는 ‘핵참화’, ‘서울불바다’와 같은 극단적인 표현이 난무하긴 했지만 극단적인 군사적 대응을 자제했다. 대화 재개 분위기를 망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설은 이와 같은 정황 속에서 나온 것이다. 좀 더 기대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어떤 식으로건 남북 정상이 만난다면 혹은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접촉이 계속된다면 최근의 극단적인 남북 대결상태는 해소될 것이다. 북미 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도 탄력을 줄 것이다.


그러나 악재가 생겼다. 표류어민의 송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귀순 공작 여부이다. 남측은 귀순 공작은 없었으며 자유로운 의사로서 남측 귀순을 희망했다는 것이다. 북측은 귀순 공작의 결과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인지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

반북대결론자들에게 이 문제는 또 다른 꽃놀이패로 보일 것이다. 정상회담설까지 거론되고 있는 현재의 좋은 분위기가 송환 문제로 인해 역전될 조짐마저 보인다. 반북대결론자들은 이 문제를 제2의 천안함으로 만들려 할지 모른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송환 문제가 남북당국의 합의 하에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남북 관계 개선에 더 좋은 작용을 하는 역설적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현재의 대결양상을 예의주시하면서 반북대결론자들의 송환문제 악용에 제 때 대응해 그들의 남북관계 악화 기도를 분쇄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2011.3.16.장창준)

장창준 선생님은
젊은 일꾼으로 통일문제연구자이다. 2001~2006년 동안, 남북공동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에서 통일외교 분야를 담당하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대복관계 전문가로서 활발한 연구실적을 내놓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위 기사는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에서 발간하는 <통일돋보기>66호에서 다시 불 수 있습니다.http://nci.or.kr/bbs/tb.php/03_2_new/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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