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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종강 변호사 논단

함석헌이 바라던 정치 1

by anarchopists 2019. 12. 21.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6/13 13:53]에 발행한 글입니다.

[오늘부터 5일간 박종강 변호사의 글 "함석헌이 바라던 정치"가 나갑니다.]

함석헌이 바라던 정치(政治)

1. 들어가며

2011년도 이젠 6월이다. 이 나라는 하루가 지나고 나면 온 동네에서 다들 난리다. 2011. 5월 저축은행사건이 뚜껑을 여니 계속 오물들이 나오고 있다.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의 비리에 감사원의 비리 거기에 정치권까지 모두 로비의혹으로 연관되어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나오는 것일까? 아니다. 그간의 30년간의 압축성장의 문제가 이제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각종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기관, 그리고 그러한 기관의 감독기관들이 서로간의 정실에 얽혀서 또아리를 틀고 있다는 것이 이제 밝혀지고 드러난 것이다.

사법부도 마찬가지다. 전관예우의 출발이 사법부에 있던 원죄를 무시할 수 없다. 전관예우의 폐단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심각한 것은 사법부가 어떤 사안의 마지막 판단기관이라는 데에 있다. 전관예우의 폐단을 줄이겠다고 판, 검사의 근무지에서의 사건수임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제도를 출범시켰지만 그 운용을 좀 더 지켜볼 일이다. 그런데, 거기만 그러한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영역싸움도 치열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 하여야 할 업종에 무차별적으로 진출한다. 그리고 청년실업문제도 있다. 그러나 더 사회병리적인 문제는 자살이다. 언론이나 사람들이 언급을 하지 않지만 요즘 이 나라는 자살공화국이다. 이것을 어떻게 치유하여야 할까?

이러한 문제들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이 나라 사람들이 성장주의의 물결에 휩쓸렸다가 격고 있는 홍역이다. 그냥 그대로 놓아두면 때가 되면 해결이 되는가? 현재의 상태로는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대부분 정치적인 헤게모니를 위한 것만 관심사다. 일단, 2012년에는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있다. 2011년 하반기부터는 한마디로 선거판의 구도로 모든 것이 움직여지는 상황이다. 정치가 온 나라를 횡횡하는 이러한 시점에 과연 무엇을 하여야 하나? 필자는 이시대의 사상가였던 함석헌의 정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되 내이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지금의 시대는 어떤 시대인가?

함석헌이 살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어떠한가?  함석헌이 이미 1972년 4월 씨알의 소리 10호에 기고한 글에서 보자.

"60년전에 나라가 먹히려 할 때 마음이 좀 먼저 깨어서 아직 자고 있는 씨알들을 불러일으키려 애를 태웠던 지사들이 울부짓던 때에, 다급해진 현실을 그리려고 흔히 썻던 비유가 있다. 큰 집 서까래 끝에 둥지 틀고 새끼를 친 제비란 놈들이 그 집에 불이 나서 타죽게 된 줄도 모르고 밝고 따뜻해 좋다고 지지배배하는 것과 같다는 비유다. 오늘도 그때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함석헌저작집 3권 192페이지)

함석헌이 언급한 그 시대는 1972년은 박정희정부가 유신헌법으로 통지하던 시대다. 함석헌은 그 시대나 일제하의 시대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면 함석헌이 말한 그때와 오늘이 다를 것이 무엇인가? 거의 다를 것이 없다.

현재의 정치현황을 보면 함석헌이 지적한 1970년대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군사독재가 아닐 뿐,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습태는 여전하고 급속도의 경제발전과 정보화되고 세상이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심각한 것은 부패한 것은 관료나 각계각층에서 좀 더 구조적으로 조직적으로 오염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것은 정말 이제 빙산의 일각인지 모른다.

그래도 함석헌이 살던 시대는 순박한 점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들 극도의 가족주의에 빠져있는 것이 이나라의 현실이다. 함석헌이 살았던 시대나 일제하의 시대나 지금의 시대나 차이가 없고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더 황폐해진 상태다. 일제하는 독립운동하다가 전쟁터에서 죽거나 배고파서 죽었고, 독재정부 하에는 민주주의 부르짖다가 감옥에서 죽거나 살인적인 근로조건의 산업현장에서 재해로 죽었다. 지금은 감옥에서 죽거나 하지 않는다. 산업현장의 노동환경도 예전보다는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살한다. 자살의 연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의 그 순박한 마음들이 다들 콘크리트같이 굳어져 화석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화석이 되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 해쳐야 한다. 정치가 예술이 종교가 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이 우선해야 하는가? 정치다.
왜냐면, 사람들은 바로 날마다 정치와 마주치기 때문이다.(2011. 6.12, 박종강)

박종강 변호사님은
사법고시 33회 출신이다. 법률사무소 “민중”에 소속되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론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한세병인권변호단,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기자, 한국소비자보호원 소송지원단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제도권의 로스쿨에 반대하여 빙송통신 로스쿨(민중로스쿨)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 함석헌학회 감사직을 맡고 있으며 새물결포럼, 함석헌평화포럼에도 관여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위 글은 2011년 6월 12일 함석헌평화포럼 부산아카데미에서 발표된 글입니다.
* 사진은 인터넷 네이버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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