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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장창준 선생 논단

한반도, 민족공동체 갈 길은 어디인가? 4

by anarchopists 2019. 12. 27.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2/25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제3회 함석헌포럼 학술발표 글]


전쟁과 평화의 길림길에 선
민족공동체 갈 길은 어디인가?

5. 단기적 과제: 2011년 평화의 길

전쟁과 분단의 구조를 평화와 통일의 구조로 바꾸기 위한 과정은 지난 10년의 회고 속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지난한 과정을 필요로 한다. 특히 도입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은 2011년의 구체적 과제로 제시하기에는 평화와 통일 구조로의 전환은 너무 먼 이야기이다. 올 한해 닥치고 있는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서 전쟁의 길을 회피하고 평화의 길을 도모하기 위한 적극적인 실천과제가 요구된다.

첫째, 범국민적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전쟁이냐 평화냐 하는 문제는 지난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전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되어 있으며, 정치권의 최대의 쟁점으로 부각되어 있다. 향후 국내외 정세는 이 문제를 중심으로 각 나라와 정치세력 사이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문제는 단순한 정치적 현안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칠천만 민족의 생사존망이 달린 절박한 운명문제이며, 칠천만 민족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문제이다. 이 문제를 회피하고 민족의 미래를 논할 수 없으며, 민중들의 생존권을 말할 수 없다. 전쟁반대 평화수호의 기치를 높이 들고 반전평화운동에 전 국민이 떨쳐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불안정한 한반도 정전체제를 공고한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운동은 ‘전쟁 반대 평화수호’의 기치아래 한반도 평화 협정 체결운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하는 것이다. 연평도 사건으로 한반도 불안정한 정전체제의 구체적 실태가 명백히 드러났으며, 그로 인한 대립과 대결이 물리적 대결국면으로 나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지 않고 그 어떤 한반도 평화도 얘기할 수 없는 상태가 돼 버렸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운동이 2011년 반전평화 투쟁의 중심축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현 시기 반전평화운동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운동을 중심으로 하면서 여기에 다양한 활동들을 배합해 나가야 한다. 상호 적대적 대결을 부추기는 일체의 행동 중지 촉구운동, 상대방에 적대적인 군사훈련의 중단 촉구운동,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방면적인 대화와 협상 촉구운동 등을 잘 결합해 나가야 한다.

특히 전쟁과 평화의 1차 갈림길이 될 3월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을 반대하기 위한 적극적인 실천활동이 요구된다. 키 리졸브 훈련이 예전과 마찬가지로 대북적대적 성격을 갖고 대규모로 진행된다면 북측은 이를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것이며 대미, 대남 군사강경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이명박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남북관계 개선 촉구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연평도 포격사건, 천안함 사건은 그 발생경위가 어떻든 모두 남북관계가 화해협력관계로부터 다시 대결관계로 바뀐 데로부터 파생된 것이다. 적대적 남북관계가 더 이상 지속되게 되면 평화적 통일의 길이 더욱 멀어지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전쟁위기상황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으며, 한반도 평화도 공염불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대결적 적대적 남북관계를 대화와 협력관계로 바꾸는 문제는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로 된다.

따라서 남북 공동의 통일강령인 6.15, 10.4선언의 기치를 높이들고 적대적이고 대결적 남북관계를 화해협력적 남북관계로 바꾸기 위한 범국민적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범국민적 남북관계 개선 촉구운동을 활발히 펼치는 한편, 단순히 촉구운동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전 국민적인 남북 교류와 화해협력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당국간 대화 촉구 운동, 민간 차원의 대화와 협력운동, 대북 지원운동 등을 활성화하고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

셋째, 한미동맹 문제를 사회적 쟁점화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야 한다
. 물론 전쟁과 분단의 구조가 60년 넘게 지배했던 한국사회에서 한미동맹 문제를 사회적 쟁점화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의 회고 속에서 확인되었듯이 전쟁과 분단의 구조를 평화와 통일의 구조로 전환하는데서 한미동맹 폐기는 결정적 요소이다. 또한 2011년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서 한미동맹은 평화보다는 전쟁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오바마 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바뀌지 않거나 혹은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화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대북정책이 한미동맹의 틀 속에서 미국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어느 경우이건 한반도 평화보다는 한반도 전쟁으로 가는 결정적 요인은 한미동맹이 될 것이다.

지난 해 한국 사회는 한미 동맹의 문제점을 공론화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있었다.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 동조하여 한국 정부가 이란 멜라트은행을 제재함으로써 이란과의 무역에서 상당한 손실을 본 것이다. 한반도 문제와 아무 상관이 없는 이란 문제가 한미동맹 구조 속에서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선택이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이란 문제에 연루됨으로써 경제적 피해를 받게 되는 유례없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한미 양국이 글로벌 동맹을 추진함에 따라 이같은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다.

한미동맹이 한국사회의 가장 커다란 화두로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한반도 평화가 구축되는 정도에 따라 한미동맹은 자연스럽게 논쟁의 대상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같은 시기를 적극적으로 맞이하여 그같은 논쟁을 진보적인 평화애호세력들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그 시기를 통해 한미동맹을 폐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한미동맹의 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6. 결론

지금까지 우리 민족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개괄적으로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쟁과 분단의 구조를 평화와 통일의 구조로 바꾸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2011년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서 평화의 길을 찾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현재 국제질서는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탈냉전이라는 과도기적 환경에서 미중 양극체제로의 전환이 시작되었다. 불행하게도 우리 민족은 국제질서의 격변기에서 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뒤풀이 했다. 서구 열강들의 식민지 쟁탈전이 전개되었던 19세기 말 우리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이라는 두 개의 전쟁을 겪으면서 결국 일제 식민지가 되는 경로를 밟아야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 이후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우리 민족의 노력은 미소 양국의 지배정책과 미국의 패권적 점령정책으로 인해 한국전쟁과 분단을 겪고 말았다.

100년이 넘는 민족의 비극사를 통해 우리는 대외정책에서 두 가지 큰 교훈을 얻어야 한다. 첫째 양극체제 하에서 약소국은 강대국의 희생물로 전락해야 했다. 청나라와 일본의 양극, 일본과 러시아의 양극, 미소 양극체제 속에서 우리는 청일전쟁, 러일전쟁, 한국전쟁을 겪었다. 미중 양극체제라는 국제질서의 재편이 달가울 수가 없는 상황이다.

둘째 양극체제가 민족 비극의 국제정치적 환경이었다면 자주적인 외교노선이 부재했던 것이 민족 비극의 주체적 요인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바로 이같은 과거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맹신하면서 한중 관계의 악화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극단적인 편미 외교에 치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이 쇠퇴하는 패권국이라면 중국은 부상하는 신흥강국이다. 미국과 결별하고 중국과 동맹을 체결하자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있는 외교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미래와 한국의 이익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제이다.

균형있고 실리적인 외교 역시 우리의 힘이 뒤받침 되었을 때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국제질서의 변화는 우리 민족에게 통일이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역설하고 있다. 이 격변의 시기에 우리 민족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하나의 힘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비극적인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할 것인가 민족사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인가. 2011년을 살아가는 바로 우리의 과제라 할 수 있다.(2011. 2.17, 장창준, 끝)

장창준 선생님은
젊은 일꾼으로 통일문제연구자이다. 2001~2006년 동안, 남북공동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에서 통일외교 분야를 담당하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대복관계 전문가로서 활발한 연구실적을 내놓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어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넷 테러입니다. 함석헌평화포럼에서 글을 올리는 시간은
분명히 매일 아침 6시30분 전후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글을 올린 시간이 1904년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어째 세상에 이런 일이....공지사항에 글을 올렸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 본문 안의 사진은 인터넷 네이버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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