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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한미FTA를 이기는 길, 생협운동이다.

by anarchopists 2019. 11. 27.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2/28 07:34]에 발행한 글입니다.


한미FTA를 이기는 길,
생활협동조합운동이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논리에 의한 자유무역협정(FTA)이 지역적으로 폭넓게 추진되고 있다. 이 탓으로 권력과 자본에서 소외되어 있는 경제약소국의 사회적 약자인 다수인민들의 삶이 위협을 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한미FTA이다
. 이번 한미FTA체제를 이기는 대안을 찾아보자.

세계역사에서 18세기 이후 우리 인류의 삶의 형태를 끌어가고 있는 경제질서는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는 생태적으로, 인간의 가장 기본적 삶의 가치인 ‘양심과 도덕’, ‘더불어 사는 공동체정신’ 등 인간적ㆍ정신적ㆍ문화적 가치를 강조하는 인문주의를 멀리한다. 대신에 독점적 ‘이윤획득’을 위해 모든 인간적ㆍ정신적ㆍ문화적 가치를 상품화한다. 그래서 노동자의 노동력도 돈으로 계산된다. 이 때문에 자본주의는 ‘부의 축적’을 위한 경쟁주의, 극단적 이기주의 등 물질적 가치를 더 강조하는 삶의 방식을 유행시킨다.

자본주의는 다시 ‘중심부 자본주의’와 ‘주변부 자본주의’라는 경제구조를 만들어낸다. 중심부 자본주의는 유럽ㆍ미국 등 밑으로부터 확립한 경제체제를 말하고, 주변부 자본주의는 강대국에 의해 위(국가)로부터 강제된 경제구조를 말한다. 남한경제는 ‘주변부 자본주의구조’에 속한다. 이렇게 구조화된 오늘날 자본주의는 중심부 자본주의국가들이 주변부 자본주의국가의 노동자들이 애써 창출해 낸 잉여가치(이익)를 착취해 가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자본주의는 날이 갈수록 타락과 부패의 도를 더해간다. 곧 정치권력과 유착관계를 만들면서 우리 사회를 ‘자본의 지배’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 만들어내고 있다. 이를 ‘부패타락한 자본주의’라고 한다.

역사에서 같은 시기에 병들고 썩어가는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사회주의 경제이론이 창출되었다. 이의 실현을 위해 사회주의경제체제가 성립되었다. 소비에트연방과 중국공산주의연방이다. 그러나 사회주의경제체제는 1980년대 이후 가시적 실패(?)를 보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주변부 자본주의사회에서는 훌륭한 기술개발과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중심부 자본주의국가와 대등한 경제적 지위를 만들어나갔다.

이에 위협을 느낀 중심부 자본주의국가들의 권력과 자본은 허울 좋은 신자유주의 구호를 바탕으로 FTA체제를 만들었다. 그리고 자본약소국들에 이를 강요하였다. 이 때문에 권력과 자본에 압제를 당하는 주변부 자본주의국가의 다수 인민(노동자)과 농어촌의 생산자들은 직접적으로 생계위협을 받게 되었다. 앞으로는 기득권(자본권력과 정치권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FTA경제체제가 중심이 되는 시대이다. 따라서 권력과 자본에서 소외된 도시노동자와 농어촌생산자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FTA체제에 대항할 수밖에 없다. 국가의 권력과 자본에 희망을 걸
수 없다. 인민 스스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인간답게 살 수밖에 없다
.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 소비자와 농어촌의 생산자가 함께 힘을 모아 새로운 삶의 공동체를 만드는 운동이 필요하다. 이것이 생협운동이다. 그러면 생협에 대해 간단히 말해보자.

생협은 유럽에서 소비자(노동자)생활협동조합운동이 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유럽에서 18세기 자본가의 이익창출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자본주의 경제질서가 나오면서 노동자들은 반대급부로 경제적 손실을 입어야 했다. 즉 노동자의 생계유지에 가장 중요한 생필품(특히 먹을거리를 비롯한 식료)을 중간유통 상인과 자본이 지배하게 되었다. 노동자들은 상인자본에 의하여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노동자들은 상인자본이 빼먹는 이익을 없애기 위해 생산자와 직거래를 하게 되었다. 이게 생활협동조합이 생겨난 배경이다. 생협의 본질은 조합원의 출자를 통한 설립과 이용, 단위조합의 자립자치에 있었다. 그러다가 자본이 정치권력과 유착하여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해 들어오자, 점차 조합원의 사회적 역할도 강조하게 되었다. 바로 지역운동과 국가경제에 대한 관심이다. 이것이 자본가의 자본독점과 비인간성, 그리고 국가권력의 폭력성에 대한 투쟁으로까지 나타났다.

따라서 생협운동은 단지 물품을 구매하고 농업과 환경분야를 개선하는 운동이 아니다. 권력과 자본이 ‘성장과 개발’이라는 허울 아래 노동자의 인격과 노동을 상품화하는 비인간성에 대한 저항이요 비폭력 싸움이다. 특히 한미FTA체제 아래서 노동자와 소비자가 자신들의 생존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생협운동을 벌려나가야 한다. 나아가 농어촌의 생산자들도 ‘환생산자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도시 소비자의 생협과 연대하면서 한미FTA체제에 대항하는 운동도 벌려나가야 한다. (2011. 12.28,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 본문 내용 중 사진 아래는 미니투데이(2011. 12.22일자)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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