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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상문 선생 칼럼

한국은 축제공화국, 이제 바꿔야 한다.

by anarchopists 2019. 12. 2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3/23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지역축제,
재인식되고 지역 합의과정 거쳐야

긴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왔다. 벌써부터 전국 각지는 남도를 시작으로 꽃 축제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다. 지역마다 매화축제, 산수유축제, 벚꽃축제가 도시사람을 유혹한다. 꽃 축제가 지나면 각 지역은 본격적으로 자기 지역을 알리고, 지역주민들이 함께 나누는 축제들이 벌어질 것이다. 축제는 시골마을의 대동축제부터 대도시의 빅 이벤트까지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축제천국이다.
지난해 조사된 기록을 보면 10월에만 치러진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축제 수는 300여개에 이른다. 기초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문화예술단체, 직능단체, 그리고 마을단위 축제를 합치면 2000여개의 축제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이 처럼 지역축제가 많아진 것은 무엇보다도 자치단체들이 지역주민들을 위한 위민행사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와 이를 통해 지역 활성화를 이뤄보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그런데 이렇게 시작한 지역축제들은 정말로 지역주민들을 위한 축제로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축제는 지역이미지 제고를 비롯하여 주민의 자긍심 고취,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이것이 지자체마다 축제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받으면서도 '대표축제‘을 만들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이유다. 실제 무주반딧불축제 등 전국적으로 지역축제가 지역 대표상품으로 자리를 굳히며 지역정체성 확립을 지자체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최근 진행되는 지역축제들은 행정기관들이 전시행정의 일환으로 기획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은 지역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그치고 시민들의 문화적 역량을 모아 축제에 반영하려는 노력보다는 상업주적 이벤트회사에 용역을 주어 축제를 위탁사업화 하고 있다. 그러니 축제기간 중 시민들은 주체이기보다는 구경꾼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더 심각한 경우는 축제에서 시민들의 참여는 더욱 소외되고 축제를 지원하는 자치단체나 기관들의 유력인사들은 개막식과 폐막식 등의 의전행사에서 장시간 단상을 차지하고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행태가 나타나게 되었다. 실제로 어느 지역은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지역축제에 지역유력인사들의 얼굴 알리기가 성행하는 형식적인 의전행사들이 많았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축제가 관광산업과 지역 대동제를 명분으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얼굴 알리기, 치적 쌓기 등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기도 한다.

축제를 축제답게 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전문가가 아니어도 다 아는 세상이 되었다. 축제는 지역성을 담보해야 하고, 축제전담조직이 필요하고, 축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시민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세계적인 축제를 유치해서 지역을 알리는 지역성이 떨어지는 홍보성 축제일지라도 축제로 인해 시민의 자부심이나 자긍심이 고양될 수 있다는 것은 일반시민들도 잘 아는 상식이 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시민을 문화적 호혜 대상으로 보고 있는 자치단체의 문화행정 실태는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역축제의 성공은 무엇으로 가름하는가? 축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지역 내의 합의과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최근의 축제는 두 가지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나는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결집해서 만들어가는 시민중심의 축제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지역적 특성과 역사성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시의 정책적 결정에 의해 만들어지는 국제적인 페스티벌이 있다. 두 번째의 경우 국제적 행사로 인해 지역이 널리 알려지고 이에 따라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느낀다면 지역내 역량이 많은 부분을 참여하지 않아도 지역의 대표축제에 동의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지역의 대표축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인 것이다. 지역의 대표축제를 성공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지역의 선택과 판단, 그리고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심도 깊은 토론이 이뤄져야한다. 지역의 합의가 이뤄지면 대표축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기능과 역할을 지역에서 분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과 지역 내 이해관계자들의 포괄적인 합의도 이뤄져야 한다. 이는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의 발전방향을 치밀하게 모색하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지역축제는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살리는 문화예술축제, 지역민들이 삶의 희로애락을 나누는 대동축제, 지역문화와 특산품을 개발하고 알리는 관광홍보축제 등으로 기획한다. 이런 축제들이 바람직한 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 가져야할 관심영역은 어떻게 축제가 만들어지고 활성화되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분석하는 일이다. 그리고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난장을 벌임으로서 조성되는 사회변혁적기능이 있는지 살피는 일이다. 이럴 때에 지역축제가 비로서 세계화되는 것이다. (2011. 3.23 박상문)

박상문 선생님은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였다(석사) 현재 명문미디어아트․팩(출판사) 대표이면서 지역사회운동으로
지역문화네트워크공동대표와 인천민주통합시민행동 상임운영위원장 (2011.3~ ) 을 맡고 있다.

이전에는 인천 학교도서관살리기 시민모임 공동대표, 사단법인 해반문화사랑회 이사장(2대)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운영위원, 인천광역시 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를 지낸 바 있다.

그리고 지금은 지역의 각 언론매체(인천일보 글로벌-i, 인터넷신문 인천인, 리뷰 인천 등)의 고정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박상문 선생님은 인천지역의 지역문화을 주도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인터넷 농민신문과 네이버에서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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