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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통일민족을 위한 역사교과서를 만들 때가 아닌가

by anarchopists 2019. 11. 2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2/13 10:45]에 발행한 글입니다.


‘통일민족’을 위한
역사교과서를 만들 때가 아닌가.


이 나라에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가 문제가 된 것은 노무현 정권 때이다. 노무현 정권은 김영삼 정권 때 제정된 준거안(1997)에 의거 낡은 역사교과서를 새롭게 기술했다. 이에 대하여 2004년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이 구태의연한 ‘색깔론’으로 딴죽을 걸고 나왔다. 이를 수구언론들이 고기가 물을 만난 듯 북 치고 꽹과리 치며 야단법석했다.

색깔론의 시비를 보면, 우리나라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교과서(이하, 교과서라 한다) 내용이 ‘친북적, 반미적’으로 편향기술 되었다는 거다. 한마디로 친일·친미적 사고와 반공적 냉전이념으로 무장된 내용이라는 거다. 이들이 문제로 삼는 부분을 점검해 보자. "1) 사회주의자들의 민족운동사를 한국교과서에 기술했다는 것, 2) 해방 후 정부수립을 위한 ‘건국준비위원회’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였고 미군을 제2의 식민통치국으로 기술했다는 것. 3) 신탁통치를 재조명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점. 4) 제주도 4.3사건과 여수․순천사건을 비좌익적으로 재조명하려 했다는 점. 5) 6.25전쟁의 책임소재를 재조명하려 했다는 점. 6) 미국의 원조경제를 부정적으로 서술했다는 점, 7) 유신독재를 폄하한 점 등 ‘수정주의사관’과 ‘내재적 접근법’으로 서술한 잘못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글쓴이가 이들 수구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는 문제들을 모두 살펴보았다. 그런데 저들이 지적하는 게, 하나에서 열까지 틀렸다는 생각이다. 한국인의 역사교과서가 한국인을 주체로 하여 기술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한국 역사의 주체가 외국인이 되어서 안 된다. 그런데 이 나라의 수구언론과 수구적 정치집단 한나라당은 친일식민사관을 고수하고 있다. 곧 일본과 미국학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식민지근대화론’이다. 저들은 ‘내재적 발전론’과 ‘내재적 방법론’을 부정하고 있다. 내재적 발전론은 역사를 파악하는 기본원리다. 인간과 민족의 생산활동과 정치사회적 행위와 의식활동 등을 구조적으로 파악하여 그 구성체 내부의 변화를 발전적 차원에서 인식하려는 논리다. 다시 말하면 한국사회 발전의 원동력은 사회 외부가 아니라 한국사회 내부의 내재된 역량으로 본다. 이 내재된 역량에 의하여 한국사회가 주체적으로 발전했다는 논리다. 내재적 발전론은 세계사의 보편적 역사발전과정을 전제로 한국사의 특수성을 밝혀 한국사를 발전적으로 체계화하고자 하는 이론이다.

저들이 주장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은 미제국주의 본질(매판자본의 침략을 통한 주변부 자본국가에 대한 잉여자본의 착취)을 숨기려는 수작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은 미국의 지도를 받아서 근대화(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재촉되었다는 미제국주의 침략이론이 합리화된 논리다. 한국역사의 발전이 한국인의 주체적 활동이 아닌, 일본인과 미국인의 노력에 의하여 발전해 왔다는 주장이다.

역사는 발전하는 시간과 정체하는 시간이 교체해가며 발전한다. 발전하는 시간에는 전체 인민 중심의 진보·개혁정치와 사회양태가 나오고, 정체하는 시간에는 기득권세력 중심의 수구·보수정치와 사회양태가 나온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해방 이후, 2002년 이전까지 친일·친미적 수구독재권력이 기득권세력 중심의 정치를 이끌어왔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모든 사고는 수구 내지 보수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고의 바탕 위에 사회적 인식 또한, 반통일적, 반인권적, 반교양적 그리고 물질만능주의로 나타났다. 그러다가, 나라사람들의 반성으로 우리 시회에 전체 인민 중심의 진보·개혁적 정치가 나타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에 기득권 중심의 수구적 사고와 인식을 수정하게 되었다. 그게 역사교과서의 개정으로 나타났다. 역사시간이 변화의 시간을 맞아, 주체적·발전적 역사관을 교과서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잠시 돈만 아는 대중들의 잘못선택으로 ‘자본적 권력독재’가 나타났지만, 아직도 이 나라사람들의 사고는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역사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시간을 무시하면 안 된다.

말을 마치자. 이제까지 우리 민족의 역사연구는 반쪽 연구에 그쳐 왔다. 남(south Corea)과 북(north Corea)이 같은 겨레이면서 양쪽이 각자 자국 체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만 가려서 역사를 기술하여 왔다. 그래서 우익의 민족사와 좌익의 민족사가 따로따로 엮어져 왔다. 그러나 한 민족의 역사를 파악하는 데는 그 체제에 유리하게 작용한 면만을 보아서는 역사의 진면목을 전면적으로 파악할 수가 없다. 이제 시대가 변하고 있다. 시대흐름에 부응하여 우리 체제에 유리하게 작용한 역사적 사실만 기술할 게 아니라 학자들의 양심적인 역사해석을 전면적으로 수용하여 민족사 전체에 작용한 역사사실을 ‘내재적 방법론’으로 기록하여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데 유익하게 만들어 가야한다. 통일민족은 과거사회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다. 아름답고 밝은 미래사회로 가자는 거다. 여기에 딴죽을 걸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2011. 12.13,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연합뉴스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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