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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말씀과 명상

큰일 났습니다.

by anarchopists 2019. 11. 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12/03 07:44]에 발행한 글입니다.


큰일 났습니다.

[함석헌의 말씀]
1. (작금의 우리나라) 한마디로 해서 세계역사의 대세에 거꾸로 가는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 될수록 평화적으로 의논해 가며 같이 살아보자는 방향으로 나가려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정치한다는 사람들만 19세기 군국주의 시대의 버릇을 못 버리고 갈수록 더 억누르고 두들겨 틀어박는 식으로만 하고 있습니다."(《함석헌저작집》 1 씨알에게 보내는 편지 1, 한길사, 2007, 38쪽)

2. "나라를 세워야 합니다. 집을 일으킨다 하지 않습니까? 누워있는 제목과 흩어져 있는 돌과 흙으로 집을 일으켜 세우듯이 나라를 세워야 합니다. 땅위에 엎어진 지붕 밑에 사람이 살 수 없듯이 일어서지 못한 나라 안에 민족이 살 수 없습니다."(앞의 책 44쪽)

[오늘의 명상]
위 글(“큰일 났습니다”)은 1970대초, 박정희 독재권력이 대학생들의 교련반대 데모를 탄압하고자 서울시내에 위수령을 발동(1971. 10.15)하였을 때 함석헌이 《씨알의 소리》 6호(1971.11월호)에 개재된 글이다. 1970년대는 박정희가 일제식 군사문화를 나라 전체에 확산시켜 일인지배체제를 확립하고 영구독재정치(유신체제)를 음모하고 있던 시대이다.

2012년 12월, 독재자의 딸(외국 언론이 그렇게 전하고 있다)이 대통령후보로 나서서 연일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수치를 보면 그녀가 얻고 있는 지지도는 45%대 이상을 늘 유지하거나 상회하고 있다. 더구나 연일 언론보도에서 역대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시절 그 수하들이 독재자 박정희 딸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는 수구적 보수세력들의 음모다. 저들이 누구를 지지하면 선거법 위반이 아니고 대중들이 누구를 지지한다고 하면 선거법 위반이고. 참 편한 세상이다.

지금 세계역사는 진보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수구적으로 진화하려 하고 있다. 만약 박근혜가 이번 대선에서 실패하면, 이 나라의 수구적 보수세력과 그 집단들은 한국사회에서 마지막 세대를 기록하게 된다. 이들도 이것을 안다. 그래서 마지막 살아남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듯이.

세계가 진보적으로 진화한다는 말은, 역사의 새집을 짓고 있다는 말이다.
함석헌이 말했듯이 세계의 젊은이들이 땅에 아무렇게 버려져 있던 흙과 돌로 새집을 짓고 있거나 그런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돌과 흙들은 지금까지 기득권 세력들이 쓰다가 버린 못난 것들이다. 이제 이들이 일어나 제 구실을 하고자 한다. 이러한 움직임을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자’한다는 거다. 다른 말로 말하면 ‘진보’라고 한다. 이들은 화려한 대리석과 고량토가 아니다. 그냥 막된 흙과 돌이다. 그래서 화려한 집을 짓지 않는다. 높은 담이 필요 없다. 수백 평씩이나 되는 방도 필요 없다. 수영장도 필요 없다. 한 칸 방만 있으면 된다. 주변의 들판이 정원이다. 저 강이 수영장이다. 저 나무들이 정원수다. 울타리가 없는 자연과 더불어, 세상 사람과 더불어, 이웃과 더불어 행복하면 된다. 평화로우면 된다. 으쓱될 필요도 없다. 뻐길 필요도 없다. 잘난 채 할 필요도 없다.

앞으로 시대는 못난 돌과 흙들로 새집을 지을 때다. 그래서 기득권이 없는 시대, 남과 함께 ‘평화적 공존’을 하는 시대를 만들 때다. 새 역사를 만들 때다. 곧 진보적 진화를 할 때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수구적 보수집단(수구언론, 수구정치인, 수구관료, 수구제도)의 의해 버려졌던 흙과 돌들을 주어다 새집을 지을 때가 아니겠는가.(2012. 12 3 새벽,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 본문 내용 중 아래 사진은 뉴시스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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