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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말씀과 명상

솔직하고 용감해지자

by anarchopists 2019. 11. 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12/09 09:47]에 발행한 글입니다.


솔직하고 용감해지자.

[함석헌의 말씀]
"강도가 침입해서 칼을 들고 위협할 때 사람들은 하는 수 없이 명령에 복종할 것이다. 그 놈과의 사이에는 전혀 이해의 길이 없고, 그 놈에게서는 있는 재산을 다 주고라도 한 목숨을 건지는 것이 가장 어진 일인 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와 정부 사이는 그럴 수는 없다. 나라함은 결코 장사도 아니요, 공업도 아니다. 사람 노릇함이다. 그러므로 피차 서로 바로잡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함석헌저작집》 4, 민중이 정부를 다스려야 한다., 한길사 2007, 208~209쪽)

[오늘의 명상]
이 글은 《씨알의 소리》 7호(1971.12)에 함석헌이 쓴 글이다. 곧 박정희가 유신체제를 획책하던 시기에 나온 글이다. 때문에 여기서 함석헌이 말하는 ‘강도’는 박정희와 유신체제다. 강도를 당하는 ‘사람’들은 당시 어질고 착한 나라사람들을 말한다. 그리고 복종이라 함은 강도와는 이해와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대선레이스가 후반에 들어서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1970년대가 아니다. 21세기다. 그 때와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 나라사람들의 의식수준도 많이 높아졌다. 그리고 역사인식도 많이 변했다. 그럼에도 오늘의 이 시대를 1970년대 강도가 나라사람들을 협박하고 위협하는 시대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진보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이 시대에 함께 할 사람들이 아니다.

지금은 “잘 살아보세, 자기용 타고 고향가세” 하며 새마을노래나 부르고 있을 시대가 아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잘 살아보세”라는 새마을노래에 멈춰 서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들과는 이 시대를 같이 살 수 없다. 강도에게 협박을 당해 복종하며 살던 시대를 좋은 시대였다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과는 이해와 소통을 할 수 없다. 아직도 “잘 사는 것”을 행복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과는 함께 살아 갈 수 없다. 우리의 시대는 “잘 사는 게”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바르게 사는 게” 더 중요한 시대이다.

우리 시대가 미래희망을 향해 가는데 아직도 협박하는 강도에게 복종하며 사는 것을 어리석게도 ‘잘 사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들과는 전혀 ’이해의 길‘이 없다. 소통의 길이 없다. 이해와 소통의 길이 없는 사람들을 ‘수구적 보수’(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를 일반적 보수로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수구적 보수는 기득권세력으로 순수 보수일 수가 없다)라고 한다.

이번에 수구적 보수세력이 총집결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수하(동교동 사람들)들이 새마을 노래를 부르고 “잘 살아 보세”를 외치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수구적 보수집단이기 때문이다. 기득권세력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결코 “바르게 살아보세”를 외치는 새 세대와는 어울려 살 수 없는 집단이다. 솔직함이 없는 집단이다. 용감함이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살아갈 시대는 솔직함과 용감함이 한껏 고양되는 시대이다. 옛날의 솔직함과 용감함은, 나라사람들을 기만하고 개발독재를 통하여 부정부패를 저지른 권력집단에 대한 저항을 말했다. 권력욕만 쫒아서 나라사람들을 속이고 한국적 민주주의를 부르짖던 사람들에게 저항함을 말했다. 영구총통제와 반민족적 반공독재를 획책하던 권력에 저항함을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솔직과 용감함은, 사람보다 국력을 앞세우는 자와 싸움을 말한다. 사람주의보다 국가주의를 앞세우는 자와 싸움을 말한다. 인류평화보다 국가안보를 앞세우는 자와 싸움을 말한다. 우리의 시대는 전쟁보다, 평화를, 권력중심의 국가주의보다는 사람중심의 세계주의로 향해 가는 시대이다. 이곳을 인정한 바탕 위에서 함석헌에게 물어본다. 이번 대선레이스에서 누가 월계관을 써야 좋은가. (2012. 12. 9 아침,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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