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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서평, 독후감

코로나역병이 던져주는 메시지

by anarchopists 2020. 4. 24.

파올로 조르다노/김희정역,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 은행나무, 2020.4.10. 95

이 책을 우연한 기회에 함석헌평화연구소김대식 교수로부터 소개를 받고 그 출판사로부터 책을 기증받았다. 글쓴이 파올로 조르다노는 이탈리아사람으로 물리학으로 학위를 받았다(박사) 한편으로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저자는 중국으로부터 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전염되고 있는 코로나역병을 통해 인간의 정상적인 생각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고 있다. 저자는 코로나역병이 비정상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생각을 정상적인 생각으로 돌려놓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제 책의 내용을 가지고 독후감 비슷하게 쓰고자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코로나역병은 인간의 생각에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저자가 전해주고 있는 인간의 비정상적인 사고가 무엇인지를 읽은이의 입장에서 정리해 본다.

1) 코로나역병은 개인주의를 혐오(嫌惡)하게 만들어 주었다. 권력자들의 무능함과 권력의 한계를 알게 해주었다. 우주를 개척하고 생명계의 신비를 풀었다고 하는 과학과 의학의 무기력함, 자연생태계에 오만하게 도전한 인간의 태도 등이 얼마나 우스광스러운 것인지를 알게 해주었다. 이러한 깨달음을 인간에게 안겨 준 게 이번 전 세계적으로 만연하고 있는 코로나역병의 전염으로 본다.

2) 코로나역병은 인간들이 갖고 있는 이기주의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인간은 국경을 정하고 국경장벽(미국처럼)을 치면서 자기만의 영역을 주장하고 자기 나라 국익만을 생각하는 그런 이기주의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땅덩어리가 자기 것이라며 어려운 나라의 사람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국에 밉게 보인 나라에 경제 제재(制裁)를 가하는 것이 상식인 양 자처해온 아주 몰상식한 비정상적인 나라에 정상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3) 인간이 자연개발(4대강에 보를 쌓은 것처럼)을 정상으로 생각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인간이 파괴의 권력을 지닌 채 자연에게 폭력을 가한 결과가 코로나역병인지도 모른다. 자연의 파괴는 자기의 고유영역에서 잠자고 있는 병원체(병균이지 미생물이 아님)을 인간 가까이 이동시켜주었다. 곧 서식지를 잃어버린 병균의 숙주인 동물들(뱀이나 박쥐 등)이 서식지를 점차 인간과 가까운 곳으로 이동을 해오면서 인간을 바이러스 감염에 쉽게 노출하도록 만들었다. 이들 병원체는 가축으로 옮겨지고, 인간의 가축에 대한 밀식사육(密植飼育)은 병균체의 빠른 전염을 가져왔다. , 인간에 대한 역병의 전염은 생태학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메시지다. 인간이 자연을 파괴한 그 대가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계속되리라는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다. 아무리 인간이 코로나역병에 대한 백신을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코로나 병원체가 인간을 공격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다. 이렇게 보면, 인간은 어쩔 도리가 없는 지구생태계를 폭력적으로 공격하여 복잡한 기후변화를 초래케 한 종()이 되고 말았다.

4) 코로나역병은 분명 비정상적인 인간사회에서 정상적인 모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곧 수학적 실체(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인간들에게 깨닫게 해주었다. 연일 올라가는 확진 자수와 사망자 수치는 그야말로 수학의 비상사태다. 텔레비전 화면에 그려지는 각 나라에서 날마다 기록되는 코로나역병의 확진 자수와 사망자 수는 국적/계급/빈부/나이/성별을 무론하고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차별로 인간을 공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류는 75억 개의 구슬로 만들어진 하나의 공동체임을 코로나역병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구슬 하나가 오염되자 전체 75억 개의 구슬 전체가 오염되고 있다. 이러한 수학적 수치는 코로나역병에 저항하고 방어하는 방법은 전 인류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경장벽의 무의미, 자연적 환경생태계의 보전, 비정상적 사회구조(권력/계급/빈부)의 정상화를 재촉한다.

5) 코로나역병은 지구의 전 인류/인간이 하나의 공동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역병의 전염은 인간의 관계를 위태롭게 만들고 고독감을 준다. 전염은 자유를 상실한 채 가택연금을 시킨다. 그러나 인간들은 가택연금에 반항하는 욕구를 일으킨다. 이와 같이 코로나역병은 인간에게 가택연금은 비정상이고 자유는 정상이라는 가르쳐준다. 그런데도 인간사회는 아직도 자유를 통제(가택연금)하는 게 정상이라고 우긴다. 각 나라의 권력자들은 인간이 하나의 공동체라는 정상적 진리를 국경봉쇄라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막아내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연대감이 없으면 코로나역병은 인간을 기한 없이 무차별 공격하리라고 본다. 곧 코로나역병을 잘 막아내는 나라라고 해서 방역체계가 엉성한 아프리카를 내몰라라 한다면, 그래서 아프리카에 코로나역병이 만연된다면, 그때는 죽음의 운명이 지구 전체를 덮치리라. 지구의 인간은 하나의 공동운명체임을 코로나는 말해주고 있다.(인간은 섬이 아니다) 전염의 시대는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항공교통망, 고속철도 등)이 오히려 역병을 빠르게 수송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인간에 가하는 형벌임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6) 전염병이 만연하는 이 시대에 과학과 의학은 우리에게 무의미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코로나역병은 인간사(人間事)의 모든 것을 장악했다. 경제, 정치, 언론방송, 인간관계, 대회의 주제, 학교교육 등. 코로나역병은 인간사를 장악하고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곧 비정상적 인간사를 정상적으로 돌려놓겠다는 경고인지도 모른다. 한번 유행을 만든 코로나 바이러스는 독감바이러스처럼 때만 되면 나타나 인간을 괴롭힐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정상적인 삶의 태도를 갖지 않는 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언제든지 인간을 공격할 전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 코로나역병은 인간들이 하지 못하는 정상적인 생태계를 보여주었다. 맑은 하늘, 맑은 물, 맑은 공기를 코로나역병은 만들어내었다. 쓰레기 공포도 알게 해주었다.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인간관계의 소중함도 일깨워주었다. 의료비상사태와 사회적 문화적 위기감도 일깨워주었다. 자본의 가치보다 인간의 가치가 더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지금 한국의 경우, 배와 사과나무에 화상병(나무가 시커멓게 타서 말라죽는 병) 전염이 만연되고 있다. 대량생산으로 자본적 수익을 올리고 싶은 인간의 밀식재배(지금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을 80cm로 심도록 권장하고 관에서 경비를 전량 보조하고 있다-어리석음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말해준다. 끝으로 이 책의 번역과정에서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번역자(김희정)가 바이러스를 미생물(단백질로 구성되었고 세포분열을 하는 세균細菌, bacteria)로 인지하고 번역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는 미생물이 아닌 병균(돌연변이를 잘 일으키며 세포분열을 하지 않는 germ)이다.(2020. 4.25 함석헌평화연구소 황보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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