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일요 시론, 시평

[천안함 관련시] 현장 노동자가 쓴 천안함 장병 추모시

by anarchopists 2020. 1. 19.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5/02 06:42]에 발행한 글입니다.


거짓된 눈물, 거짓된 영웅호칭, 거짓된 현수막들이 판을 치고 있는 지금....
공장의 한 노동자가 천안함의 병사들에게 추모시를 써서 올립니다......

( 이 노동자 시인은 지금 지엠대우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

제군들이여, 불귀의 전사여

아아, 꼬박 스무날을
어두운 바다 밑 뻘 속에서
얼마나 무섭고 추웠을꼬
심장이 멎었다한들
물찬 봄 나무 같을 주검들이
얼마나, 얼마나 황망 했을꼬


그날 밤도 언제나처럼
평온하고 단조로웠겠지
야간업무를 보고
잠자리를 준비하고
쉬면서 애인과 통화하고…
다시는, 다시는 못 볼
내일인 것도 모르는 채


아아, 제군들이여
그 파릇한 입술이 남겼을
마지막 언어는 무엇이었는가
어머니 아버지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애인의 이름이었겠지
굉음에 묻히고 물살이 삼켰을
그대 입술에 맺힌 고귀한 언어여


제군들이여, 불귀의 전사자여
다시는, 두 번 다시는
그 세상에선 군인이 되지 마시게
별을 달아주고 훈장을 싸준대도
절대 그 곳에선 군인 되지 마시게
개뿔, 명예도 없고 영광도 없대도
그 세상에서만큼은 오로지
그대의 사랑하는 이들과 영원히
사랑 나눌 존재로만 태어나시게

[출처] 현장 노동자가 쓴 천안함 장병 추모시!!|작성자 김삿갓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