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비판하자 어용논객들 비방 나서
김삼웅(전독립기념관 관장)
함석헌은 1958년부터 1970년대 중반기까지 15여 년 동안 줄기차게 민중의 언어로 반독재 비판활동을 전개하였다. 그의 평론은 아카데미즘의 지성과 대중에게 눈높이를 맞춘 저널리즘 활동이었다. 일반 지식인과 언론인들이 감히 겨냥할 수 없는 영역과 대상을, 직설적인 언어로 비판하고 폭로했다. 먼저 1950년대 이승만정권 시대에 맞선 비판활동을 살펴본다.
함석헌의 언론비판국민은 점점 못살게 만들면서 정치한다고 문패만 크게 건 국회ㆍ정부ㆍ관청 위에, 감옥보다 더 높은 돌담을 쌓아놓고 고운 말로 꽤어 온 가엾은 심령들을 가두어 쪽쪽 울리며 겉 옷, 속옷을 홀딱 다 뺏아 나가지도 못하게 만들어놓고 밖으로는 언광좋게 영원구한다 하는 종교.
이렇게 되는 역사에 무슨 잠꼬대라고 언론취재가 무어냐? 저와 조금 다르면 공산당이라, 비국민이라, 이단이라! 제발 그런 소리 맙시사! 시대착오다. 역사의 거꾸로 감이다. 하늘 명령 거스름이다. 그것으로 망한 우리나라 아닌가? 제발 이 민중이 할 말을 하게 하라! 마이다스야 벌써 죽은 지가 오래지 않나? 나는 죽어도 말은 아니할 수 없다.
참 글은 생명력이 길다. 그리고 그 생명력은 현재에 와 닿는다. 앞에서 인용한 함석헌이 50여 년 전에 쓴 글은 오늘에 끌어와도 생생하고, 오늘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로 제기되기도 한다.
교회 경영을 생각해보면 그것이 무슨 힘으로 되나? 소위 장로급이 중심이 되어서 돼가는 것 아닌가? 장로란 결코 신앙의 계급이 아니다. 돈의 계급이지, 돈 있는 사람, 교회 경영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을 장로로 하는 것이요. 지금 교회의 파쟁이 대부분 그 장로급을 중심으로 하는 일 아닌가? 그럼 그것이 하나님의 교회인가? 맘몬의 교회인가? 기독교인은 속죄를 받은 결과, 이런 것도 죄로 아니 느낄 만큼 강철 심장이 되었는가?
예수도 돈 있어야 믿는다.교회당 탑이 하나 일어설 때 민중의 양심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한 치 깊어간다. 그렇기에 “예수 믿으시오” 하면 “예수도 돈 있어야 믿겠습니다” 한다. 이것은 악한 자의 말일까? 하나님의 음성 아닐까? 석조전을 지을수록 거지는 도망하게 생기지 않았나? … 예수가 오늘 오신다면 그 성당, 그 예배당을 보고 “이 성전을 헐라!” 하지 않을까? 본래 종교나 전당을 짓는 것은 그 역사의 마지막 계단이다. 전당을 굉장하게 짓는 것은 종교가 먹을 것을 다 먹고 죽는 누에 모양으로 제 감옥을 쌓음이요, 제 묘혈을 팜이다.
남한은 북한을 소련ㆍ중공의 꼭두각시라 하고, 북한은 남한을 미국의 꼭두각시라 하니 남이 볼 때 있는 것은 꼭두각시 뿐이지 나라가 아니다.우리는 나라 없는 백성이다. 6ㆍ25는 꼭두각시의 놀음이었다. 민중의 시대에 민중이 살았어야 할 터인데 민중이 죽었으니 남의 꼭두각시밖에 될 것 없지 않은가?
선거를 하면 노골적으로 내놓고 사고팔고 억지를 쓰고, 내세우는 것은 북진통일의 구호 뿐이요, 내 비위에 거슬리면 빨갱이니, 통일하는 것은 칼 밖에 모르나? 칼은 있기는 있나? 옷을 팔아 칼을 사라고 했는데, 그렇게 사치한 벼슬아치들이 칼이 있을까? 정육점의 칼 가지고는 나라는 못 잡을 것이다.
■ 선생님은 최근에 "책벌레들의 동서고금 종횡무진"을 쓰셨고, 날카로운 필치로 주로 인물평전을 많이 쓰셨다. "안중근평전", "백범김구평전", 녹두전봉준평전", 만해한용운평전", 단재신채호평전" 등이 있으며 지금은 오마이뉴스에 "장준하평전'을 연재하고 계신다.
/함석헌평화포럼
김삼웅선생님의 함석헌을 말한다.
"독재와 싸우는 평화주의자"가 나갑니다.
많은 열독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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