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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왕안석과 이재명, 그리고 사마광과 윤석렬

by anarchopists 2021. 10. 2.

범평화민주세력이 결집할 때가 아니련가 21

중국 송나라 11세기에 두 인물이 있었다. 한 사람은 수골세력의 우두머리로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이론가인 사마광(司馬光, 1019~ 1086)이다. 또 한 사람은 엘리트계급 중심의 불평등한 사회/경제체제를 민인(백성) 중심의 사회/경제체제로 개혁하려는 본류유학(민본주의)의 이론가이자 왕안석(王安石, 1021.~ 1086.)이다.

엘리트계급인 사마광은 어린시절 있었던 지석격옹(持石擊瓮)’의 고사로 유명하다. 아무리 머리가 뛰어나고 자치통감資治通鑑을 지을 정도의 두뇌를 가졌지만 그는, 자신의 출신답게 소강세력이었다. 소상세력이라는 것은 잘 먹고 잘 사는 사람 중심의 정치를 주장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하여 공동부유론(共同富裕論=대동사상)을 주장하는 왕안석의 신법을 폐지하는 데 앞장을 섰다. 끝내 금수저 중심의 구체제를 부활시켰다. 이것이 역사에서 말하는 원우경화元祐更化(왕안석의 신법을 모두 폐지하고 귀족들의 경제를 옹호하는 구법으로 다시 돌이켰다는 뜻. 1086). 송나라 역사를 뒤로 후퇴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하여 왕안석(王安石, 1021. ~ 1086.)은 흙수저 출신(농부)이다. 그런 탓으로 고난의 길을 걸었다. 고난의 여정을 마치고 관료의 길로 들어선 사람이다. 그는 자력으로 공부를 하였다. 자력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공부방식이 남달랐다고 한다.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벼슬길이 아니라, 이웃들과 함께 사는 길이 진정한 삶의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동사상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위낙 부친이 일찍 돌아가시고 집안 경제가 너무 급하여 벼슬길로 나가야 했다. 그는 관직에 있으면서 출세길인 중앙관직을 마다하고 지방관직으로 돌았다. 여기서 큰 깨달음이 왔다. 나라 사람들의 고통을 보았다. 그 고통의 원인이 어디 있는지를 보았다. 그는 이러한 나라 사람들의 고통을 해결하자는 시무책(萬言疏)를 왕(조정趙禎, 묘호 인종)에게 올렸다. 채택이 안 되었다. 시간이 지나 조욱(趙頊, 묘호 신종)이 왕이 되면서 왕안석의 대동사상은 빛을 보게 된다.

당시 왕안석의 개혁정치는 공동부유정책이었다.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균수법(均輸法. 1069), 소농 보호를 위한 청묘법(靑苗法, 1069), 징병제와 군역부담을 완화시키는 모역법募役法과 보갑법保甲法, 보마법保馬法의 실시(1070). 그리고 부자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부유세(방전균세법方田均稅法)과 중소상인을 돕는 시역법市易法 등이다.(1072) 이는 곧 국가재정 수입을 늘리는 한편 다 같이 잘 사는 대동정책이었다. 곧 소농민, 소상인을 보호하는 법이었다, 따라서 대지주/대상인에게는 불리한 법이었다. 이를 왕안석의 신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당시 북송 후반기, 왕안석의 신법은 기득권층-권력과 대토지를 소유한 엘리트세력의 우두머리인 사마광에 의하여 폐지에 이르게 된다. 이리하여 북송은 급격한 역사적 후퇴를 거듭하면서 급기야 약 60여년 뒤, 금나라를 세운 여진족의 침입으로 멸망하고 남송이라는 나라로 축소를 당하게 된다.(정강의 변, 1127) 역사는 이렇게 잘못된 정치의 결과가 당장 나타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그 폐해가 서서히 드러나는 법이다.

글쓴이는 현재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들 중에 두드러진 사람은 흙수저 출신으로 개혁세력인 대동주의자 이재명과 금수저 출신의 수골세력으로 소강주의자 윤석렬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현실을 송나라 때 이야기에다 대입을 해본다. 이재명은 왕안석이고 윤석렬은 사마광이라는 생각이다. 누가 진정으로 나라 발전과 나라 사람들을 생각하는 대통령이 될까.

오늘날 한국사회에 민주평화 정치를 세운 사람이 누구인가. 김대중이 아니던가. 박정희/전두환 때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은 금기였다. 그렇게 되면 당장 감옥행이었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 문재인에 대한 명예훼손(모욕)이 난무해도 감옥에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치의 민주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과연 또다시 우리 정치사회에 엘리트 세력이자 반민주적인 소강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권좌를 차지한다면, 역사는 다시 뒤로 후퇴하겠지. 대통령에 대한 욕도 못하겠지. 생각해 본다. 현명한 선택을 하는 나라사람들이 되었으면 하고.(함석헌평화연구소, 황보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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