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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말씀과 명상

[오늘의 명상] 지금이 어느 때인데, 낡은 우상에 사로 잡혀 있나

by anarchopists 2020. 1. 1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7/26 07:29]에 발행한 글입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낡은 우상’에 사로 잡혀 있나

오늘은 ‘낡은 우상’(반공이념과 국가보안법)에 대하여 명상을 해봅시다. 최근에 이명박 권력의 정말 황당한 대북제제가 일어나고 있다. 곧 북한의 금융제재이다. 우리민족의 더러운 민족성을 다시 보는 듯하여 마음이 무겁다. 더러운 민족성은 형제(남북민족)를 미워하는 마음을 가졌다는 뜻이다. 이 더러운 민족성을 개조하자는 말을 함석헌은 일찍이 이렇게 말한 적 있다.

“모든 혁명운동에는 세 가지 요소로 되어 있다. 첫째는 지도인물이요. 둘째는 조직이요. 셋째는 이론이다.”, “그러나 보다 깊은 의미에서는 모든 혁명은 다 실패다.....왜 그런가 혁명은 악과 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혁명이 실패한 끼닭은 민족성의 개조에까지 가지 못하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다
”(이상, <인간혁명>, 《함석헌저작집》2, 한길사, 2009, 45~49쪽) 이어서 마음과 마음이 감응할 때 민족성 개조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명박 권력은 갈라진 우리 민족의 마음과 마음을 파괴하는 행위를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명박권력이 들어선 이후, 대립된 남북상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나쁜 버릇이다.

우리 민족은 지금 혁명(민족통일)을 할 때이다. 오늘의 세계사조는 민족주의가 사라지는 시대이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민족은 낡은 민족주의에 사로 잡혀 세계무대에서 다른 민족을 쫒아가기 바쁘다면 이것은 정치권력을 쥔자들의 잘못이다. 우리 민족의 혁명 중 가장 큰 혁명은 민족통일이다. 그런데 이 민족통일을 훼방놓는 정치권력이 있다면 이 나라가 “물 속에 흙덩이를 던짐과 같이 맥없이 풀리고 마는”(앞의 글, 38쪽)일이다. 이제 우리 민족도, 낡아지고 있는 민족주의를 완성하고 세계무대의 한복판으로 나가야 할 때다. 그런데 이런 마당에 민족의 마음과 마음을 갈라놓는 정책을 쓰고 있는 정치권력이 있다면, 이는 민족을 배반하는 일이며 민족통일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외면하는 일이다, 오로지 권력장악과 권력연장만을 위해 아직도 낡아빠진 우상(반공이념, 구가보안법)에 매달려 있다면 민족혁명은 일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먼 훗날, 한반도 임진강 이북의 땅은 중국 땅이 될 것이고, 북한주민은 중국의 조선족이 되리라. 게다가 한국은 영토의 축소와 함께 제한된 인구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이명박 권력은 알아야 한다. 당장의 정치적ㆍ경제적 이익이 그대들에게는 달콤할지는 몰라도, 먼 훗날 우리민족은 그대들 달콤함의 수백배나 달하는 불행함을 만나게 된다는 것을. 그대들은 이 민족도, 이 나라사람도, 우리조상의 나라도 눈앞(안중)에 없을지 몰라도, 우리 서민들은 이 조국이 우리 삶의 소중한 터전이다. 우리나라, 우리들은 이 땅이 자손대대로 번성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 할 생명의 탯줄이다. 그대들은 정치권력을 통하여 번 돈으로 외국으로 나가 국적을 바꾸고 그 나라 사람이 되어 행복하게 살 궁리를 하고 있는지 몰라도, 우리 서민들은 이 땅과 이 겨레를 결코버릴 수 없는 어머니의 젖무덤이다. 따라서 그대들의 이익만을 위해 다수의 이익이 되는 민족통일을 방해하지 마라, 그래서 북한의 땅까지 잊어버리게 하는 짧은 소견을 버려라. “혁명(민족통일)이란 본래 사회의 부정ㆍ불의(반통일ㆍ반민족적 행위)에 대해 그것을 고치려 일어나는 것이므로 정의감이 없는 사람이 아니면 아니 된다”(앞의 글, 38쪽)이라고 함석헌은 주장하였다.

그렇다. 민족과 사회에 대한 정의감(민족통일의 의지, 인민평등의 의지, 경제평균의 의지)을 갖지 못하는 지도자는 오늘 이 시대 이 민족의 당면과제를 풀어갈 인물이 못된다. 한국이 처한 “역사의 해결”은 “졸렬한 방법”으로는 안 된다. 이명박 권력은 당장 교민들에게 “북한 식당을 이용하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한다”는 통보를 거두어야 한다. 그리고 “해외 여행객들이 북한 식당을 이용할 경우에 국가보안법을 적용”하겠다는 협박도 중단해야 한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런 ‘낡은 우상’을 아직도 신봉하고 있는지 한심스럽다. 함석헌의 말씀 중 “자본주의가 성해서 공산주의를 몰아내도 못 쓰고, 또 반대로 공산혁명이 강해서 자본주의를 몰아내서도 못씁니다....소설에도 두 사람이 있는데 한 놈이 다른 놈을 몰아내게 쓰는 거는 초보자고 참소설을 쓰는 사람은 원수를 갚아도 원수 갚지 않게 하고, 이겨도 이기지 않고 이기게 쓰는 겁니다”(<이제 여기서 이대로>, 《함석헌저작집》, 한길사, 2009, 88쪽)라고 한 말씀을 오늘의 화두를 푸는 모범답안으로 제시해 봅니다.(2010. 7.26 아침, 황보윤식)


* 인용문 중 ( )안은 글쓴이의 주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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