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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말씀과 명상

[오늘의 명상] 우리사회는 왜 온통 영어판인가

by anarchopists 2020. 1. 1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7/28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우리사회는 왜 온통 영어판인가

[함석헌 말씀]
"우리는 이제 남을 쳐다볼 필요 없습니다. 그것은 아직 빛나는 것 같지만 얼마 아니 있다가 없어질 것입니다. 그것을 이제 배우고 따라가고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들 자신이 벗지 못해 고민하는 짐입니다. 그 종교도 그렇고, 그 도덕도 그렇고, 그 철학도 그렇습니다. 그보다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모양이 곧 우리 사명입니다. 우리 존재가 곧 우리 이상입니다. 이대로 이것으로 말을 하는 것입니다. 세계에 도전을 하는 것입니다. 이 작은 것으로... 죽음으로 말해야 할 것입니다. 평화주의를 그대로 행하면, 고난의 짐을 철저히 지면, 신비를 참으로 붙잡으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죽으면 살 것입니다...

우리가 낡은 시대의 철학, 종교에 마비된 마음을 씻어서 우리 속에 스스로 밝아진 새 종교, 새 철학으로 말을 하면 그 순간에 이 세계가 죽는 동시에 그 좁은 문 저쪽에 이때까지 알지도 못했던 새 나라가 열릴 것입니다. 이것은 믿음이 아니고는 못 합니다. 믿음은 내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내가 믿으면 하나님 그 자신이 내 속에 말하실 것입니다. 내가 믿는다는 건 기독교란 말도, 불교란 말도, 마호메트란 말도, 그 밖의 어느 종교란 말도 다 아닙니다. 믿음이란 말입니다. 무얼 믿느냐고요? 무엇이 아닙니다. 누구를 믿느냐고요? 누가 아닙니다. 누구나 무엇에 향한 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믿음은 스스로 믿음입니다. 이것 하나를 하라고 이 역사요, 이 고생이요, 이 한입니다. 한 사람 한 마음, 한 얼, 한 누리, 한 카한(Khan). 세워 내놓은 큰 한 뜻."
(함석헌전집1권, 366-7쪽)

[오늘의 명상]
이 말씀은 오늘의 우리 문화를 잘 꼬집는 진단이다. 종교, 철학은 물론 자본주의, 공산주의도 다 수입한 것이다. 의식주가 서양화 일변도로 가고 있다. 훌륭한 우리말 놔두고 나라가 온통 영어 판입니다. 간판, 영화, 방송까지 온통 영어가 판을 치고 있다. 원리와 진리는 우리 자신 속에서 찾아야 한다. 내면에서 새 것이 나와야한다. 함석헌은 늘 새 종교, 새 윤리, 새 철학, 새 교육, 새 나라를 갈구했다. (그것을 막는 것은 누구인가. 기득권 세력, 가진 자들이다.)

믿음의 대상도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함석헌이 강조하는 믿음은 어떤 한 종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통일적인, 전체적인 것이다. (하나)이다. 그도  철학자요 종교의 신봉자이다. (2010.7.28, 김영호)

김영호 선생님은
인문학의 몇 분야를 방황하면서 가로질러 수학, 연구(스톡홀름대, 하버드대 펠로우), 강사(연세대 숭실대), 교수(인하대, 현재 명예교수)로 일했다. 전공은 종교철학(원효사상)으로, 그의 세계관의 큰 틀(패러다임)은 다원주의다. 다원주의를 통해 민족분단. 사회 및 지역 갈등, 종교간 갈등 등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기위한 방법론을 모색하고 있다. 그의 사상적 준거는 함석헌과 크리슈나무르티이다. 그 동안, 해외 민주화운동의 도구인 민중신문』(캐나다) 창간(1079)에 관여,『씨알의 소리』편집위원, 함석헌기념사업회 씨알사상연구원장을 맡기도 했다. 지금은 함석헌평화포럼 공동대표와 함석헌학회 학회장직을 맡고 있다.(2015년 12월 현재)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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