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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독자 칼럼

[예관수] 반값등록금, 票퓰리즘이 아닐까?

by anarchopists 2019. 12. 2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5/26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반값등록금 票퓰리즘 아닐까?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가 된 황우여 의원의 이름을 잘못 발음하면, 황~우려.. 갱상도 식으로 풀이하면 이는 곧 말짱 황(慌)~이 될 우려가 있다는 소리다. 이미 원내대표 경선에서 그가 걸었던 공약 중에 법인세 감세철회는 벌써 말짱 황이 되었으니 그런 풀이를 고깝게 여길 바도 아니다. 그런 그가 이제 2MB가 지난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시도는 고사하고 공약한 적도 없다고 오리발질 한 반값 등록금을 슬슬 다시 들고 나왔다. 무상급식을 좌파 포플리즘이라고 반대하는 한나라당에 몸담은 그의 이런 시도에 과연 어떤 진정성이 있으며 실현 가능성이 있기나 할까.

돈타령만 하는 많은 사학재단들은 수천억씩의 유보금을 쌓아 놓고 또 일부는 요지에다 교육시설과 무관해 보이는 고층건물을 세우거나 거액의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데 그런 일들이 과연 교육(목적)과 어떤 연관이 있는 일인지? 또 일부 사학들은 회계부정을 저질러 대학의 공금을 재단의 사금고화 하고 있고 국가로부터 많은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정부의 회계 감사는 부당한 간섭이라는 모순된 행동을 벌이고 있다.

인재양성이라는 교육목적 실현 보다는 자본축적을 일삼는 이런 대학들이 세금으로 지원되는 돈과 재단 유보금의 사용처를 제대로 밝히게 한다면 그래도 꼬박꼬박 매년 물가상승 수준 이상으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처럼 거의 모든 고교생이 대학으로 진학(80%이상)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세계에서 국민소득 대비 가장 높은 대학 등록금을 내야하는 현실은 분명 모순이고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한국의 대학들이 세계 최고의 교육여건은 고사하고 경쟁력조차도 없으니 '졸업=백수의 길'이라는 자조가 넘쳐나는데 유독 등록금만은 최고를 달리고 있으니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리의 대학 현실이 이러함에도 학생들은 왜 대학에 들어가려고 목을 매는가? 이는 한마디로 한국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졸자와 고졸자는 평생 학벌 꼬리표를 낙인처럼 달고 그로 인한 사회적 차별을 당하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고졸로는 여간해서는 대졸자와 같거나 넘어서는 대우를 받을 수 없기에 기를 쓰고 피 튀기는 전국적인 성적순 줄서기 대열에 참가하고 있다. 평생을 편하게 살 것이냐 말 것이냐가 간판 따기 경쟁 한판에 달렸으니 그에 참가하는 이들을 나무랄 수만도 없는 현실이다.

이런 예를 보자. 비 오는 날 대학교수가 비옷을 털지 않고 물을 흘리며 복도를 걸어간다면 이를 본 청소부는 어떻게 행동할까? 우리나라에서라면 아무 말 없이 얼른 달려가서 그 교수가 흘린 물을 걸레로 닦았을 것이다. 북유럽 어느 나라(스웨덴?)에서는 그런 대학교수를 청소부가 초등학생 나무라듯 꾸중을 한다고 들었다.

이런 상식조차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치느냐고. 뿐만 아니라 그 나라에서는 근무 기준에 따라 교수나 청소원이 동등한 임금을 받는다고 하니 학벌이나 신분 지위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고 있지 않는 이런 곳이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는 진정 직업의 귀천이 없는 선진국이 아닐까? 학벌과 인격은 꼭 비례하지도 않을뿐더러 그에 따라 사람의 가치가 변하지도 않는데 사람대접이 달라지는 이런 제도는 도대체 어디서 유래된 것일까?

현정권은 입만 열면 공정사회니, 친서민이니, 동반성장 운운하지만 하는 짓거리는 늘 반대다. 지금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선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을 봐도 그렇다. 도덕적 해이는 물론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그들은 거의 소위 명문대 출신들이다.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금수보다도 나을 게 뭐가 있을까.

내년이면 다시 선거의 해다.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앞둔 정당에서는 또 다시 국민에게 떡밥과 미끼가 던질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아직 걸음마(무상급식)도 하지 못하는 아이를 두고 이제 곧 달리기(대학 반값 등록금 실현)를 시키겠다고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이런 것이 곳 선거를 앞둔 무책임한 票퓰리즘 아닌가?

이제 우리는 두 번 다시 속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 부자 만들어 준다는 떡밥에 속아 덥석 문 미끼에 걸려 살아온 세월을 잘 돌아볼 일이다. 그들이 만들어 주겠다는 부자의 대상은 강부자, 고소영이지 우리 서민 대중은 아니었지 않은가.(2011. 5.25, 예관수)

예관수 선생님은
예관수님은, 행정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부산에서 개인사업(토,건자재 판매업)을 한다. 현재 그의 삶은 주중에는 도시일을, 주말에는 거창으로 내려가 매실 등 농사를 짓고 있다.(주말 귀농 4년차, 5都2農 생활) 이후, 농사에 이력이 붙는 대로 완전 귀농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필자이다. /함석헌평화포럼

* 위 시진은 예관수님 블로그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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