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8/30 12:04]에 발행한 글입니다.
곽노현, 요즘 이 이름을 들으면 기분이 씁쓸해진다. 잔뜩 부풀었던 풍선을 바늘로 콕 찌르면 순간적으로 흩어져버리는 풍선의 잔해 같은 마음인가? 오세훈 '나쁜 투표' 거부 팻말을 들고 일인시위를 했던 수천의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오세훈 투표로 일그러졌던 얼굴들이 확 펴지면서 야릇한 비웃음의 표정을 짓고 있을 MB와 한나라당인사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보수언론의 조롱에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말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이참에 한껏 들떴던 기대와 참을 수 없는 환멸의 기억들을 다 끄집어내야 한다. 헛된 기대와 환멸의 반복이 우리를 더이상 갉아먹지 않게 하기 위해서......
왜 우리는 끊임없이 기대를 하고, 또 실망하고 짙은 환멸을 쌓아 가는가? 보다 깨끗한 정치, 보다 진보적인 정치,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정치인...... 우리는 이러한 기대를 품고 표를 던지고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기도 한다.
수백, 수천만의 이러한 소박한 열정은 순수하다. 보다 깨끗하고, 보다 진보적이고, 보다 나은 사회를 원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겠다고 주장을 하면서 표를 모으는 사람들은 그리 순수하지 못한 것 같다. 깨끗한 정치, 진보적인 정치, 보다 나은 사회보다는 바로 ' 권력 '의 논리, '권력'의 맛에 가까이 있다.
말은 신선할지 모르지만, 권력에 접근하는 방식, 선거를 치루는 방식은 부르주아 정치판의 논리에 깊숙하게 빠져있다. 그래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조금씩은 어김없이 부패한다. 과거 독재정권이 수천억씩 뭉텅이로 주머니에 쑤셔 넣을 때, 참여정부에서는 수 천만 원 푼돈을 주머니에 쑤셔 넣다가 쪽팔리게 들통이 났던 것처럼 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라고 자본의 논리, 권력의 논리에 포획되어 있는 것은 똑같은 것 아닌가?
이 대목에서 그러니까 민주당이 아니라, 진보정당을 선택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진보정당도 맛이 갔으니 더 변혁적인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왜 우리가 누군가에 표를 던지고 그 사람이 뭣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끊임없이 기대를 해야 하지?” 라고 묻고 싶다.
보다 깨끗한 정치, 보다 진보적인 정치, 보다 나은 사회는 바로 내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 아닌가? 선거란 뭔가 해주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뭔가를 하는 데 유리한 사람을 뽑는 거 아냐?
곽노현, 씁쓸하다. 하지만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감싸고 있는 자본의 논리, 권력의 논리, 부패의 논리는 변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철저히 싸워야 할 대상이다. 이제부터는 너무 기대도 하지 말고, 환상도 갖지 말고, 환멸을 쌓지도 말자. 냉정하게 바라보자.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해서 한다는 ' 대의제 ' 자체가 원래 크게 기대할 게 아닌지도 모른다.(2011. 8.28, 김삿갓)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연합뉴스에서 따온 것임
곽노현 씁쓸하다
곽노현, 요즘 이 이름을 들으면 기분이 씁쓸해진다. 잔뜩 부풀었던 풍선을 바늘로 콕 찌르면 순간적으로 흩어져버리는 풍선의 잔해 같은 마음인가? 오세훈 '나쁜 투표' 거부 팻말을 들고 일인시위를 했던 수천의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오세훈 투표로 일그러졌던 얼굴들이 확 펴지면서 야릇한 비웃음의 표정을 짓고 있을 MB와 한나라당인사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보수언론의 조롱에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말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이참에 한껏 들떴던 기대와 참을 수 없는 환멸의 기억들을 다 끄집어내야 한다. 헛된 기대와 환멸의 반복이 우리를 더이상 갉아먹지 않게 하기 위해서......
왜 우리는 끊임없이 기대를 하고, 또 실망하고 짙은 환멸을 쌓아 가는가? 보다 깨끗한 정치, 보다 진보적인 정치,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정치인...... 우리는 이러한 기대를 품고 표를 던지고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기도 한다.
수백, 수천만의 이러한 소박한 열정은 순수하다. 보다 깨끗하고, 보다 진보적이고, 보다 나은 사회를 원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겠다고 주장을 하면서 표를 모으는 사람들은 그리 순수하지 못한 것 같다. 깨끗한 정치, 진보적인 정치, 보다 나은 사회보다는 바로 ' 권력 '의 논리, '권력'의 맛에 가까이 있다.
말은 신선할지 모르지만, 권력에 접근하는 방식, 선거를 치루는 방식은 부르주아 정치판의 논리에 깊숙하게 빠져있다. 그래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조금씩은 어김없이 부패한다. 과거 독재정권이 수천억씩 뭉텅이로 주머니에 쑤셔 넣을 때, 참여정부에서는 수 천만 원 푼돈을 주머니에 쑤셔 넣다가 쪽팔리게 들통이 났던 것처럼 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라고 자본의 논리, 권력의 논리에 포획되어 있는 것은 똑같은 것 아닌가?
이 대목에서 그러니까 민주당이 아니라, 진보정당을 선택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진보정당도 맛이 갔으니 더 변혁적인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왜 우리가 누군가에 표를 던지고 그 사람이 뭣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끊임없이 기대를 해야 하지?” 라고 묻고 싶다.
보다 깨끗한 정치, 보다 진보적인 정치, 보다 나은 사회는 바로 내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 아닌가? 선거란 뭔가 해주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뭔가를 하는 데 유리한 사람을 뽑는 거 아냐?
곽노현, 씁쓸하다. 하지만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감싸고 있는 자본의 논리, 권력의 논리, 부패의 논리는 변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철저히 싸워야 할 대상이다. 이제부터는 너무 기대도 하지 말고, 환상도 갖지 말고, 환멸을 쌓지도 말자. 냉정하게 바라보자.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해서 한다는 ' 대의제 ' 자체가 원래 크게 기대할 게 아닌지도 모른다.(2011. 8.28, 김삿갓)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연합뉴스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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