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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소크라테스 왈 "박근혜, 너 자신을 알라"

by anarchopists 2019. 12. 24.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4/15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소크라테스 왈, “박근혜 너 자신을 알라”

이제 더 이상, 이 나라에 권위적 ‘이상한 대통령’, 수구적 ‘한심한’ 국회위원은 뽑지 말자. 특히 대통령은 더욱 그렇다. 내년 말이면 대통령선거가 있다. 그래서인지 이명박 계열, 박정희 계열, 노무현 계열의 예비후보들이 물밑 경쟁을 하고 있다. 앞의 세 계열 중 일찌감치 선두를 달리며 지명도가 높은 사람은 박정희 계열의 박근혜다. 박근혜는 현재대로라면 ‘이상한’ 사람에 속한다.

박근혜는 군사독재자 박정희의 큰딸이다
. 그녀는 박정희가 대통령직에 있을 때 어머니를 여의었다. 덕분에 영부인을 대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박정희 드림(꿈)에 빠져있는 일부 지역의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도 받고 있다. 그런데 박정희는 이승만에 이어 두 번째로 이상한 대통령이었다. 그런데도 박정희에 대한 왜곡된 유언비어가 많다. “이 나라에 보리 고개를 없애고 조국근대화(흔히 경제부흥으로 불리고 있다)를 이룩했다”는 거다. 이러한 여건들이 박근혜를 일찌감치 대권경쟁에서 앞서게 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가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첫째, 아버지 박정희가 일제강점기 친일파 군인이었다는 사실. 둘째, 군사쿠데타(1961)를 일으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짓밟은 장본이었다는 점. 셋째, 유신개헌(1972)을 통하여 조국분단을 영속화하려 했다는 점이다. 이 세 가지 중 박정희가 친일파였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됨으로써 이 나라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박정희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도 망신살스러운데 그의 딸이 정신없이 또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 나라를 또 다시 망신시키는 일이다.

몇 년 전, (사)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이하, 사전)을 편찬하여 세상에 내놓은 적이 있다.(2009.11) 이 사전이 나오고 나서,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들 중 자기 부친이, 또는 조부의 친일행위가 사전에 나오자, 그들 조상 대신 사죄를 하였다. 예를 들어보자.

[사례 1] 대검찰청 차장 엄상섭 등 8명은 일제강점기 검사를 지냈다는 이유로 사표를 냈다. (1948. 8) 엄씨는 “검사생활은 왜정 압력 하에서 독립운동에 신명을 바친 애국지사들에게는 지금도 면목이 없다”, “일제하 검사, 즉 고관을 지냈다는 것만은 한없이 후회하는 일”이라고 회고했다.

[사례 2] 김남식은 일제가 우리 국권을 강탈한 시기, 일제 치하에서 ‘식민지교육’을 담당한 사실을 통탄하며 그 반성의 의미로 하루도 빠짐없이 동대문구 회기동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있다.

[사례 3] 김영식은 그의 “아버지가 일제말엽 때 저지른 치욕적인 친일행위를 뉘우치고 변절고충을 고백하면서 ‘반역의 죄인’임을 자처했다. 그리고 “가족을 대신해 국가와 민족 앞에 사죄 한다”고 밝혔다.(1994)

[사례 4] 향린교회 조현정 목사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일제에 항거해 투옥과 죽임을 당한 것을 생각할 때 현실과 타협하고 일제가 저지른 승리를 기원한 할아버지의 부일행각은 분명히 민족의 지탄이 되는 중차대한 죄”라며 고백하였다.

정신이 제대로 된 사람들은 이렇게 부친과 가족의 친일행위를 자신의 일처럼 부끄럽게 생각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사죄하였다. 그런데 일제시대 일본관동군 장교를 지내면서 민족해방운동을 방해하였던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는 그렇지가 못하다. 그녀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듯이 허구한 날 전국의 이곳저곳을 누비며 대통령 꿈을 불사르고 있다. ‘이상한’ 대통령이 되려고 작정을 한 모양이다.

박근혜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려면, 먼저 앞의 정신이 정상적인 사람들처럼, 자신의 아버지 박정희의 친일행각에 대하여 이 나라 사람들에게 사죄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가 5.16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이 나라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점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또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가 ‘조국근대화’라는 미명 아래 수많은 양심적 자유의지를 가진 인사들을 투옥하고 사망에까지 이르기 한 범죄행위도 사죄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다. 박정희는 이 나라 경제부흥의 영웅도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야 한다. 이 나라 경제부흥은 박정희 때문이 아니라, 1970년대 당시 아시아의 공통된 시대적 상황이었다고 밝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 나라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노동자의 근면과 부지런함 때문이었다는 사실도 진솔하게 고백해야 한다. 또 있다. 장기적 독재집권을 위한 반공정책과 조국분단을 영속화 하는 유신헌법은 역사에 부끄러운 일이었다는 사실도 피눈물로 고백해야 한다.

앞으로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적어도 물질적 ‘이상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어야 한다. 이 나라 다른 사람보다 모범적이고 인간적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자기 조상(아버지)의 부끄러운 점부터 사죄하여야 한다. 고백과 사죄를 모르는 자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만약 박근혜가 자기 조상(박정희)에 대한 사죄와 그의 못쓸 행각에 대한 참다운 고백이 없이 대통령이 된다면, 그녀 또한 ‘이상한’ 대통령이 되고 만다. 지금도 ‘이상한’ 대통령에 의해 조국산하와 나라사람들이 죽을 맛인데 말이다. (2011. 4.15 아침.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인터넷 네이버에서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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