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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상문 선생 칼럼

문화주도형 도시재개발에 주목하자

by anarchopists 2019. 12. 2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5/19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문화주도형 도시재개발에 주목하자

인천지역 가정오거리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도시재개발 사업에 대해 "(루원시티는)솔직히 해서는 안 될 무리한 사업이었다"고 LH공사가 고백했다고 한다. 그동안 LH공사와 인천시 정부가 주장한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는 말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시민들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애초 가정오거리지역은 불량주택지역이 아닌 인천의 대표적인 주택밀집 주거지역이었으며 대형 상업용 건물도 상당수가 있어서 재개발 사업지로 부적절했다. 그런데 멀쩡한 동네를 무리하게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다보니 보상비가 급증하여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유령마을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도시재개발사업 대부분이 투기와 수익성에만 치중하기 때문에 인천지역의 루원시티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서구 유럽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주성을 높이기 위해 문화를 도입한 도시재개발을 실시하고 있다. 산업화가 제일 먼저 진행된 영국은 1980년대부터 주거지역 재개발은 물론 산업단지 재개발에 있어 문화를 도입한 도시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도시를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들어가고 있다. 오래된 마을이나, 제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문을 닫는 산업단지의 빈 건물이나 제조공장들을 문화예술을 활용하여 재개발함으로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정주성을 높인 성공사례들이 등장하여 도시재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진행되어온 문화를 활용한 도시재개발사업을 평가하기 위해 2003년 영국의 문화미디어스포츠부에서 발행한 보고서 <영국의 재개발사업에 있어서의 문화 공헌도(The Contribution of Culture to Regeneration in the UK)>에 따르면 문화를 활용한 재개발의 모델을 크게 3가지로 나누고 있다.

첫째, 문화주도형 재개발 모델은 문화를 재개발 사업의 핵심에 두고, 기존의 산업용 건물이나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문화지대로 재건축 하여 각종 문화시설을 마련하고, 동시에 문화권 내에 신규 주택단지를 개발함으로써, 지역이미지 제고 및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모델이다.

둘째, 문화적 재개발 모델은 문화적 활동이 환경, 사회, 경제 분야와 더불어 다양한 전략적 활동 중의 하나로 포함되는 것으로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고용정책, 경제개발정책과 맞물린 전반적인 도시 재개발이다.

셋째, 문화와 재개발 모델은 재개발사업에 문화활동이 포함은 되어 있으나 전략적인 개발단계에서나 마스터플랜 단계에서나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로서 개발지역내에서 시행하는 소규모 문화예술 시즌, 재개발된 대형 산업단지 내에 마련된 소박한 지역 역사박물관 등을 설치하는 재개발 사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들어와서 셋째 단계의 모델을 채택하여 재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지역이 나타나고 있기는 하나 아직까지는 구색 맞추기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첫째 모델인 문화주도형 재개발사업들이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어 도시재생으로 인한 마을의 정주성 확보는 물론, 지역고유의 역사성을 살리면서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문화주도형 도시재개발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문화를 적극 활용한 도시재개발 사례도시들이 지역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성공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성공한 것은 나름 그 성공 요인들이 있다. 그것은 문화적인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지역 정부의 다이나믹한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재개발에 참여하는 개인, 단체, 그리고 재개발의 전 과정을 주관하는 시행사도 재개발 지역민의 권리를 위해 개발과 관련한 입장차이가 있을 때 연합하고, 투쟁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처럼 명품도시나, 섣불리 세계적인 수준을 지향하기 보다는 먼저 지역사회를 적극적으로 포함하는 지역을 위한 개발 사업을 시도하였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일었던 재개발 열풍이 이제는 경기침체와 허망한 계획으로 역풍을 맞고,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이제라도 해당지역 자치단체는 다이나믹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지역민을 위한 최선의 재개발 방법을 찾아야한다. 아울러 재개발 방법도 조정되어야 할 것인데 “문화주도형 도시재개발”에서 답을 찾기 바란다.(2011.5.19, 박상문)

박상문 선생님은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였다(석사) 현재 명문미디어아트․팩(출판사) 대표이면서 지역사회운동으로
지역문화네트워크공동대표와 인천민주통합시민행동 상임운영위원장 (2011.3~ ) 을 맡고 있다.

이전에는 인천 학교도서관살리기 시민모임 공동대표, 사단법인 해반문화사랑회 이사장(2대)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운영위원, 인천광역시 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를 지낸 바 있다.

그리고 지금은 지역의 각 언론매체(인천일보 글로벌-i, 인터넷신문 인천인, 리뷰 인천 등)의 고정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박상문 선생님은 인천지역의 지역문화을 주도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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