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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말씀과 명상] 대한민국 교육, 미치지않고서야

by anarchopists 2020. 1. 1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7/01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대한민국 교육, 미치지 않고서야?
-교육혁명이 필요할 때다.-
[함석헌 말씀]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넓은 의미로 하면 정치니 경제니 하는 인간의 모든 활동이 교육적이 아니면 안 됩니다. 문화 그 자체가 교육이어야 합니다....그런데 현대의 폐(페단)는 이 교육에서 가장 심합니다. 교육은 미래사회를 준비하자는 것인데 지금은 교육을 받은 자가 사회생활에 가장 부적합한 자가 되어버렸으니 어떻게 합니까?....
사실 교육이라고 정신없이 떠들지만 말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회를 해(해치는)하는 죄를 짓는 자는 교육받지 못한 자보다 교육받은 자들이니 이것이 웬일인가? 원래의 이치가 그럴 수는 없습니다. 교육이 실사회에서 멀기 때문에 재교육을 박아야 한다는 것도 큰일이지만 사회를 해하는 것이, 인류를 망하게 하는 것이 교육의 결과라면 그런 큰일이 어디 있습니까? 인류가 멸망을 면하려면(피하려면) 교육을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더구나 나라를 세운다면서 무너진 역사를 다시 짓는다면서 남들이 쓰다가 남은 그 찌꺼기를 다시 주워먹는다는 것은 참 한심한 일입니다
".(함석헌, <제2의 종교개혁>, 《함석헌저작집》19, 한길사, 2009, 154쪽) * ( )의 설명은 글쓴이가 붙인 것임

[오늘의 생각]
위 글은 함석헌 선생님이 1950년 《성서연구》4월호에 쓰신 글이다. 그런데 1950년대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지적한 글이 오늘날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나무라고 있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1950년대 교육정책과 지금의 교육정책이 하나도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밑에 나와 있는 사진은, 참으로 한심한 전근대적 교육현실을 적나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라나는 아동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은 자기 마음껏 뛰어놀고 생각하는 일이다. 그래서 선진 유럽에서는 아동들에게 모험심과 탐험심을 갖도록 가르친다. 그리고 불의와 잘못된 정치에 저항할 줄 아는 자유정신을 기르도록 교육한다. 인간이 어려서부터 모험심과 탐험심, 그리고 자유정신을 기를 때 인간은 세상을 새롭게 발견하고 개척할 동력을 갖게 된다.


인간의 발달과정을 잠시 살펴보자, 인간의 성장과정을 크게 나누어볼 때, 아동기- 청년기, 그리고 성인기로 나누어볼 수 있다. 아동기는 두 다리에 힘을 넣은 시기이다. 곧 육체적 힘을 다리에 비축하는 시기이다. 그래야 일생을 살아가는 건강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아동과 소년들은 지칠 줄 모르고 뛰어다닌다. 청년기는 머리의 힘을 기르는 시기이다. 곧 두뇌의 힘을 기르는 시기이다. 그래서 청년기는 많은 생각을 한다. 세상의 모든 것에 회의를 품는다. 그래서 이 시기는 청년들이 집안보다는 밖으로 많이 나도는 시기이다. 도서관 등을 다니며 책도 많이 읽고, 세상을 알기 위해 여행도 많이 한다. 많이 듣고 보며, 생각하기 위함이다. 이런 환경에서 유연한 사고가 배양된다. 유연한 사고라 함은 사회개혁적, 체제비판적, 미래지향적 사고를 말한다. 곧 세상을 바르게 보는 지혜다.

인간은 이제 아동기에 비축된 육체의 힘(건전한 건강)과 청년기에 비축된 정신의 힘(정의로운 지혜)을 가지고 성인기에 도달한다. 건전한 육체적 건강과 정의로운 지혜를 바탕으로 한 성인만이 세상을 올곧게 살아가는 능력을 가진다.

그런데 이 나라 권력들은 이러한 인간성장 단계에 대한 기본상식도 모르고 있나보다. 한창 뛰어다녀야 할 초등학교 교문에 “필승,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대비 6학년 목숨걸고 공부하는 기간, 단기 4343. 6.14~7.13, oo초등학교”라고 쓴 헝겊걸게가 걸려있다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자본주의적 경쟁논리가 도입된 시험전쟁터에서 오늘도 성적 올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을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온다. 한참 다리 힘을 길러 건전한 건강을 만들어야 할 아동과 청소년들을 책상에 꽁꽁 묶어둔다면, 자유로운 정신으로 세상을 발견하고 개척할 힘도 얻지 못하게 된다. 아동기와 청년기를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 세상을 올바르게 운전해갈 능력이 생기지 못한다. 함석헌의 말 따라, “인류가 멸망을 면하려면 교육을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으면” 안 되겠다. 교육을 전면적으로 개혁할 ‘교육혁명’말이다. (2010. 7.1, 취래원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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