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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종강 변호사 칼럼

난세, 대통령이 덕이 없기 때문이다.

by anarchopists 2020. 1. 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11/26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어떤 지도자를 뽑을까?

“사람마다 말마다 인물빈곤을 말한다. 지도자 없슴(음)을 한탄한다. 우리의 지도자는 어떤 사람일까? 어디서 올까? 이러한 혼란기에 우선 필요한 것은 물론 유능한 인물이다. 의욕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물건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知). 정(情 의(意)의 인간을 상대하는 것이요, 더구나 현대는 스스로 자기를 아는, 알려는 주체성을 가진 씨알의 시대다. 그러므로 힘의 숭배만으로는 아니 될 것이 뻔하다
”(함석헌,《뜻으로 보는 한국역사》,한길사, 2007, 495쪽, 이하 같은 책)

“옛날 임금의 덕이 발달하면 헌법이 되었다. 아무리 어질어도 자기의 의사를 고집하지 않고 국민전체의 의지와 지혜로 표시된 헌법에 겸손히 복종할 만한 덕이 있지 않고는, 이 난국을 뚫고 나갈 수가 없다. 자신이 있어야 하지만, 잘못된 자신이 사람을 망친다. 이 의미에서 종교와 교육과 언론과 집회와 예술의 절대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은 절대로 필요하다.”(함석헌, 같은 책, 495쪽)

지도자는 결국 덕(德)이 있어야 한다. 전체의 입장에서 겸손하게 사안을 볼 줄 알고 행동하는 것이 덕이다. 그런 사람들이 현재 지도자를 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자신감은 좋지만 잘못된 자신감을 현재의 지도자가 하고 있는 행위가 아닌가? 4대강에 대하여 그렇게 이 나라 사람들의 여론이 반대하여도 현 정부는 밀어붙이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 아닌가? 이제는, 4대강문제가 국토해양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소송까지 진행되어 간다. 한마디로 점입가경이다.

사실 어떤 덕 있는 지도자라면 그 사람의 인격이 우주와 인류애로 가득 차있다면 그리 무슨 요란한 정책을 구사할 필요가 없다. 그냥 감화와 동의로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인격이 하늘마음에 연결된 것으로 모든 사람을 품기 때문에 따로 이의제기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무슨 정책을 펴려고 하는데 반대가 많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지도자가 덕이 없으면 나라에 근심과 걱정이 계속되게 되어 있다. 부정적인 에너지가 많은 지도자의 정책이 그리 잘 될 이유가 없다. 실상 사람들도 이젠 다 안다. 지도자가 덕을 잃으면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 레임덕은 실상 덕(德)을 잃을 때 오는 것이지 국회의원에 대한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할 때 오는 것이 아니다.

태평성대가 무엇인가? 그 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같이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도덕이 유지되는 시대일 것이다. 그러면 이 나라는 어떠한가? 태평성대인가? 난세인가? 아니면 이놈 저놈이 날뛰는 시대인가? 난세도 아니다. 물론 태평성대는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쭉정이들이 날뛰고 있는 시대다. 알이 차있지 않는 상태로 날뛴다. 뚜껑을 열어보면 알이 차 있지 않아서 결국 폐기처분하여야 한다. 어물전 망신은 누가 시킨다고...

실상 이 나라 사람들이 지금 가장 하여야 할 것은 덕이 있는 사람을 지도자로 선출하는 것이다. 요란하게 어떤 스펙이 좋은 사람들을 지도자로 선출할 필요가 없다. 본래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그것은 그간의 역사가 충분히 증명하여 주었다.

어떤 마을에 있어서 가장 현명하고 덕이 높은 사람을 대표로 뽑았다. 큰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 왜 그럴까? 다들 그 현자의 말에 승복하고 현자도 마을의 전체적인 자리에서 일을 하기에 서로 서로 감정들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나라에 확장시켜보자. 이 나라의 숨은 현자를 지도자로 선출한다면? 그렇다. 이제는 군인이건, 경제인이건, 법조인이건 그런 거 말고 말과 행이 일치하는 덕장(德將)을 지도자로 선출해보자.(2010. 11.26 새벽, 박종강)

박종강 변호사님은
사법고시 33회 출신이다. 법률사무소 “민중”에 소속되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론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한세병인권변호단,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기자, 한국소비자보호원 소송지원단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제도권의 로스쿨에 반대하여 빙송통신 로스쿨(민중로스쿨)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 함석헌학회 감사직을 맡고 있으며 새물결포럼, 함석헌평화포럼에도 관여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중 그림은 다음 카페 <허영만의 꼴> 제 26화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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