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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사상

[김조년 제6강]새혁명, 싸움은 이김이다.

by anarchopists 2020. 1. 30.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3/24 09:58]에 발행한 글입니다.


시대의 낌새와 소리
울음: 3천만 앞에, 6천만 앞에, 세계의 씨알앞에

그러나 그 울음과 노래와 춤은 혼자서 골방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민족과 씨알앞에 울고 웃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이지만, 속으로는 궁극존재인 하느님 앞에서 하는 짓이다. 그 울음은 탄생의 의미, 삶의 의미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울음은 생명의 표현이다. 생명의 고통을, 아픔을, 영광과 기쁨을 함께 나타내는 것이 울음이요 노래요 춤이다. 그것 속에는 생명들이 겪는 현상들의 뜻과 의미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행위가 될 것이다.

그것이 때로는 분노로, 때로는 움직임으로, 때로는 스스로 가지는 고난으로, 때로는 끝없는 고독의 명상과 사색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속 시원한 말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 울음의 속살은 생명 어우름에 있다.

누구 앞에 울고 노래할 때, 그것은 온전히 믿음이 있을 때다. 믿을 수 있는 자 앞에서 운다. 신의의 힘이 있을 때만이 운다. 누구를 믿을 것인가? 그것은 바로 민중의 여론, 씨알의 맘이다. 그 씨알은 깨어야 하고, 하나로 단결해야 하고, 조직해야 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것은 운동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스스로 조직하지 못하는 씨알, 스스로 말할 줄 모르는 씨알은 혁명의 주체이긴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여기에 이들 앞에서 울어야 할 일이 있다. 울어야 할 자가 누구일까? 지식인이다.

“민중의 여론이 필요하지만 이 민중은 스스로 말할 줄을 모른다. 혁명의 주체는 민중이지만 이 민중은 조직이 없다. 이론이 없다. 그 조직 없는 민중에 조직을 주어 하나로 뭉치게 하고 뜻이 있으면서도 생각을 못하고 생각을 하면서도 말을 못하는 민중에게 분명한 이론을 주고 정정당당한 말을 하게 하는 것은 오직 지식인만 할 수 있다.”(14: 137) 그들은 이렇게 울어야 한다. “꿈틀거리는 백성이라야 산다. 꿈틀거려라, 씨알아. 행동하라, 지식인아. 모든 신문인은 뭉쳐야 한다. 모든 대학교수는 결속해야 한다. 모든 예술인은 하나가 돼야 한다. 모든 대학생은 하나로 일어서야 한다. 조직을 가져야 한다. 조직 아닌 조직을 가져라. 나라 안에 나라를 가지자. 민중 속에 들어가자. 민중과 하나가 되자. 민중을 움직이자.”(14: 138)

무엇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1963년 군사정권에서 민정으로 이양되는 선거결과 뒤에 “새혁명: 싸움의 목적은 이김에 있다”는 글은 어떻게 싸우고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을 이렇게 맺는다.


1. 그것은 청천백일 하에 드러내 논 반항이다. 삶이 곧 악과 싸움인 이상 악에 협력할 수는 없다. 반항해야 한다. 그러나 인격을 인격으로 대접하는 이상 몰래 할 수는 없다. 몰래하면 악의가 들어있다. 2. 그것은 폭력을 쓰지 않는 싸움이다. 싸우는 목적은 저쪽의 혼을 불러일으켜 하나 되는 참에 가자는데 있다. 그것이 싸움의 목적이 되는 참 이김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어디까지나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죄악의 값인 고통을 내 몸에 당하면서라도 미움 없는 참음으로 해야 할 것이다. 3. 그것은 조직적인 운동이어야 한다. 선도 개인의 선이 아니요, 악도 개인의 악이 아니다. 사람은 전체 속에서만 자기를 참으로 알 수 있고 드러낼 수 있다. 더구나 고도로 발달된 오늘의 조직사회에 있어서는 악의 힘은 그 조직에 있는 것이므로, 더러운 세상에서 초연하여 독선기신(獨善其身)한다는 식으로는, 정신과 물질을 확연히 갈라놓아 모든 속념을 버리고 청정한 정신 속에 산다는 식의 생각으로는 절대로 사회악과 싸워 이길 수는 없다.”(새혁명: 사상계, 1963년 9월호, 64) 이 일을 할 자는 씨알이라는 것이다. 결국 함께 울고 노래하고 춤추어야 할 자는 씨알이요 민중이다. 정치가, 관료, 재벌, 군인이 아니라 씨알이다.(14: 113)

그게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김조년 선생님은
■ 김조년 선생님은 현재 한남대학교 사화복지학과(사회학) 교수로 계신다. 함석헌 선생님과 많은 교류를 하시고 함 선생님이 서거하신 뒤에는 “함석헌기념사업회” 감사,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등을 맡고 계신다. 그리고 한남대학교에서 '함석헌과 한국사회'란 제목으로 사이버강의를 개설하고 있으며. 격월간 “표주박통신” 주필을 맡고 계신다.
■ 그 외 자본주의 대안운동으로 “대전민들레의료생활협동조합” 이사장, “대전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전 공동의장)을 맡고 계신다.
■ 저서로는 “사랑하는 벗에게”, “성찰의 창문으로 바라본 세상”, “평상의 편지”, 카토 본트여스 판 베에크, “그래도 내 마음은 티베트에 사네”(번역본) 등 다수가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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