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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사상

[김조년 제4강] 혁명, 생각의 진화다.

by anarchopists 2020. 1. 30.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3/23 09:57]에 발행한 글입니다.



시대의 김새와 소리
-생각: 본질직관-

생각하는 인간의 가장 큰 불행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생명본질을 벗어난 데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생명은 동종을 서로 잡아먹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은 동종을 잡아먹는다. 이것은 생각에서 나왔다. 이러한 때의 생각은 부정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카인의 고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부정스런 생각은 시대를 거듭하면서 마치 인류의 유전인자처럼 되었다. 동종을 괴롭히고 말살하고 잡아먹는 것이 본래 인생의 것처럼 여겨왔다. 그러나 생각은 그것뿐일까? 생각의 긍정요소는 없는 것일까? 생각의 행운은 없는 것일까?

생각하는 인간의 가장 큰 행운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온갖 꼭두각시놀음에서 벗어나야 제 모습이 보인다는 의식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지 않을까? 종교, 나라, 이데올로기, 민족, 사회틀로 채워진, 고정된 것처럼 보이는 것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몸부림에서부터 시작된다.

생각하는 것은 마음을 주인으로 삼는 일이다. 생각한다거나 성찰한다는 것은 한 면으로 마음을 맑히기를 힘쓴다는 것과 같다. 그렇게 될 때 무엇이 맑고 흐린 것인지 구별된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영원한 정신이 드러난다. 그 때 본질과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삶과 역사에 고난이 주어지는 것은 생각하라는 뜻이다. 작은 생각 버리고 크게 하나 돼보라는 하느님의 명령이다. 크게 하나가 되라는 것은 무엇으로부터 독립되어 제노릇해보라는 뜻이다.(14: 115) 어떤 사실만을 보고서가 아니라 저 먼 역사의 흐름에서 크게 생각하라는 뜻이다.

생각하자는 것은 인생의 숙제, 역사의 숙제를 풀자는 것이다. “깊은 종교를 낳자는 것, 생각하는 민족이 되자는 것, 철학하는 백성이 되자는 것,ㆍㆍㆍ그리하여 네가 되라는 것이다.”(14: 116) “이 민중에 참 종교가 있다면, 아무리 정치적 기술도 없고 경제의 힘도 군사의 힘도 없다 하더라도 환란 속에서도 좀 더 힘 있게 견디고 넘어진 중에서도 또 기운차게 일어서지 않았을까? 아무 밑천을 못 가지고도 없는 데서 새 것을 지어내지 않았을까? 어느 시대나 새 시대의 주인이 되는 것은 가진 것이 없는 자인데.”(14: 116) 그래서 생각이란 성찰과 회개다. “국민 전체가 회개를 해야 할 것이다. 예배당에서 울음으로 하는 회개 말고(그것은 연극이다) 밭에서, 광산에서, 쓴 물결 속에서, 부엌에서, 교실에서, 사무실에서, 피로 땀으로 하는 회개여야 할 것이다.”(14: 120) 회개는 자기초월 작업이다. 생각은 자기를 초월함으로 참 자기를 드러내는 일이다. 이것이 혁명이다. “혁명은 생각해서 스스로 하는 진화다.”(17: 265) 이렇게 하여 사상의 강제를 받지 않고, 타협도 아니요, 한 몸 편안함을 얻기 위하여서가 아니라, 참을 하기 위하여 스스로 함에 도달하여야 한다. 전쟁과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가장 위기가 고조되었다는 상황에서도 생각, 즉 집단으로 높은 정신을 얻기 위한 생각을 멈출 수 없는 점이 있다. 그렇게 하여서만 참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그 “참은 완전한 마음의 자유에서만 될 수 있다.”(14: 121)


이 때 맘껏 울 수 있고 노래할 수 있다. 우리의 한 삶은 잘 울어보고 잘 노래해 보자는 것 아닌가? 누구를 향해, 누구와 함께 울자는 것인가?(김조년 내일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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