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평화

[김영호 10강] 함석헌과 간디은 실천적 이상주의자다

by anarchopists 2020. 2. 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2/24 09:55]에 발행한 글입니다.

[함석헌서거 20주기 추모 학술모임 강연내용]


함석헌과 간디의 유산-맺는말
-간디와 함석헌은 실천작 이상주의자다-

두 스승은 원래 수줍고 겁 많은 소년이었지만 삶의 과정에서 점차 진리와 신의 존재에 가까이 가면서 신념과 신앙을 공고하게 하여 담대해지고 정의의 투사로 성장해갔다. 간디와 함석헌은 인도와 한국의 비교, 히말라야산맥과 장백산맥의 크기에 비례할지 모른다. 간디전집(90권)과 함석헌전집(20권/30권)에도 분량의 차이가 있다.

두 인물의 환경을 제공한 영국과 일본 통치의 차이도 문명의 차이만큼 클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끼리와 백두산 호랑이의 크기는 달라도 어느 것이 더 용맹스러운지, 더 센지는 단언하기 힘들다. 한국인이 겪은 근현대사의 인문적으로 척박한 풍토로는 이만한 인물이 나온 것이 축복이라 할까. 아리안족과 한족의 긴 역사는 엇비슷하다. 위에서 살펴본 큰 사상의 갈래들과 차이점에서 들어나듯이 큰 맥락에서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것으로 들어났다. 우선 이들은 불교가 연결 고리가 된 동양을 배경으로 한다.

두 위인은 국가공동체, 지구공동체의 평화를 위하여 헌신하면서 새로운 공동체 실험을 하기도 했다. 간디는 남아프리카에서 두 생산공동체(commune) (피닉스 농장, 톨스토이 농장)에서 실험한 바 있고 인도에서 그의 활동중심지가 된 아슈람도 한 가지 공동체였다. 함석헌도 세 농장(송산, 안반덕, 천안)에서 공동체를 꾸려보았다. 앞으로 지구공동체가 새로 편성되어야한다면 구성원이 책임을 느끼고 상호 친밀성을 담보하는 소규모 공동체(두레)들로 재구성 되어야 할지 모른다.

그것이 노자(81장)가 말하고 슈마허(“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주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경제고, 교육이고, 종교건 간에 크고 많은 것을 지양하고 작고 적은 단위로 나누어지는 것만이 살길인지도 모른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가 버려진 마을을 살리는 두레운동이 필요하다. 귀농을 넘어서 온고지신의 새 공동체가 나와야 한다. 현재 자기가 속하거나 참여한 모임도 공동체 정신으로 기여해야한다. 정보출처나 쇼핑 대상만이어서는 안 된다.

간디가 '실천적 이상주의자‘(practical idealist)라 할 수 있듯이 함석헌도 역사와 사회의 현실 속에서 진리를 찾는 이상주의자였다. 이 두 스승이 20세기에 세운 이상과 21세기 현실 사이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 그 의제들을 현실화할 때에야 두 인물을 넘어서고 그때에서야 세계는 다음 단계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함석헌‧씨알사상연구원 원장/인하대명예교수)

<참고서적>
간디 저술
1961 Non-violent Resistance. New York: Schocken Books
1970 The Science of Satyagraha. Bombay: Bharatiya Vidya Bhavan, 1970
1986 The Moral and Political Writings of Mahatma Gandhi. Vol. 1. ed. Raghavan Iyer. Oxford: Clarendon Press, 1986
1990 All Men Are Brothers. New York: Continuum, 1990
Bhikhu Parekh. Gandhi. Oxford University Press, 1997
E. Stanley Jones Gandhi: A Portrayal of A Friend. Nashville: Abingdon Press, 1948

함석헌 저술
전집 『함석헌 전집』(1-20). 한길사. 1983-86
2001 『끝나지 않은 강연』. 삼인사. 2001

김영호 선생님은
인문학의 몇 분야를 방황하면서 가로질러 수학, 연구(스톡홀름대, 하버드대 펠로우), 강사(연세대 숭실대), 교수(인하대, 현재 명예교수)로 일했다. 전공은 종교철학(원효사상)으로, 그의 세계관의 큰 틀(패러다임)은 다원주의다. 다원주의를 통해 민족분단. 사회 및 지역 갈등, 종교간 갈등 등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기위한 방법론을 모색하고 있다. 그의 사상적 준거는 함석헌과 크리슈나무르티이다. 그 동안, 해외 민주화운동의 도구인 민중신문』(캐나다) 창간(1079)에 관여,『씨알의 소리』편집위원, 함석헌기념사업회 씨알사상연구원장을 맡기도 했다. 지금은 함석헌평화포럼 공동대표와 함석헌학회 학회장직을 맡고 있다.(2015년 12월 현재)
/함석헌평화포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