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박선균목사 칼럼

핵무기, 핵발전은 인간의 종말을 의미한다.

by anarchopists 2019. 11. 7.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12/24 06:06]에 발행한 글입니다.


폭력의 정점에 있는 핵탄두

제2차 세계대전 끝에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이 떨어졌다. 이것은 전쟁을 종식시키고 일본에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인류의 미래에 어둠의 장막을 드리우는 인류최대 불행의 시작이었다. 미국의 원자탄 제조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아인슈타인 자신도, 원자탄 투하를 보고 자괴감을 느끼고 밤새워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울려면 원자탄을 만들기 전에 울었어야지. 원자탄 제조는 안 된다고, 이건만은 절대 안 된다고 울었어야지, 어찌하여 만드는 데 협조하고 원자탄이 터진 다음에 울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아인슈타인의 잘못만은 아니지만 인류는 원자 핵탄두를 제조함으로써, 갈 데까지 다 가고 말았다. 더 이상 갈 곳도 없고, 가서는 안 되는 길을 간 것이다. 말하자면 핵이라는 것은 이 땅의 모든 폭력의 정점에 섰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고 말았다. 핵무기보다 더 큰 위력은 지상에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에 의하면, 2차 대전 이후 핵무기는 상상할 수 없이 확산되었다. 현재 핵보유국 중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핵확산금지조약상 인정되는 핵보유국)과 그 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까지 합하여 8개 핵보유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1만 9,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북한이나 이란이 가지고 있는 핵탄두는 집계가 안 되고 있다.

나라별로는 미국이 8,500개, 러시아가 1만개로 가장 많고, 프랑스 300개, 중국 240개, 영국 225개 등으로 뒤를 이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발표(6월4일)에 의하면 “8개국이 보유한 핵탄두 가운데 가동 준비가 갖춰진 것이 4,400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2,000개는 언제든지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6월 5일자 중앙일보)

그렇다면 과연 핵탄두의 위력은 어느 정도인지 아는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알 수가 없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대략 종합을 해보면, ‘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폭에 비해 지금의 핵탄두는 4백배 이상에 해당한다.’ 고 한다. 히로시마 원폭이 화학용어로 대략 12KT(1KT:TNT 천톤의 폭발력)라면, 현재 미군의 전술 핵무기의 경우, 대략 5MT, 즉 5,000KT가 된다. 이것은 가상이지만, 5MT가 되는 핵탄두 하나가 서울 시청 상공(2500고도)에서 떨어진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아, 상상하기도 싫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엄청나고 옮기기조차 무서운 일이다. 어찌하여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 끔찍하기 짝이 없는, 이 전율할 일이, 이 땅 어디에서도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런 일이 우리 가까이 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따라서 경각심을 갖고 다 같이 이 세대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마음으로,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그대로 옮겨 보기로 한다.

" 1차 열복사 및 2차 후폭풍에 의해 서울의 80~90%의 건물 파괴, 서울 인구 천만명 중 약 200만 명은 찍소리 한번 내 보지도 못하고 즉사, 약 200만 명은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사망, 그리고 약 300만 명은 2주 내지 6개월 안에 사망, 교통마비, 수도 물 중단, 전기 중단, 의료기관 및 의료요원의 부족 속에 사망자는 더욱 늘어남. 또 인근 주변도시 인천, 수원, 동두천, 의정부 등 열복사 및 후폭풍에 의해 직접피해는 덜하지만, 선 낙진피해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은 서울 못지않을 것, 전체적인 피해 역시 약 60%이상 인구가 직 간접으로 피해 6개월 안에 사망할 것이다. 간단히 계산해도 우리나라 인구 중 1,000만~1,200만 정도가 사망에 이를 것,.. 핵전쟁 후를 표현한 티탭스 보고서(TTAPS transactions)에서는 이를 ‘산 자가 죽은 자를 부러워하는 세상(the quick envy the dead)' 라고 표현 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죽음을 고통 속에서 기다리는 시간만이 있을 뿐이다." (다음넷에서 따옴)

또 독일 학자 니클라스 루만(Niklas Luhmann)은 다음과 같은 우주적인 가정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인류가 핵전쟁을 벌여 멸망한 후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인류의 궤적을 추적한다면, 인류사 전체는 농경생활의 시작과 핵전쟁이라는 두 개의 결정적인 사건을 기준점으로 하여 대략 이렇게 요약되리라는 것이다.
인류는 지구상에 출현한 후 수십만 년 또는 그 이상의 오랜 세월 동안 ‘평화로웠다고 할 수는 없을 지라도 그리 커다란 해는 끼치지 않았고, 파라다이스라고 할 수는 없어도 주변 세계에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살아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농경생활을 발전시키더니 그 후 수 천 년밖에 지나지 않아 핵전쟁을 일으켜 멸망하고 말았다
.(안성찬, <문명 안으로>,  35 쪽)

루만의 말은 가정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어떤 예언가나 종교집단에서 나온 소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인간이 수렵생활에서는 큰 문제없이 생활하다가 농경생활로 넘어오면서 문명이 시작되었고, 그 문명은 야만성과 폭력성을 가지고, 마지막에 핵을 창조하고 핵탄두를 만들어 스스로 핵전쟁을 일으킴으로, 인류가 종말에 이른다는 것을 예고하였다. 루만은 인류가 멸망 이후 인간의 남은 종자조차도 없는 지구에, 외계인이 와서 인류의 궤적을 추적한다는 대목에 와서는, 지금 폭력과 살상으로 얼룩지고 암운이 드리운 이 지구촌에 대하여, 이 이상의 경고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2012. 1026, 박선균)

박선균 목사님은
박선균 목사님은 강원도 평창 호명리에서 태어나(1938) 중앙신학교(현 강남대학교 전신)와 명지대학에서 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1974년 한국기독교 침레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1971년부터 함석헌 선생의 부름을 받아 《씨알의 소리》 편집을 맡아왔다. 이후 전두환 12.12쿠데타 독재정권이 들어와 《씨알의 소리》를 폐간시킬 때(1980.7)까지 7 여 년 간 월간 《씨알의 소리》사 편집장을 지냈다. 그래서 박 목사님은 1970년대 《씨알의 소리》를 지킨 산 증인이다. 그 외 1974년 이후, 미아리 빈민촌 등지에서 25년간 목회활동을 했다. 그리고 《씨알의 소리》가 폐간된 이후는 중국 산동성 웨이팡시(山東省 濰坊市) “산동과학기술대학”에 교수로 초빙되어 한국어를 강의하였다.(2004년까지)

저서로는 《금지된 씨의 소리-박 정권의 언론탄압사》(생각사, 1987), 《씨알 소리이야기》(2005. 2, 도서출판 선)을 출간하였다. 이 책은 1970년대 언론의 마지막 보루였던 월간 《씨알의 소리》 수난사와 저항사를 담고 있다. 이외 〈청용과 거북의 꿈〉, 〈씨알의 때가 오고 있다〉, 〈씨알 정신운동의 뿌리〉등 논설이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사징은 다움 아고라에서 따온 것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