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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어록과 단상

항거할 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

by anarchopists 2019. 12. 1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9/11 07:55]에 발행한 글입니다.

1. 항거는 곧 나는 스스로 나이려니 하는 데서 나온다. 그것을 죽이고는 아누 것도 할 수 없다. 순종이란 곧 자각되지 못한 작은 자아가 깍지를 멋고 참 자아, 곧 큰 자아에 드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그 작은 자아가 자기 테두리 안에서 충분히 자랄 필요가 있다.

2. 이제, 오늘은 사람들이 '무식하다, 어리석다. 완고하다'고 무시를 하던 민중이 거기서 깨어 항거를 일으키기 시작한 때다. 그러므로 그들이 하는 일에 뒤죽박죽이 많고, 역정이 많고, 사회는 혼란이 휩쓸고 있다. 이것을 보고 어리석은 열심을 낸 것이 권력주의 폭력주의의 정치다. 그러나 그들의 동기가 어리석으나마 정말 시대를 바로 잡아보자는 옛날 전제군주와 같은 성의나 책임감이 있어도 좋겠는데, 이것은 그런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그런 사회현상을 타서 야심을 채우자는 데 있으므로 단연 용서할 수 없다. 우리가 항거정신을 부르짖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3. 5천년 역사를 대체로 통틀어볼 때, 이 민족이란 것이 무엇인가? 남의 세력에 기운을 못 펴고, 겨우 생존하여온 사람들 아닌가? 백 가지 불행의 원인이 모두 거기에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역사를 새로 짓는다는 이 마당에 있어서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이 국민으로 하여금 먼저 쭉지를 펴고 내로라는 기상을 가지도록 길러주는 일 아닌가? 한 마다로 해서 항거하는 정신의 고취이다. 그런데 이제 그것을 더 북돋고 가꾸어주지는 못하고 겨우 돋우려는 싹도 잘라버리니 어떻게 하나?


4. 항거할 줄 알면 사람이요, 억눌려도 반항할 줄 모르면 사람 아니다. 그리고 혼자서 하는 항거는 참 항거거 아니다. 대중이 조직적으로 해서만 역사를 보다 높은 단계로 이끄는 참 항거다. 원수를 사랑하라 하지 않았느냐고 네가 묻느냐? 그렇다 원수를 사랑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자유하는 인격만이 할 수 있다. 노예에게는 도덕이 없다. 자아를 가지지 못한 물건이 어떻게 누구를 사랑할 수 있겠느냐?

왜 대중적인 항거를 해야 된다고 하는가? 참 삶은 하나됨에만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서로 주고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상은 서로 통함으로만 보다 높은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악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전체의 생각뿐이다.....전체가 한 생각에 이를 때, 악은 저절로 있을 곳이 없다.....그러므로 대중적인 항거운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의 자유다.



[덧붙임] 우리 사회가 너무 자본에 지우쳐, 인간 중심에서 자번 중심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자기 일에만 몰두해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발전과 평화에 대하여서는 무관심합니다. 우리 주변을 돌아봅시다.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4대강 개발문제, 남북통일교착문제, 제주강정리 해군기지 건설문제, 서울시교육감 정치보복문제, 언론자유 문제 등등 많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지각있는 사람들만 관심을 갖고 항거할 뿐, 전체의 힘이 실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언론의 자유를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깨어있는, 저항 할줄 아는 민중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위 글은 함석헌이  1966년 "사상계" 157호에 <레지스탕스> 라는 주제로 실었던 글의 일부를 추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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